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지역경제과, “감사자체가 잘못” 황당한 해명

감사원 영암식품특화농공단지 감사결과보고서에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2013년 10월 18일(금) 09:33
국비 지원 보류 결정 내년 완공 불가능해도 “문제없다”
“농식품부 책임질 일” 떠넘기기 급급 군민들 어리둥절
영암식품특화농공단지에 대한 감사원 감사결과<본보 2013년10월11일자 보도>에 대해 군 지역경제과가 보도자료를 내고 감사원의 “감사자체가 잘못”이고, “농림축산식품부가 책임져야할 사항인데 피해는 군이 입었다”고 항변, 군민들을 어리둥절하게 하고 있다.
군 지역경제과는 특히 감사원 감사에 따라 농식품부가 내년도 국비 지원을 보류, 내년 말 완공예정인 농공단지 조성계획에 중대한 차질이 생겼음에도 “문제없다”고 강변, 국가 최고 감사기관의 감사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시정하려는 의지조차 의심받고 있다.
감사원은 지난 10월7일 홈페이지(http://www.bai.go.kr)에 공개한 ‘농림수산식품분야 세출구조조정 및 주요 재정사업추진실태’에 대한 감사결과보고서를 통해 영암읍 망호리 일원에 조성되고 있는 영암식품특화농공단지가 실수요자 입주수요가 기준에 미달하고 지역특화단지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며, 농림축산식품부에 농공단지 조성비 지원을 보류하거나 지원결정을 취소하라고 통보했다. 이에 따라 농식품부는 내년도 국비 12억7천여만원의 지원을 보류했다.
이에 대해 군 지역경제과는 특정 언론에 보도자료를 보내 “감사자체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지난 3월 감사원이 농식품부 감사를 하면서 입주의향서는 지정여건에 맞지 않다며 투자협약서 보완을 요구했고, 군은 이에 지난 8월 식품가공업체 12개 업체와 투자협약을 체결해 지적사항을 보완했다”는 것.
그러나 감사원은 결과보고서를 통해 “적발된 8개 농공단지 가운데 경북 칠곡군과 충남 논산시의 경우만 각각 2012년6월14일과 2013년3월19일 투자협약서를 보완했다”고 밝히고 이들 두곳에 대해서만 조성비 지원 보류 또는 취소 대상에서 제외했다. 군 지역경제과는 감사원 감사가 끝난 한참 뒤인 지난 8월에야 보완했다고 밝히면서도 “감사자체가 잘못됐다”고 주장한 것이다.
감사원 감사는 3월27일부터 4월5일까지 예비조사가 이뤄졌고, 4월15일부터 6월3일까지 실지감사가 이뤄졌다. 또 농식품부 등 관계기관과 질문답변을 거치는 등 의견수렴까지 거쳐 9월26일 감사위원회 의결로 감사결과가 최종확정됐다.
그러나 군 지역경제과가 내놓은 자료에 의하면 투자협약을 체결해 보완했다는 12개 업체는 투자협약 체결일이 모두 한결같이 ‘2013년6월2일’로 되어 있다. 이날은 실지감사 완료 하루 전이다. 더구나 광주, 무안, 나주, 장흥 등지에 흩어진 이들 기업과 하루에 모두 MOU를 체결했다는 것으로, 군이 보완을 위해 서류를 급조한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낳고 있다.
군 지역경제과는 또 “감사원 감사로 업무본청인 농식품부가 책임을 져야할 사항인데 피해는 영암군이 고스란히 받게 됐다”고 잘못을 농식품부에 떠넘겼다. 이와 함께 “국비 지원이 늦춰졌지만 내년에는 군비를 투입해 준공일자(2014년12월)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영암군의회는 이에 대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국비 확보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군비 먼저 투입하겠다는 내년 예산안은 삭감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설명이다.
감사원과 농식품부의 반응 역시 한마디로 “어이없다”는 식이다. 두 기관 관계자는 이구동성으로 “군 지역경제과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국기기관의 권위에 대한 도전”이라고 말했다.
군 지역경제과는 특정 언론에 보낸 보도자료를 본보에도 제시해줄 것을 요구했으나 보도자료 발송자체를 부인했다. 그러나 해당 언론은 지난 10월7일 공개된 감사원 감사결과보고서가 전국 주요 통신사와 일간지 등에 일제히 보도되었음에도 지면에 반영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군 지역경제과가 감사원 감사결과에 대한 반박자료를 특정 언론에만 배포해 언론플레이를 하려했던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낳고 있다.
한편 군 지역경제과는 지난 10월15일 ‘투자유치추진단’ 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서는 투자유치단, 인·허가분야 기업유치팀, 농·축산분야 기업유치팀, 렌터카업체유치팀 등 투자유치T/F팀을 새로 구성했다. 투자유치단은 부군수를 단장으로 청내 실과장을 망라했고, 인·허가분야 기업유치팀은 종합민원과장을 팀장으로 각 실과소 인·허가 관련 공무원을 망라했으며, 농·축산분야 기업유치팀은 친환경농업과장을 팀장으로 농축산 관련 공무원을 망라하는 식의 전혀 새로울 것이 없는 임의조직이다. T/F팀 구성이라는 모양새만 갖춘 격으로, 이보다는 군 직제에 ‘기업투자지원팀’이 있는 만큼 능력 있는 공무원들을 발탁해 전국 각지를 순회하며 기업을 찾아나서는 방식이 훨씬 효율적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렌터카업체 유치와 관련해 군 지역경제과는 지난 7월 F1주차장 부지에 렌터카업체인 SK네트웍스를 유치, 올 연말까지 100억여원의 지방세수증대효과가 기대된다고 홍보하며, 적극행정 우수사례로 자찬했으나 실제 영암군이 얻는 세수는 29억여원에 불과하고 전남도 세수가 68억원에 이른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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