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4회 임시회 2013년도 군정주요업무계획 보고 안팎

기찬랜드 한옥펜션 민간투자자 유치 적절성 놓고 논란 가열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2013년 01월 25일(금) 09:39
바둑테마파크는 재검토 ‘큰 바위 얼굴’ 적극 활용주문 쇄도

영암군의회는 지난 1월21일부터 25일까지 각 실·과·소별로 2013년도 군정주요업무계획을 청취했다. 의회는 오전과 오후로 나눠 해당 실·과·소별 업무계획을 보고받은 뒤 즉석에서 질의답변을 벌이는 등 그 어느 때보다도 심도 있는 군정업무파악에 나섰다는 평가다. 특히 업무계획 청취 첫날 문화관광실 업무계획 보고와 관련해서는 관련 업무 전반에 걸쳐 거의 난타전에 가까울 정도로 질의가 이어져 주목을 끌었다.

■ 왕인문화축제 특별보고 관련
유영란 의원은 채일석 실장이 왕인문화축제 대책으로 ▲벚꽃 개회시기 맞춤 노력 ▲재미와 흥미(유희적) 프로그램을 가미한 축제콘텐츠 보완 ▲도포제 줄다리기 지역민 참여방안 강구 ▲2014년 문화관광축제 진입 최대한 노력 등의 방안을 제시한데 대해 “사실상 대책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다른 특단의 대책을 찾을 것을 주문했다.
김철호 의원은 “문화관광실에서 보고한 업무계획은 잡화상 같다는 느낌이 든다”며 “관광이 무엇인지 개념부터 제대로 해야 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임시회 개회식에 이어 문화관광정책과 관련한 5분 발언을 하기도 했던 김 의원은 “왕인축제의 경우 지금까지의 생각에서 탈피해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며, 그래서 전문가들의 견해를 심도 있게 듣는 등 관광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꾸자고 제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채일석 실장이 왕인문화축제가 2013년도 문화관광축제에서 탈락한 ‘근본사유’로 일몰제를 거론한데 대해서는 의원들 모두 이의제기를 하지 않았다.
일몰제는 올해부터 신규 축제의 문화관광축제 진입을 활성화하기위해 처음 도입된 제도다. 2012년 40개 문화관광축제 중 일몰대상은 9개였고, 이중 5개 축제가 선정에서 제외됐다. 왕인문화축제는 일몰대상이 아니었을 뿐더러 제외된 5개 축제에도 포함되어 있지 않다. 즉 왕인문화축제가 탈락한 사유는 일몰제 때문이 아니라 2012년 문화관광축제 가운데 최하위평가를 받은 5개 축제에 속했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일몰제는 왕인문화축제가 탈락하는데 ‘간접적’ 영향을 미쳤다고는 볼 수 있으나 채 실장이 지적한 것처럼 ‘근본사유’는 아니다.
이번 왕인문화축제의 탈락과 관련해 일각에서는 ‘5년 연속 문화관광축제로 선정될 때는 누구하나 관심 가져주지 않더니 어쩌다 탈락하니까 매질만 한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탈락의 근본사유가 일몰제 때문이라는 설명에 아무런 이의제기를 못한 의회야말로 이런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할뿐더러 그동안 왕인축제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부족했던 쪽은 정작 의회였지 않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 기찬랜드 한옥팬션 건립 관련
기찬랜드에 민자유치로 건설할 계획인 한옥펜션에 대한 질의도 이어졌다.
