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氣)의 고장 영암을 다시 생각하며

정기영 세한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
2012년 11월 09일(금) 10:32
우리가 영암군을 기(氣)의 고장이라고 한다. 2020년을 목표로 수립된 영암군 종합발전계획에서도 활기찬 영암, 정기 어린 영암, 윤기나는 영암, 생기 넘치는 영암 등 영암의 상징인 기(氣)를 4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부문별 계획으로 제시하고 있다.
영암은 그야말로 ‘기’의 고향이다. 땅의 정기를 구체화한 오늘날의 풍수지리사상을 만들어 낸 도선국사를 배출한 땅이 바로 영암이다. 특히 신령스런 산으로 널리 알려진 월출산에는 여러 가지 기운이 존재한다. 그리고 왕인박사, 최지몽 학사 등을 비롯한 많은 인재를 배출한 인걸의 고장, 즉 정기가 충만한 고장이 바로 영암이다.
인류의 유산 중 가장 많은 에너지, 원적외선을 뿜어내는 좋은 황토를 보유하고 있으며 황토를 이용한 시유도기 문화의 발상지이자, 생기가 넘치는 고장임을 의미한다. 최근 국제자유무역지구로 지정된 대불산단과 전남도청 이전으로 인한 남악 신도시 조성과, 그리고 동북아 경제의 중심지 역할 부각 등, 대내외적 여건 변화는 영암군의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서 의미하는 ‘기’의 의미는 무속적이거나 신비스러움 보다는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보편화된 개념으로서의 ‘기’를 의미한다. 즉, 서양의 과학에서도 기를 ‘에너지’로 인정하고 있는 추세이며, 전 세계적으로 ‘기’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속성을 종합하면, 영암은 정기, 윤기, 생기, 활기가 충만한 지역으로, 영암의 장소성을 상징하는 핵심 단어(key-word)는 ‘에너지’로 표현되는 ‘기(氣)’라고 규정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영암이 가지고 있는 자연적 사회적 문화적 특성을 표현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하고 쉬운 개념을 ‘기(氣)’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에너지로서의 ‘기’가 충만한 지역이니 영암군이 서해안시대의 중심지역으로서 발전하는 것은 당연하다. 영암의 월출산 정기를 가득 담은 기(氣)찬랜드가 해마다 피서인파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든지 또한 기(氣)건강센터와 영암도기 손빚기, 천연염색체험 등 ‘기의 고장 영암’을 대표하는 체험프로그램들이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것은 ‘힐링’즉 사람들의 마음과 정신을 위로하고 치유하는 최근의 문화적 사조와도 일맥상통하는 부문이다. 대불산단을 중심으로 한 산업지구가 그간 얼마나 빠른 속도로 성장했으며, ‘F1 코리아 그랑프리’라는 세계적 대회를 영암에서 치른 것도 영암의 ‘활기’를 받은 탓이었을 것이라 생각해 본다.
하지만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 했던가? “기(氣)건강센터에서 무슨 일이 있었네” 하는 등의 출처불명의 뉴스는 사실여부를 떠나 외부에 ‘기(氣)의 고장’ 영암을 왜곡 시키는 일이다. 특히 언론인들이 워딩(wording)을 통해 영암의 이미지를 잘못 전달하는게 아닌가 신경을 써야 할 대목이다. 또 대불산단의 한 조선소에서 가스 폭발 사고가 발생해 2명이 숨지고 9명 부상한 사건은 안전불감증이 불러온 예견된 인재였다. 원청업체의 관리·감독이 소홀하고 작업 일정에 쫓긴 하도급 업체는 안전시설이나 조처를 취하지 않아 이 같은 사고가 되풀이되고 있다. 이번 사고에서도 조선소 하청업체들이 인건비 절감차원에서 쓴 것으로 추정되는 현장 숙련도가 떨어진다고 할 수 있는 외국인 노동자나 여성인력이 사고로 이어지고 있으며 관련 당국도 산업 재해가 날 때마다 특별안전대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정작 최근 2년 동안 안전사고가 신고되지 않은 사업장은 현장 감독 대상에 포함하지 않는 등 실효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우리가 아무리 ‘활기’ 넘치는 산단을 조성한다 하여도 이렇게 많은 사상자를 내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이런 무참한 희생 하에 산단이 근로자와 지역의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면 그게 무슨 진정한 기여일까?
“기가 막히다”의 영암이 아닌 “기가 통한다” 의 영암군이 되길 다시 한번 기원해 본다. (crose@db.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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