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농협 보직순환인사 안팎

사상 최대 폭 단행 불구 3개 농협 ‘자체사정’ 이유 불참 논란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2013년 03월 08일(금) 10:28
2015년3월 선거앞둔 조합장들의 사전정지작업설 등 뒷말 무성
사상 최대 폭으로 단행된 영암 지역농협의 임원에 대한 보직순환인사를 놓고 뒷말이 무성하다.
모두 9개 지역농협 가운데 3개 지역농협은 ‘자체사정’을 이유로 동참하지 않았고, 참여한 농협들의 경우도 인사 대상자들에 대한 사전 충분한 논의나 협의절차 없이 조합장들이 강행한 경우도 많아 불만이 팽배해지는 부작용도 낳고 있다.
또 이번 보직순환인사가 일부 농협의 경우 오는 2015년3월로 예정된 조합장 선거를 의식한 현직 조합장들의 사전정지작업 차원에서 단행된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도 나오는 등 설왕설래가 계속되고 있다.
영암군농협운영협의회(의장 황성오 삼호농협 조합장)는 지난 2월26일 지역농협인사관리위원회를 열고 영암농협 박도상 전무를 삼호농협으로, 금정농협 최병순 전무를 영암농협으로, 삼호농협 신현상 전무를 서영암농협으로 각각 천거하는 등 모두 7명의 임원에 대한 보직순환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는 그동안 이뤄진 지역농협 임원 보직순환인사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다. 또 그 어느 때보다도 속전속결(?)로 처리된 듯하다. 이는 보직순환인사에 3개 지역농협이 동참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참여한 지역농협 조합장들의 뜻이 모처럼 하나로 모아졌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다. 지역농협 각각의 사정이 다르고 연봉차이 등 현실적인 문제가 있음에도 참여한 조합장들의 의견이 이처럼 한데 모아진 까닭은 무엇일까? 일각에서는 상당수 조합장들이 오는 2015년3월 예정된 조합장 선거를 의식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 울타리에서 호랑이를 키울 수는 없다’는 조합장들의 생각이 일치했을 수 있다는 지적인 것이다.
실제로 이번 보직순환인사에 참여하지 않은 도포농협은 현 조합장이 차기선거에 출마할 예정인 소속 임원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보직순환인사에 참여한 A농협의 경우 이와는 반대로 현 조합장이 차기선거를 감안해 경쟁자를 사전에 정리한다는 차원에서 소속 임원을 다른 곳으로 천거했다는 설이 설득력 있게 제기되고 있다.
A농협 한 관계자는 “생사고락을 함께하며 의미 있는 성과까지 낸 임원인데 자신의 선거에 장애가 된다는 이유만으로 하루아침에 딴 곳으로 보직순환조치할 일이냐”고 뒤띔하면서 “어딜 가나 지역의 선후배인 것은 분명한 만큼 사전에 양해를 구하는 등 인간적인 관계만큼은 변치 않아야 하는데 아쉽다”고 토로했다.
이번 보직순환인사에서는 임원의 정년퇴임으로 전무자리가 공석인데도 자체사정을 이유로 불참한 농협도 있다. 덕진농협은 하갑동 전무가 퇴임했음에도 자체 경영사정이 어려워 상무로 하여금 직무대행하도록 하겠다며 이번 보직순환인사에 불참한 것.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전무 월급도 주지 못할 형편이라면 조합장부터 허리띠를 졸라매고 할 일이고, 전무라는 자리가 농협에 꼭 필요해서 만들어진 자리인 만큼 충원해 제역할을 하도록 하는 것이 경영난을 타개하는 방안 아니냐”면서 “지역농협 임원 가운데는 덕진농협 전무를 맡아 경영회생에 적극 나서야할 이도 있는데도 이번 보직순환인사에서 빠진 것은 더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하고 있다.
보직순환인사의 대상이 된 당사자들의 불만도 크다. 실제로 한 임원의 경우 이번 인사와 관련해 한마디 상의는 물론 양해를 구해 온 일이 없었고, 또 다른 임원도 자신의 의사와 반해 천거됐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지역농협의 한 임원은 “이번 인사는 영암군농협운영협의회에 소속된 지역농협 조합장들이 보직순환인사를 하기로 합의한데 따른 것인 만큼 모든 지역농협이 참여했어야 당연하다”면서 “참여하지 않을 경우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이유가 있어야지 자체사정을 이유로, 또는 개인사정을 이유로 참여하지 않는 특정 지역농협이 있어서는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또 “조합장이 아무리 인사권자이지만 당사자와 충분한 협의 또는 양해를 구하는 일은 인사 조치에 반드시 뒤따라야할 기본인데도 그렇지 못한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보직순환인사에는 영암관내 9개 지역농협 가운데 영암농협, 금정농협, 삼호농협, 군서농협, 월출산농협, 서영암농협 등 6개 농협만 참여했고, 덕진농협과 도포농협, 신북농협 등 3개 농협은 불참했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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