채일석 실장은 기찬랜드 황토스파가 지난해 11월 말 준공됐다는 보고와 함께 “한옥펜션 건립을 위한 민간투자자 공모를 4차례 실시했으나 응모자가 없어 펜션에 음식점을 겸한 복합용도로 민자유치를 추진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여전히 응모자가 없어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영봉 의원은 “한옥펜션을 민자유치를 통해 건립하려는 이유가 뭐냐”고 묻고 “기존 펜션을 이용하려면 한두 달 전 예약해야 가능하다고 주장하나 군에서 부지까지 제공하겠다는 제안도 모자라 음식업까지 허용하겠다는데 응모자가 없는 한옥펜션 건립을 계속 추진하려는 이유가 이해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또 신북면 장산리 도로공원의 경우를 예로 들면서 “민자유치로 추진했지만 기부체납을 받은 지금 임대를 내줘도 운영할 사람이 없어 매각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있고, 건물을 철거하려니 엄청난 비용이 소요되는 상황에 비춰보더라도 기부체납방식의 투자유치는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바둑테마파크사업 등 재검토 촉구
김영봉 의원은 바둑테마파트사업에 대한 추진상황보고에 대해 “2007년부터 지금까지 6년 동안 투융자심사에서 허락을 못 받고 있는 사업”임을 강조하면서 “이제 누군가는 사업을 할 것인지 말 것인지 검토에 나서야할 때인 만큼 열의를 갖고 재검토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보라미 의원도 바둑테마파크사업이 투융자심사도 이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제반 행정절차가 이행되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거듭 상기하면서 “바둑테마파크사업과 월출산 삭도 개설, 산수뮤지컬사업 등을 꼭 추진해야 하는 것인지 영암군 관광종합개발계획 수립에 포함시켜 과감하게 중단할 사업은 중단하는 등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날 업무보고에 이은 질의답변에서는 그동안 김철호 의원이 군정질의 등의 발언기회 때마다 집행부에 적극적 활용을 주문해온 월출산 구정봉 ‘큰 바위 얼굴’에 대해 대다수 의원들이 그 필요성을 집중적으로 거들며 지원사격하고 나서 주목을 끌었다.
심지어 이보라미 의원까지도 “인터넷 포털사이트를 뒤지다 보니 목포 유달산 노적봉에도 큰 바위 얼굴을 볼 수 있다는 글이 떠 있다”면서 “(월출산 구정봉이) 훨씬 전부터 큰 바위 얼굴로 알려져 있음에도 군이 홍보에 나서지 않아 이제는 (큰 바위 얼굴을) 목포시에 빼앗기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든다”며 적극적 활용방안 마련을 강력하게 주문했다.

김철호 의원 ‘5분 발언’ 주요내용
관광정책 대전환, 의회·집행부 바른 관계설정 주문
“체류형 관광정책에 지혜 모으자”에 각계 공감 확산
올 들어 처음 열린 제214회 영암군의회 임시회에서 김철호 의원이 ‘5분 발언’을 했다. 지난 제213회 정례회 때에 이어 두 번째. 그 내용 역시 군 관광정책의 활성화 방안과 의회와 집행부의 바람직한 관계설정을 강조하는 것이었다.
특히 관광정책과 관련해서는 최근 왕인문화축제가 ‘2013년도 문화관광축제’ 선정에서 탈락, 축제 전반은 물론 관광정책에 대해서도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가운데 나온 지적이어서 전체 의원들은 물론 공직자들에게서도 상당한 설득력을 얻는 모습이었다. 처음 5분 발언 때는 일부 시큰둥한 반응도 있었으나, 이번에는 상당한 위기의식 속에서 군 관광정책이 이젠 변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어가는 분위기가 만들어져가고 있다는 평가까지 나왔다.
