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 |
2013년 07월 05일(금) 11:31 |
前 전남도지사
前 보훈처장관
현충일에 나는 반드시 국립묘지를 찾는다. 휴전 전, 한 치의 땅이라도 더 차지하기 위해 혈투를 벌일 때, ‘철의 삼각지’ 금화전투에서 전사하신 숙부님 묘소 참배를 위해서이다. 둘러보면 수천수만의 묘비들. 그 많은 꽃다운 젊은이들이 목숨을 던져 벼랑에 선 나라를 구했기에,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이 존재하고, 산업화와 민주화의 바탕 위에서 우리가 자유로운 생활을 영위하고 있으며, 나라의 미래를 끌고 나갈 젊은이들이 힘차게 성장하고 있다는 생각에 이르면 가슴이 벅차 숙연해 진다.
내가 6·25를 겪은 것은 중학 3학년 때이다. 1950년 6월 25일 새벽에 북한군은 소련의 지원을 받은 탱크(242대)를 앞세워 38선을 넘어 질풍처럼 밀고 내려왔다. 불과 3일만에 서울에 다달았다. 우리나라는 아무런 대비가 없었다.
북한은 소련, 중국의 지원 아래 전쟁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6월 23일까지 침략준비를 마치면서 평화전술을 펼쳤다. 남로당 거두 김삼룡, 이주하와 북한 민족주의 지도자 조만식 선생을 개성에서 교환하자는 술책을 썼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우리 군은 비상경계령을 해제하고 6월 24일 장병들에게 외박과 휴가를 주었다. 마침 미국은 ‘애치슨라인’을 설정하여 한국을 극동방위선에서 재외하고 우리나라에 주둔해 있던 미군을 철수해 버린 상태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북한은 침략을 감행한 것이다.
그래도 국운이 있어 트루만 대통령은 한국의 사수를 천명하고, 6월 28일 유엔안전보장이사회가 소집되었다. 안전보장이사회는 북한의 침략을 규탄하고 소련대표가 불참한 가운데 만장일치로 유엔군 참전을 결의했다. 천운이었다. 거부권을 가진 소련대표가 참석했다면 부결될 수도 있었으나 불참한 것이다. 그리하여 유엔 깃발 아래 16개국이 참전하게 되었다.
목포는 서남쪽 끝자락에 위치하여, 수업이 계속되었다. 7월 19일 전교생을 운동장에 모아 놓고 정중섭 교장선생님께서 북한의 남침을 규탄한 뒤 무기방학을 선언했다. 나는 그날로 짐을 꾸려 고향에 돌아왔다. 공산치하와 맥아더 사령관의 인천상륙작전으로 전세가 역전되어 북한군이 패퇴하여 수복이 될 때까지 고향집에 줄곧 있었다, 그래서 공산치하와 수복과정에서 일어난 학살과 초등학교, 면사무소가 불타버린 상황을 보고 들을 수 있었다. 생명을 부지한다는 것이 얼마나 각박한 것인가를 알려준 시련기였다. 운이 따라야 생존할 수 있음을 느끼게 했다.
6·25전쟁은 엄청난 희생을 남기고 휴전을 했다. 양측이 차지한 땅을 중심으로 155마일 휴전선을 그었다. 바다에는 북방한계선(NLL)이 경계선이 되어 있다.
북한은 북방한계선을 무력화시키려 갖은 시도를 다 하고 있다. 그러나 북방한계선은 반드시 지켜내야 할 우리의 생명선이다.
자유민주주의와 공산주의는 그 승패가 이미 끝났다. 그러나 북한은 유일사상을 만들어 세습하면서, 주민의 생활은 내팽개친 채 체제유지에만 몰두하고 있다. 그 수단의 하나로 핵개발에 전념하고 있다. 문을 닫아 잠그고 고립의 길로 가고 있다.
이 시점에서 꼭 짚고 가야할 것은 역사적 사실을 왜곡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6·25전쟁은 분명히 북한의 남침에 의한 것이다. 그럼에도 북침 했다고 오도하거나, 미국이 남침을 유도했다고 주장하는 추종세력이 없지 않다. 북한 남침 유도설은 시카고대학 브루스 커밍스 교수의 ‘한국전쟁의 기원’이라는 책에서 시발한 것이다, 1990년대 소련의 비밀문건이 공개되면서 김일성이 소련과 협의하여 치밀하게 계획된 북한의 남침임이 드러난 이후, 커밍스 교수는 남침유도설을 부인하고 북한의 남침을 인정하고 있다.
그런데도 일부 교과서는 ‘6·25전쟁은 남과 북사이에서 시작됐으나 유엔군이 참전하고 뒤이어 중국이 개입하였으며 소련도 북한을 지원하였다’ 쓰고 있다. 이는 북한의 사전 계획과 도발책임을 모호하게 하고 유엔군 참전때문에 전쟁이 확대된 것 같이 왜곡하고 있다.
이러한 잘 못 된 주장을 따르는 역사관이 어린 학생들을 오도하는 일은 교육현장에서 없어져야 한다. 아울러 대한민국 건국의 정통성을 부인하거나 훼손하는 일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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