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값 폭락 양돈농가 도산위기

영암 2011년 4만9천마리→2012년 5만4천마리 사육급증이 원인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2013년 03월 08일(금) 10:18
공급과잉 불구 수입은 계속…돼지고기 값 생산비에도 못 미쳐
식당 삼겹살값도 그대로 소비확대 가격안정 등 근본대책 절실
돼지 값이 폭락하며 양돈농가들을 도산위기로 내몰고 있다.
돼지 값은 급락하고 있는데도 식당에서 파는 삼겹살 값은 거의 그대로로 소비가 늘지 않고 있고, 공급이 과잉상태인데도 돼지고기는 계속 수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돼지고기 값이 생산비 이하로 떨어지고 있음에도 좀처럼 소비증가로 이어지지 않아 전남도와 각 시군이 자율감축, 경영자금 지원, 군납 및 학교급식 확대 등 가격안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역부족이다.
■ 사육두수 및 가격현황
전남도에 따르면 구제역 발생 이후 30% 이상 줄었던 전국의 돼지 사육규모는 지난 2012년 12월 990만마리로 사상 최고를 기록하며 돼지가격을 급락하게 만들고 있다.
실제로 돼지 사육량은 2011년 전국적으로 817만마리(전남 89만마리)였던 것이 2012년 9월 994만마리(전남 100만마리)로 늘었다.
영암군에 따르면 영암지역 역시 2011년 하반기 84농가 4만9천마리였던 돼지 사육규모는 2012년 상반기 42농가 4만7천마리로 한 때 주춤했으나 하반기 들어서는 51농가 5만3천739마리로 급격히 늘었다.
이처럼 사육두수가 크게 늘면서 산지가격은 폭락세로 돌변했다. 2012년6월 1마리당 36만 6천원이던 것이 10월 21만7천원, 12월 26만8천원 등으로 추락했으며, 올 들어 지난 2월에는 22만원까지 떨어졌다.
지육가격 역시 2012년6월 kg당 4천750원에서 10월에는 2천820원으로 떨어졌고, 12월 3천480원으로 잠깐 상승세를 보였으며, 올 들어 지난 2월 현재 2천860원으로 다시 하락하고 있다.
이 같은 돼지고기 값은 1㎏당 4천300원인 생산비를 크게 밑도는 것으로, 돼지 값 폭락사태가 계속될 경우 양돈농가들은 도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 삼겹살 값 왜 그대론가?
국내 양돈시장이 파동을 겪고 있음에도 가격폭락이 삼겹살 값 하락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고, 그 결과 소비확대로까지도 연결되지 않는 이유는 값싼 외국산 돼지고기 수입량이 계속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에 따르면 지난 2월 돼지고기 수입량은 2만7천여톤으로 2012년12월보다 34.7%나 늘었다. 특히 한번 수입산으로 대체한 식당들은 국내산 가격이 내려가더라도 그대로 수입산을 쓰는 경우가 많아 삼겹살 값은 거의 그대로다. 이는 결국 값싼 국산 돼지고기 소비로 연결되지 못하는 사태로도 이어지고 있다.
국내산 돼지 값 폭락에도 불구하고 식당에서 돼지고기 가격을 낮추지 않는 것도 소비부진에 한 몫을 하고 있다. 대부분의 식당들이 원부재료가 차지하는 부분은 20~40%수준에 불과한 반면 인건비 등 각종 비용을 음식가격에 반영하고 있어 돼지고기 도매가격이 떨어졌다고 해서 곧바로 판매가격을 내릴 수 없기 때문이다.
■ 대책은 없나?
양돈농가들은 현재 상황이 지속될 경우 국내 전체 양돈농가의 80%이상이 도산할 것으로 우려한다. 따라서 당국 및 양돈농가 스스로의 수급조절대책과 소비확대방안, 원산지표시 단속강화 등의 대책이 절실한 상황이다.
전남도는 우선 한돈협회 전남지부와 함께 어미돼지 10%를 자율 감축키로 했다. 또 조기출하를 통한 돼지 적정생산을 유도하고, 소비촉진을 위해 지난 설 명절 때 각 시군 등 지부별로 돼지고기를 어려운 이웃 등에 기부하기도 했다.
돼지고기 소비촉진 및 할인판매에도 적극 나섰다. 전남농협주관으로 ‘삼겹살데이’인 지난 3월3일 돼지고기 30% 할인판매에 나섰다.
최근의 돼지 값 약세에 대응해 비축을 확대하고 적정 공급량을 유지하기 위해 도매시장 상장물량 중 1일 3천마리를 수매해 비축하고 돼지고기 뒷다리살 구매 비축, 가공 원료육의 국내산 사용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도는 특히 국내산 돼지고기 적정공급을 위해 저 능력 어미돼지 8만마리, 불량 새끼돼지 10만마리 자율감축, 조기출하를 통한 출하체충 감축, 자조금 재원을 활용한 소비촉진사업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아울러 돼지가격 안정을 위해 소비자가격 연동제 실시, 군납 및 학교급식 돼지고기 물량 확대, 사료기금 조성, 돼지고기 무관세 수입 중단 등을 농림수산식품부에 긴급 건의했다.
또 농가 사료 직거래 활성화 및 경영안정을 위해 사료구매특별자금으로 199억원을 지원하기로 했으며, 농업종합자금에서도 사료구매자금을 지원하기로 하고 각 농·축협에 신청하도록 했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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