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쌀 생산 32년 만에 최저 속

영암지역 공공비축미 매입 차질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2012년 11월 22일(목) 20:42
특등 수매비율도 전년의 3분의1 수준 품질저하 심각
통계청 조사결과 올 생산량 국민전체 먹을량도 안돼
올해 쌀 생산량이 3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 국민 전체 먹을 양도 안 되는 것으로 분석된 가운데 영암지역에서 실시되고 있는 2012년산 공공비축미 매입이 큰 차질을 빚는가 하면 수매에서 특등을 받는 비율 또한 전년의 3분1 수준에 그치는 등 품질저하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 공공비축미 수매현황
영암지역 공공비축미 수매는 9월21일부터 오는 12월31일까지(건조벼는 11월6일부터 12월31일까지) 실시되고 있다.
11월15일 현재 계획량 25만9천273포대(40kg) 대비 수매량은 12만3천34포대로 47%에 머물고 있다. 이미 끝난 물벼수매는 75%의 실적에 그쳤으며, 건조벼는 45%의 매입실적을 보이고 있다.
지역별로 보면 영암읍의 경우 매입계획량 2만8천728포대 가운데 2만4천876포대를 매입해 87%의 실적을 보이고 있다. 영암읍 관계자는 “시중 쌀값 인상 및 태풍피해에 따른 생산량 감소 등으로 예년에 비해 수매실적이 저조하다”고 분석했다.
삼호읍의 경우 상황은 더욱 심각해 목표량 3만6천971포대 가운데 불과 1만4천366포대를 매입하는데 그쳐 38.8%의 매입실적을 보이고 있다. 이밖에 덕진면의 경우도 매입계획량 1만5천245포대 가운데 7천368포대 매입에 그친 상태(48%)이며, 시종면의 경우 매입계획량 1만8천564포대 가운데 8천108포대(43.7%), 도포면의 경우 매입계획량 2만3천283포대 가운데 9천114포대(39.1%), 군서면의 경우 매입계획량 2만7천379포대 가운데 1만5천97포대(55.14%), 신북면의 경우 매입계획량 2만275포대 가운데 9천251포대(45.6%), 서호면의 경우 매입계획량 2만68포대 가운데 7천846포대(39.1%) 매입에 각각 그친 상황이다.
농가소득과 직접연관이 있는 특등비율도 올해 크게 낮아진 상태다.
영암읍의 경우 특등비율은 매입량 2만4천876포대 가운데 2천576포대에 불과해 10%에 머물렀다. 이는 지난해 33%에 달했던 상황에 비하면 3분의 1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이는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로 삼호읍의 경우 특등비율이 16.8%, 덕진면 0%, 시종면 6%, 군서면 5%(포대벼, 산물벼는 2%), 신북면 6% 등으로 나타났다. 군 집계에 따르면 영암지역 전체적으로 올 특등비율은 11.0%대에 머물고 있다.
■ 2012 쌀 생산량 조사결과
11월1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2년 쌀 생산량 조사결과’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 쌀 생산량은 현백률(현미를 쌀로 환산하는 비율) 9분도(92.9%) 기준 400만6천t으로 지난해 보다 무려 21만8천t(5.2%) 감소한 것으로 최종 집계됐다.
이는 지난 10월15일 통계청이 예상한 407만4천t(전년대비 -3.5%)보다 7만t 가까이 더 줄어든 것이자, 지난 1980년 355만t 이후 최저수준이다.
특히 전남지역의 쌀 생산량은 70만455t으로 지난해 82만9천40t보다 15.5% 감소했다. 이는 16개 시·도 가운데 가장 큰 감소폭으로, 이 때문에 ‘곡창’ 전남은 충남(78만3천501t)에 생산량 1위 자리를 내줬다. 지난해의 경우 충남의 쌀 생산량은 80만5천139t으로 전남에 이어 2위였다.
쌀 생산량이 이처럼 줄어든 것은 잦은 태풍으로 인한 작황부진과 재배면적 감소 때문이다. 실제로 1㎡당 완전낟알 수는 올해 2만5천100개로 지난해보다 8.4% 감소했고, 쌀 낟알 1천 개의 무게도 16.2g으로 지난해의 17.5g보다 7.4% 줄었다.
특히 전남의 쌀 재배면적은 올해 17만3천283㏊로 지난해보다 0.9% 감소했다. 특히 해안가 등을 중심으로 벼가 수정이 이뤄지는 시기에 태풍이 불어 낟알이 여물지 못한 것이 쌀 생산량 1위 자리를 충남에 내준 주된 이유로 분석된다.
한편 광주지역의 올해 쌀 생산량은 2만6천856t으로 지난해의 2만7천900t보다 3.7% 감소했다. 이는 재배면적이 지난해 5천999ha에서 5천603ha로 전국 최다인 6.6% 줄어든 때문으로 분석된다.
■ 쌀 생산량 급감 파장은?
올해 쌀 생산량 급감에 따라 당연히 수급불안이 우려된다.
실제로 농림수산식품부가 예상한 내년도 쌀 민간수요는 401만5천t에 달한다. 따라서 올해 국내 생산량만으로는 수요를 충족시키는데 9천t 상당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정부는 올해 쌀 생산 감소에도 불구하고 국내산과 수입산을 포함한 내년 신곡 공급 가능량은 421만3천t에 달해 수요를 충당하고도 19만8천t이 남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쌀 수급에는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특히 재고 등을 포함할 경우 공급량은 539만5천t에 달해, 수요량 457만5천톤 보다 82만t 가량 여유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현실을 전혀 도외시한 분석이다. 올해 생산된 쌀이 국민 전체 먹을 양도 안 되는 상황 때문에 당장 쌀값이 들썩이고 있다. 공공비축미 매입에 차질이 빚어지는 상황은 그 단적인 예다. 또 재고 쌀을 시중에 풀 수 있다고 하나 정부 재고 가운데 상당량은 수입쌀과 밥쌀용으로 사용하기 어려운 묵은쌀이어서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추기는 역부족이다.
이 때문에 농식품부도 대책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고품질 다수확 벼 품종 재배를 확대하고, 재해에 강한 벼 품종도 개발, 보급하기로 했다. 또 국제곡물가격의 급등, 쌀 재고 감소 등에 대비해 선제적인 대응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그동안의 감산정책에서 증산정책으로 방향을 트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논 소득기반 다양화사업 면적을 대폭 줄인다는 방침도 정해진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이는 근본대책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 대다수 농민들의 생각이다. 조변석개(朝變夕改)식으로 감산정책을 펴다가 하루아침에 증산정책으로 돌아서는 주먹구구식 농정이 아니라 쌀 적정 재배면적 확보와 식량자급률에 대한 확고하고도 근본적인 정책적 재검토가 필요한 때라는 지적이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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