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보상 및 인허가 민원 대책 없나?

영암 관내 100억원대 공사 보상문제 때문에 발목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2013년 05월 03일(금) 09:34
신북요양병원, 주민설명회도 하기 전에 반대탄원
업체 측은 사전설득·주민들은 충분한 이해 절실

영암 관내에서 주민숙원해결을 위해 추진 중인 크고 작은 건설사업 태반이 토지보상 문제에 발목이 잡혀 진도를 못 내고 있다. 각종 공장이나 병원 설립을 위한 건축허가를 둘러싸고 집단민원도 끊이질 않는다. 특히 집단민원을 제기한 지역민들과 사업을 강행하려는 업체 사이는 자못 살벌하기까지 하다. 어느 한쪽을 두둔하다간 몰매 맞기 십상이다. 그러나 분명한 일은 지금처럼 각종 민원이 해결기미 없이 봇물을 이루다간 행정기관도 설자리가 없어질뿐더러 지역발전도 기대하기 어렵다. 지역민은 해당 사업에 대한 진지한 검토가, 업체는 사전에 주민들에 대한 충분한 설득작업이 절대 필요하다고 지적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총사업비 29억8천여만원이 투입되는 청용∼노동간 위험도로 개선공사는 2010년 착수했으나 아직도 토지보상협의중이다. 도로에 편입되는 토지소유자 11명과의 보상이 진전이 없어 당초 계획대로라면 올해 완공해야 할 도로공사가 지지부진한 상태다. 이 도로공사는 영암∼순천 간 고속도로와 연결되는 중요한 사업이다.
군 건설방재과 조영율 과장은 이처럼 토지보상 문제 때문에 발목이 잡혀있는 건설공사는 대략 100억원 대를 넘을 것이라고 추산한다. 경제회생을 위한 정부시책인 각종 공사 조기발주 역시 이 토지보상에 발목이 잡혀 있다. 토지보상이 이처럼 중대한 걸림돌이 되자 김일태 군수는 최근 군민과의 대화에서 주민들이 건의한 숙원사업에 대해 보상 문제는 자체적으로 해결할 것을 되레 주문하기도 했을 정도다.
지난해 극에 달했던 인허가를 둘러싼 집단민원은 또 다시 봇물을 이룰 기세다.
미암면민들은 음식물 침출수 등을 이용한 바이오가스(Biogas) 플랜트 설치를 놓고 집단반발하면서 오는 3일 열릴 면민의 날 행사 때 규탄대회를 열기로 했다. 군은 지난 5월1일 ㈜세코영암이 낸 건축허가를 서류미비를 이유로 반려했지만 업체 측에서 이를 보완해 다시 제출할 경우 허가를 내주지 않을 명분이 없다. 신북면 황금동로 72-1에 요양병원을 짓겠다며 낸 건축허가신청에 대해서도 이에 결사반대하는 주민 320여명이 서명한 탄원서가 벌써 접수되어 있다. 업주 측은 대지면적 1천217㎡에 지하1층 지상5층 규모로 213개 병상(3인실 22개, 6인실 21개)을 갖춘 요양병원을 지을 예정으로, 2일 오후 신북면사무소 2층 회의실에서 주민설명회를 갖고 사업계획을 알릴 예정이었다.
‘신북요양병원’ 건립에 대해 주민들이 반대하는 이유는 장례식장까지 함께 들어설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군에 따르면 해당 업주는 장례식장을 전혀 염두에 두지 않고 있다. 또 해당 부지가 주차 공간 부족 등으로 장례식장까지 겸하기는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토지보상 관련 민원에 대해서는 대대손손 물려온 땅을 쉽게 내놓을 순 없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가급적 時價에 맞춰 토지를 잃은 상실감을 상쇄할 수 있도록 적정 보상가격 산정에 심혈을 기울일 일이다. 토지소유자 역시 ‘떼법’보다는 숙원사업의 시급성을 보다 적극적으로 이해할 일이다.
인허가 집단민원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업체 측의 사전 설득노력이 더 절실해 보인다. 사업내용에 대해 주민들에게 세세한 부분까지도, 더 나아가 진실하게 설명해야 한다. 지역민들 역시 무조건 반대는 설자리가 없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해당 사업에 대한 꼼꼼한 검토가 필요하다. 불필요한 사업이라면 토지매각 전 단계에서부터 합심해서 막아내야 한다. 행정기관 역시 ‘법대로’만 외치며 팔짱 낄 일이 아니라 양측의 의견조정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적어도 살벌한 분위기만은 해소할 수 있을 것같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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