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도 세입·세출예산안 처리 안팎

의회 이례적 증액요구에 집행부 거부 개운치 않은 뒤 끝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2012년 12월 21일(금) 10:40
소외계층·친환경농업 위한 일”유감 vs “추경반영 타당”
예산편성 삭감권한 서로 고집 예산안 조기처리는 긍정적
의회의 2013년도 세입·세출예산안에 대한 심의는 매우 이례적으로 예산결산특별위원회(위원장 이보라미 의원)가 일부 사업에 대한 예산증액을 요구했다는 점과, 예년과는 달리 정례회 중간에 가결처리한 점이 눈에 띈다. 전자는 집행부가 받아들이지 않아 아쉬움을 주고 있는 반면, 후자의 경우 이미 심의가 끝난 예산안 등에 대해 별다른 이유 없이 그 처리를 미룰 필요는 없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다.
특히 군이 의회의 예산증액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점과 관련해서는 양쪽의 주장 모두 일리는 있으나 의회는 의회대로 고유권한이랄 수 있는 ‘예산삭감권’을, 집행부는 집행부대로 ‘예산편성권’을 각각 고집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 같다. 지방자치를 이끌어가는 두 축이 모처럼 맞장구를 칠 수 있는 일이었음에도 여전히 대립각을 세웠다는 점에서는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을 수도 있는 일이다.
2013년도 세입·세출예산안 심의에 나선 자치행정위원회(위원장 김영봉 의원)와 경제건설위원회(위원장 박영배 의원)는 각각 16억4천507만4천원과 18억759만6천원 등 모두 34억5천267만원을 삭감하기로 하고 그 심의 결과를 예결위에 넘겼다. 이에 대해 예결위가 최종 계수조정을 통해 삭감한 예산은 모두 25억3천86만4천원이다. 약 10억여원의 예산이 되살아난 셈이다. 이를 두고 이보라미 위원장은 “소관 상임위에서 불요불급한 예산으로 모두 삭감해야 한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집행부의 의견을 수용해 기찬장터 운영비 일부와 월출산 케이블카 용역비 등 상당액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집행부는 상임위 예산 삭감에 대해 노골적인 반감을 드러냈다. 상임위가 끝난 뒤 일부 공무원들은 “이러면 어떻게 일을 하라는 것이냐”고 수군거리기까지 했다. 이런 상황은 예결위 계수조정이 끝난 뒤에도 마찬가지였다. 예결위가 이례적으로 예산증액을 요구한데 대해 집행부가 거부한 배경에는 바로 이런 분위기가 영향을 미친 것 같다.
예결위가 증액 요구한 사업의 면면을 보더라도 집행부가 굳이 거부할 이유는 없었던 것 같다. 내용면에서 소년소녀가장들의 청와대 초청행사비나 장애인 관련 행사지원비, 그리고 농민들 사이에 확대공급 필요성이 제기된 식물영양제 지원비 등으로 이른바 소외계층 및 친환경농업을 위한 사업비인데다 증액할 액수도 3억1천607만원 정도였기 때문이다.
특히 예결위는 증액요구에 앞서 김연일 의장 주재로 회의를 갖고 증액요구가 자칫 의원 개개인의 지역구 챙기기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지역구에 한정된 현안은 배제하기로 하는 등 나름 심혈을 기울였다는 후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행부가 증액요구를 거절한데 대해 의회는 “지방자치를 이끌어가는 쌍두마차는 구두선에 불과할 뿐 집행부의 노력은 전무 한 것 같다”고 서운함을 감추지 않았다.
한편 군은 의회의 예산증액요구에 대해 “추경 등에서 충분히 검토할 수 있는 사안”이라며 거부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내심으로는 의회의 예산삭감에 대한 반감과, 예산편성(증액 포함)은 집행부 고유권한이라는 인식이 크게 작용한듯하다. 군 관계자는 “증액요구를 받아들이기보다는 추경 등을 통해 보다 더 효율적인 지원방안을 강구하자는 취지였을 것”이라면서도 “의회가 예산심의과정에서 반영해야할 사업비에 대해 부정적 시각만 앞세우는 경우가 많아 아쉬웠다”고 말했다.
어쨌든 이번 예산증액요구를 둘러싼 논란은 군과 의회 사이에 별로 개운치 않은 뒤 끝을 남긴 것만은 사실인 것 같다.

■ 2013년도 세입·세출예산안 주요 삭감내역
▲드라마촬영지 관광홍보 안내판 설치 1천만원 전액 ▲왕인축제 발전세미나 개최 1천100만원 전액, ▲가야금테마공원 공공요금 2천844만원 중 1천422만원 ▲자연형 풀장 타일보수 및 교체공사 5천만원 전액 ▲자연형 풀장 주변 데크보수 및 교체공사 5천만원 전액 ▲월출산 케이블카 설치 홍보물 제작 300만원 전액 ▲월출산 케이블카 설치 추진 지원 1천만원 전액 ▲문화시설재단법인 운영 2억9천685만4천원 중 1억9천685만4천원 ▲향토문화유산 보수정비 5억원 중 1억원 ▲문중헌수공원 내 조경수 식재 3천만원 전액 ▲헌수비 설치 2천만원 전액 ▲낭산기념관 유물복제 및 설치 4천만원 중 2천만원 ▲낭산사당 제사 집기류 구입 3천500만원 중 1천500만원 ▲베트남 참전용사비 건립 타당성 검사 및 설계용역비 2천만원 ▲냉난방기설치(체육시설관리) 500만원 전액 ▲생활민원처리사업(군) 1억1천만원 전액 ▲생활민원처리사업(면)4억5천만원 전액 ▲농산물 판촉활동 홍보용 시제품구입 1천만원 중 500만원 ▲농특산물 판촉활동 전시장 물품구입 300만원 중 200만원 ▲농특산물 직판 및 판촉행사 현수막 제작 140만원 중 70만원 ▲대도시 주민(부녀회) 농촌체험행사 지원 1천200만원 중 600만원 ▲농특산물 판촉활동 참가보상 2천700만원 전액 ▲기찬들 쇼핑몰 운영관리 5천311만2천원 중 2천980만2천원 ▲기찬들 쇼핑몰 유지 및 홍보 2천만원 중 1천640만원 ▲기찬장터 일반운영비 360만원 중 300만원 ▲농특산물 판촉활동용 화물트럭 유류대 1천만원 중 830만원 ▲기찬장터 공공요금 사용료 1천500만원 중 970만원 ▲친환경농특산물판매센터 포장재 지원 4천688만8천원 중 3천688만8천원 ▲녹색복지공간 조성 8천만원 전액 ▲기증수목 이식 및 관리 8천500만원 중 3천500만원 ▲뱅뱅이골 기찬랜드 방송통신시설 설치 1천200만원 전액 ▲방역용 소독차량 지원 4천만원 중 1천400만원 ▲교차로 영상시스템 설치 2천700만원 전액 ▲신호등 무정전 전원장치 설치 2천만원 전액 ▲남송정∼신흥교차로 선형개량 8억8천600만원 중 4억4천300만원 ▲현대삼호중공업 선주아파트 진입도로 개설공사(토지매입비) 7억원 전액 ▲현대삼호중공업 선주아파트 진입도로 개설공사(시설비) 1억원 전액 ▲한옥박람회 전시용 한옥 모형집 제작 2억원 전액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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