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쌀 생산 32년만에 최저

72만9천498t 예상 12.0%나 감소 전국 평균 훨씬 상회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2012년 10월 25일(목) 20:16
태풍 피해 심각여파…전국 최대 쌀 생산지 위상 추락
산지 쌀값 상승 공공비축미 수매기피, 자급률도 영향
올해 전국 쌀 생산량이 407만4천톤으로 전년보다 무려 15만톤이나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 가운데 태풍 피해가 심각한 전남지역 쌀 생산량은 전국 평균 생산량 감소폭을 훨씬 웃돌며 32년만에 최저치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또 쌀 생산량이 이처럼 다시 큰폭으로 줄어들면서 지난 9월 시작된 공공비축미곡 매입이 매입가격보다 산지쌀값이 훨씬 높게 형성되면서 지난해처럼 차질을 빚고 있다.
특히 올들어 지난 6월 이후 급등세에 있는 국제곡물가격이 다음달부터 국내 물가에 반영될 전망이어서 이른바 ‘애그플레이션(곡물가격에 따른 물가상승)’ 공포가 현실화하는 등 식량자급율을 둘러싼 논란도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2년 쌀 예상 생산량 조사결과’에 따르면 올해 쌀 예상 생산량은 407만4천톤으로 전년의 422만4천톤보다 15만톤이나 감소했다.
이는 단위면적(10a)당 예상 생산량이 481kg으로 전년의 496kg 보다 3.0%인 15kg 감소했고, 벼 재배면적도 전년 85만4천ha에 비해 0.5% 감소한 84만9천ha로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재배면적은 논 면적 감소, 논벼보다 소득이 높은 밭작물 재배 전환 등의 영향으로 크게 줄었으며, 단위면적당 생산량은 생육초기 적정 일조시간으로 포기당 이삭수는 증가했으나 출수 및 등숙초기에 태풍의 영향을 받아 완전낟알수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시도별 쌀 예상 생산량은 충남이 80만2천톤으로 가장 많고, 전남 72만9천톤, 전북 62만7천톤 등의 순으로 나타나 전국 최대 쌀 생산지대인 전남의 위상이 뒤바뀌었다.
실제로 전남지역은 쌀 재배면적이 지난해 17만4천930ha에서 17만3천283ha로 0.9% 감소했고, 예상 생산량도 82만9천40t에서 72만9천498t으로 12.0%나 줄었다.
이같은 예상 쌀 생산량 감소비율은 전국 평균(3.5%)보다 훨씬 높고, 16개 시도 가운데 가장 높으며, 지난 1980년 68만9천t 이후 32년만에 최저 생산량이다.
최근에 가장 생산량이 가장 적었던 해는 지난 2007년 81만6천147t이었지만 80만t대는 유지했었다.
단위면적(10a)당 생산량은 논벼가 477㎏에서 423㎏으로 11.3% 감소했고, 밭벼는 244㎏에서 177㎏으로 27.9% 감소했다.
이처럼 전남쌀 예상 생산량이 크게 감소한 것은 태풍의 직접적인 피해지역인 해안가에서 벼의 수정이 이뤄지는 시기에 낟알이 여물지 못해 수량이 감소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영암을 비롯한 순천, 해남, 완도, 진도, 강진, 고흥, 보성 등에서 백수피해가 심했으며, 그 면적은 29%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표본필지의 풍해 필지 비율이 약 41%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통계청 관계자는 “전남이 지난 1980년 이후 32년만에 최저 쌀생산량이 예상되는 것은 2차례의 큰 태풍의 영향이 컸고 근본적으로는 쌀 재배면적이 크게 줄어들고 있는 것이 원인이다”고 말했다.

□ 쌀값동향
2012년산 공공비축미곡 매입이 지난 9월21일부터 시작됐다. 우선지급금은 전년보다 2천원 인상된 벼 1등급 기준 40kg 포대당 4만9천원으로 결정됐다.
공공비축비곡 우선지급금은 공공비축미 매입가격이 익년도 1월에 확정되기 때문에 그 기간 동안 농가의 수확기 자금수요 충족을 위해 매입대금의 일부를 가지급하는 것이다.
농식품부는 지금까지 7월 또는 8월 산지 쌀값의 80∼95%수준에서 결정한 것과 같이 올해도 금년 8월 평균 산지쌀값인 16만2천60원을 40kg 벼로 환산한 가격인 5만5천977원의 약 90%수준에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공공비축미곡 매입가격보다 산지 쌀 가격이 5만4천원선으로 훨씬 높은 상태로, 일부지역에서 지난해와 같은 정부수매 기피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더구나 올 쌀값은 유례 없는 흉작으로 인해 또다시 오름세를 보일 기미다.
□ 식량자급률 괜찮나?
민주통합당 황주홍 의원이 내놓은 2012년 농림수산식품 주요통계에 따르면 2011년 양곡년도 기준 우리나라 식량 자급률은 역대 최저치인 22.6%로 나타났다.
이는 2010년에 비해서 무려 5%나 곤두박질친 것으로, 식량 자급률이 1년 사이에 5%나 급격하게 하락한 것은 1970년 이후로 40여년만에 처음이라는 것이 황 의원의 지적이다.
황 의원에 따르면 쌀은 2010년 104.6%였던 자급률이 태풍 곤파스에 의한 피해 등으로 생산량이 감소하면서 2011년 83%로 하락했다. 올해 쌀 생산량이 유례 없이 큰 폭으로 줄어들어 2012년 자급률은 더욱 하락할 것으로 우려된다.
황 의원은 “2011년에는 2010년보다 쌀 생산량이 7만1천톤이 줄었고, 올해는 벼 백수피해 면적이 11만ha에 이르고 있어 2년 연속 쌀 생산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런 상황을 고려할 때 2012년, 2013년에도 식량 자급률은 계속해서 낮아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 애그플레이센 공포 현실?
낮은 식량자급률은 세계적인 이상기후에 따라 지난 6월 이후 가파른 오름세에 있는 국제곡물가격의 여파가 국내 물가에 그대로 반영되는 결과로 이어지게 만들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밀의 국제가격은 2년 사이 최고수준을 나타내고 있고, 콩(대두), 옥수수 등도 연초 대비 20∼30%가량 급등했다.
이처럼 가격이 급등한 곡물은 내달부터 본격 수입된다. 이 때문에 국내 식품 및 유통업계에서는 국제 곡물 가격 인상으로 인해 식용유, 두부, 국수, 빵 등의 가격 인상은 피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옥수수와 콩 등의 가격폭등은 사료값 상승으로 이어진다. 이로 인해 축산물가격, 특히 우유 값도 오를 가능성도 크다는 것이 업계의 전망이다.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우리의 식량자급률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 가운데 쌀의 자급률까지 낮아지면 곧바로 식량안보를 위태롭게 하는 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 문제를 심각하게 볼 필요가 있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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