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벚꽃처럼 훤~허네”

종합사회복지관 한글교실 교육생 ‘봄나들이’

변중섭 기자 jusby@hanmail.net
2008년 04월 11일(금) 17:06
“좋소야. 차말로 좋아. 내 나이 일흔 여섯에 방명록에 내이름을 썼당께롸~”
지난 8일 왕인문화축제가 한창인 왕인박사 유적지. 한 무리의 어르신들이 화사한 벚꽃그늘에서 공연을 관람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영암군종합사회복지관(관장 조길자) 한글교실 교육생 20여명이 왕인축제 참여차 봄나들이를 나온 것. 대부분 70대의 어머니들. 이들은 화사한 벚꽃만큼이나, 흥겨운 공연만큼이나 자신들이 한글을 읽고 쓸 수 있다는 사실에 가슴이 뿌듯했고 세상이 벚꽃처럼 화사하게 보였다.
행사장에 걸린 현수막의 한글낱말을 또박또박 읽어내고 외워서 공책에 적어보고, 공연관람과 종이공예 체험을 하며 즐거워 했고, 손수 마련해온 음식들을 나눠먹으며 야외학습과 축제 참여를 통해 교육생간 친목도모와 일체감을 형성하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또 이들은 문해교육 홍보부스에 마련된 대형모니터 앞에서 자신들의 글쓰는 모습을 담은 영상물을 보며 기뻐하기도 했다. 이날 한글낱말 외워서 적어보기 게임에서 1등을 한 덕진면 박미례(70)씨는 “글씨를 읽을 줄 아니 세상이 벚꽃처럼 환하게 보인다”며 즐거워 했다.
종합사회복지관은 여성이기 때문에 배움의 자리에서 물러나있을 수밖에 없었던 실버여성과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2007년부터 비문해자 한글교실을 운영해오고 있다.
/변중섭 기자
변중섭 기자 jusb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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