선거 앞두고 나온 ‘화합 호소문’…중재인가 개입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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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앞두고 나온 ‘화합 호소문’…중재인가 개입인가

영암군사회단체협의회, 송전선로.철탑 관련 호소문 발표
“소통기구 마련해 갈등 멈추고 대화와 타협으로 해결하자”
송전탑반대대책위, “상생.화합은 포장…특정 후보 방어 의심”

오는 6.3지방선거를 불과 4개월여 앞둔 시점에서 지난 3일, 영암군사회단체협의회가 송전선로 건설과 관련해 발표한 호소문을 두고 지역사회에서 정치적 해석이 분분하다.
 
영암군사회단체협의회는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송전선로.철탑 건설 논란과 관련해 갈등 중단과 대화.타협을 촉구하는 공동 호소문을 발표했다. 협의회는 “의견 차이는 존중돼야 하지만, 갈등이 격화될수록 지역 공동체의 신뢰와 화합은 훼손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협의회는 호소문에서 송전선로 설치에 대한 우려 자체는 특정 단체만의 주장이 아니라 민.관 전반에 걸쳐 공유된 문제의식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그동안 지역 차원에서도 일방적인 사업 추진에 대한 문제 제기와 함께 충분한 사전 협의와 대화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는 점을 언급했다.
 
이들은 특히 일부 과정에서 표현과 방식이 과열될 경우, 주민 간 갈등이 깊어지고 지역사회 전반에 상처를 남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협의회 관계자는 “주민 의견을 전달하는 과정이 또 다른 상처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며 “갈등의 골이 깊어질수록 문제 해결은 더욱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협의회는 지방소멸 위기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영암 공동체가 여러 현안에 함께 대응해 온 경험을 강조했다. 쌀값 하락, 지역 산업 위기 등 어려운 국면마다 행정과 농협, 사회단체가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찾아왔던 사례를 들며, 송전선로 문제 역시 같은 방식으로 접근해야 할 중대한 사안이라고 밝혔다.
 
또한 정부와 사업 주체에 대해서는 주민 수용성을 높이기 위한 책임 있는 자세와 실질적인 대안 제시를 촉구했다. 동시에 지역 내부적으로도 갈등을 줄이기 위해 공식적인 소통 구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협의회는 영암군과 군의회, 사회단체, 군민이 함께 참여하는 상설 소통 기구를 마련해 공개적이고 투명한 논의를 이어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를 통해 찬반을 넘어 사실과 정보를 공유하고, 합리적인 대안을 모색하는 공론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와 함께 특정 단체의 대응 방식과 관련해 세 가지 요구사항도 분명히 했다. 협의회 측은 “이제는 폭언과 위협이 아닌 논리와 상식이 통하는 대화의 장으로 돌아와 달라”고 요청하며 ▲거리 곳곳에 게시된 불법 현수막 철거, ▲송전선로를 둘러싼 폭언과 과도한 비난 중단, ▲민관 신뢰를 저해하고 지역사회의 분열을 조장하는 행위 중단 및 상호 존중에 기반한 대화 참여를 요구했다.
협의회 측은 “이번 호소문은 폭언이나 대립이 아닌 대화와 타협을 통해 지역 공동체를 회복하자는 메시지”라고 호소했다.
 
■ 송전탑반대대책위 “선거 앞둔 호소문, 중재 아닌 개입” 정면 반발
 
송전탑 건설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영암군사회단체협의회가 고압송전선로.철탑건설반대 영암군대책위의 행동 방식을 문제 삼자 대책위는 “주민들의 절박한 목소리를 왜곡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대책위는 “송전탑 건설은 단순한 시설 설치 문제가 아니라 주민의 생존권과 직결된 사안”이라며 “충분한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된 사업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왜 폭력이나 무질서로 매도돼야 하는지 납득할 수 없다”고 밝혔다.
 
대책위 관계자는 “군수 면담 요청 등 그동안 수차례 공식적인 대화와 설명을 요구했지만 제대로 응답받지 못했고, 결국 주민들이 직접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몰렸다”고 반박했다.
이어 “지역 대표 축제에서조차 주민 피해를 외면한 채 ‘행사 진행’만을 우선시하는 태도에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여성 면장에 대한 폭언 논란과 ‘오적’ 표현이 담긴 현수막 게시와 관련해서는 “일부 참가자의 과격한 표현이 전체 대책위의 공식 입장인 것처럼 부각되고 있다”며 “전체 맥락과 분노의 원인을 외면한 채 표현만 문제 삼는 것은 본질을 흐리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행정과 일부 사회단체가 ‘방법’을 문제 삼기 전에 왜 주민들이 거리로 나설 수밖에 없었는지부터 돌아봐야 한다”며 “주민을 희생시키는 방식의 에너지 정책을 그대로 둔 채 행동 방식만 비난하는 것은 책임 회피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자신들이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형식적인 설명회가 아닌 실질적인 재검토, 노선 변경, 지중화 등 구체적인 대안이 논의된다면 언제든 대화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며 “진정한 대화란 결론을 정해 놓고 설득하는 자리가 아니라, 백지에서 다시 논의하는 과정”이라고 반박했다.
 
또한 “지방선거를 앞둔 민감한 시기에 특정 입장을 사실상 옹호하는 메시지를 내는 것은 주민 여론을 왜곡하고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며 “사회단체라면 갈등 중재와 공론장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어 향후 대응 방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피로감”vs“졸속 추진 불가”…주민 여론도 양분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도 반응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송전탑 관련 갈등이 너무 오래 끌어 피로감이 극심하다”며 조속한 결론을 요구하는 반면, 다른 주민들은 “충분한 설명과 합의 없이 추진되는 사업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이 과정에서 서로 다른 입장을 가진 주민들 간 감정의 골이 점점 깊어지고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역사회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를 두고 “선거를 앞두고 사회 현안이 정치 쟁점으로 비화되는 전형적인 사례”라며 “행정기관과 정치권이 명확한 정보 공개와 중립적인 소통 구조를 마련하지 않는다면 주민 갈등은 더욱 격화될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주민들은 이제 단순한 절차 설명이나 원론적 화합론이 아닌, 실질적인 대화와 책임 있는 갈등 조정을 요구하고 있어 송전선로.철탑 건설을 둘러싼 이번 공방이 지역사회의 또 다른 상처로 남을지, 아니면 진정한 공론화를 통한 해법 모색의 출발점이 될지는, 해당 사안을 다루는 주체들의 태도에 달려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승우 기자 yanews@hanmail.net
키워드 : 호소문 | 송전선로 | 영암군사회단체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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