지난 1월21일 오전 열린 제214회 임시회 본회의장에서 “새해 첫 임시회인 만큼 그동안 말로만 외쳐왔던, 그야말로 구호에만 그쳐왔던 일들을 이제는 실천해야할 때라고 생각했다”며 5분 발언의 이유부터 설명한 김 의원은 처음 열린 의회 개회식에 집행부 수장인 군수가 불출석한 사실을 꼬집으며 “건강 때문이라니 할 말은 없으나 의회에 대한 진정성은 의심스럽다”고 유감을 표했다. “군수의 불참으로 앞으로 집행부와 의회가 오해와 갈등이 증폭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또 왕인문화축제가 문화관광축제에서 탈락했고, 최근 자신이 직접 둘러본 우리나라 최초의 슬로시티 완도 청산도가 세계적 관광지로 변해가고 있다는 두 사실을 접하고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완도군의 청산도 축제 비용이 1억5천만원이 고작이고, 관광객들을 위한 화장실 설비가 주된 축제준비라면서 “청산도는 특별한 개발행위 없이 자연환경 그대로 세계적인 관광지로 변모했고, 돈을 쓰고 가는 관광, 체류형 관광, 완도 경제 활성화에 절대적 역할을 하는 효자 관광 상품이 된 반면, 곳곳에 개발 사업이 추진되었고 지금도 한창인 영암은 천혜의 관광자원인 국립공원 월출산을 자연 그대로 활용하려는 노력을 찾아볼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월출산 둘레길에 대한 홍보를 제대로 하고 있는지,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형상이 가장 뚜렷하고 크며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큰 바위 얼굴’이 있는 월출산 구정봉을 제대로 활용하고 있는지를 되물은 김 의원은 “왕인문화축제가 2013년도 문화관관축제에서 탈락한 까닭은 (이처럼 천혜의 관광자원이 지닌)이점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데 있다”며 “영암군 관광정책을 체류형으로 다시 짜기 위해 지혜를 모을 것”을 거듭 촉구했다.
김 의원은 특히 “문화관광과를 문화관광실로 격상한다고 해서 달라진 것이 무엇이냐”고 묻고 “문제는 조직개편이 아니라 조직운영체계이며, 얼마나 효율적이고 그 구성원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업무에 임하느냐에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아울러 자신의 제안이 실행에 옮겨지지 않을 경우 의회 차원에서 영암 관광활성화 정책토론회를 개최할 것을 제안했으며, 이 역시 여의치 않다면 자신이 직접 군민들을 찾아나서 그 해법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또 강원도 화천의 산천어 축제에 3주 동안 100만명이 2박3일 가족동반으로 찾았고, 미국 CNN은 ‘겨울의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로 선정했다며 “적은 비용으로 자연을 이용한 세계적인 축제를 본받자”고 호소했다.
집행부와 의회와의 바람직한 관계설정에 대해서도 거침없는 발언을 쏟아냈다.
“군과 의회를 ‘쌍두마차’라고 부르지만 (실상은)한쪽 바퀴가 고장 난 쌍두마차 아니냐”고 지적한 김 의원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7만 군민의 행복이라는 공동목표를 위해 상생협력 해야 한다고 누누이 강조하면서도 현실에서는 잘된 일은 군수가 잘해서 그런 것이고, 잘못된 일은 의회 또는 몇몇 의원들이 반대해서 그렇게 된 것이라고 주장한다”며 “이런 논리는 더 이상 나와서도 안 되고 허용되어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올해 처음 열린 임시회를 계기로 군과 의회는 진정한 동반자적 관계가 맺어져야 한다”고 지적한 김 의원은 “이를 위해 군수와 집행부는 의회와 항상 허심탄회하게 대화하고 소통하며 협의해야 하고, 이를 실천에 옮기고 생활화해야 한다”고 역설하기도 했다. 또 “의회 지적사항에 대해서는 군민의 뜻으로 받아 겸허하게 되돌아보고 시정해야 한다”면서 “군민들이 낸 세금으로 추진하는 모든 영암군정이 군수 개인이 아니라, 군과 의회의 동반자적 관계에서 비롯되었고, 그래서 군민들에게 큰 혜택을 주게 되었다는 평가가 나올 수 있도록 지방자치 선진화의 길을 제대로 걷게 되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이어 “집행부가 하는 일이 정당함에도 부당하게 왜곡되거나 억울한 누명에 처한다면 소신을 갖고 앞장서 돕겠다”고 갈무리했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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