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초 우거지고 폐허 방치 나랏돈 수십억 낭비

완공 앞둔 전댓들권역 종합개발사업 현장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2013년 10월 25일(금) 13:21
곤충생태체험시설 준공 2년째 운영 못해 곳곳 훼손 심각
총사업비 56억 올해 완료 불구 “무슨 사업 했나” 의구심
사업내용 농어촌공사 일괄위탁방식 등 전반 재검토 절실
올 연말 완료예정인 ‘전댓들권역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이 부실투성이다. 핵심사업인 곤충생태체험시설은 준공된 지 2년이 다되도록 방치되면서 폐허로 변해가고 있다. 냉천저수지 수변산책로 역시 관리 없이 방치되면서 훼손되고 있다. 잡풀이 우거진 곳곳에 행락객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가 쌓여있다. 명소(名所)화했다는 장군바위는 인근 주민들조차도 “체감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한마디로 “무슨 사업을 했는지 모르겠고, 나랏돈 수십억원만 낭비했다”는 지적이다.
전댓들권역 종합개발사업은 영암군에서 시행되고 있거나 계획 중인 7개 권역 종합개발사업 가운데 첫 사업이자, 가장 먼저 올해 완료되는 사업이다. 또 한국농어촌공사 영암지사(지사장 오병희)가 군으로부터 일괄위탁 받은 3개 권역 종합개발사업 중 하나다. 그만큼 의미가 있고 나머지 사업의 추진방향을 가늠할 중요 사업이다. 그런데도 영암지사는 곤충생태체험시설에 대해 “권역위원회와 영농법인이 관리하고 있다”고 말하는가 하면, 수변산책로에 대해서는 “마을을 지정해 관리하도록 했다”며 그 책임을 주민들에게 미루는 등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해 빈축을 사고 있다.
전댓들권역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은 신북면 모산리, 용산리, 명동리, 이천리 등 4개 법정마을 1천208ha를 아우르는 ‘전댓들’에 총사업비 56억원(국비 39억2천만원, 지방비 16억8천만원)을 투입하는 사업이다. 2009년부터 2013년까지 복합문화센터와 장군바위 명소화 등 문화복지사업, 고추가공시설 등 소득기반사업, 곤충생태체험시설 등 농촌관광사업, MTB휴게공간 등 운동휴양시설설치사업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 가운데 곤충생태체험시설은 전댓들권역 종합개발사업을 공모사업으로 선정되게 만든 핵심사업이다. 총사업비 6억5천700만원이 투입되어 체험관과 각종 곤충 체험장, 멸종위기종사육장 등을 갖춰 지난 2011년 준공했다.
영암지사는 이에 권역위원회로 하여금 곤충생태체험시설 운영을 위해 결성된 영농법인에 운영을 맡기는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함에도 완공 2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운영자 없이 방치하고 있다.
군과 영암지사 관계자는 권역위원회와 영농법인 간에 이견이 있기 때문이라고 흘리고 있다. 하지만 사업추진 당시 단 4곳에 불과한 곤충 사육 농가를 염두에 두고 농촌관광사업을 한다며 곤충생태체험시설을 구상한 영암지사의 책임이 커 보인다. 어쨌든 곤충생태체험시설은 방치상태가 장기화되면서 곳곳이 무너져 내리고, 잡풀이 우거져 있으며, 연못이 메워져가는 등 폐허로 변해가고 있다. 시설을 당장 가동 또는 운영하려해도 막대한 정리 및 보수비용이 필요해 군 예산의 추가 확보가 불가피하다.
총사업비 2억300만원이 투입된 냉천저수지 수변산책로 역시 마찬가지 상태다. 정자 주위는 행락객들이 버린 것으로 보이는 음식찌꺼기가 덕지덕지했다. 작은 연못은 고인물이 썩는 듯 악취와 함께 메워져 가고 있다. 덩달아 냉천저수지는 상·하류 구분 없이 ‘녹차 라떼’를 연상하게 할 정도로 심한 녹조현상을 보였다. 산책로는 잡풀로 덮여 분간이 어렵다. 영암지사는 과언 어느 누가 인적이 드문 이곳에서 한가로이 산책을 할 것으로 예상했을까 의구심도 들었다.
영암지사 정광기 지역개발팀장은 곤충생태체험시설에 대해 준공검사가 끝나 관리주체는 군이며, 권역위원회와 법인이 관리 또는 운영하고 있는 줄 안다고 말했다. 수변산책로에 대해서는 마을단위로 관리임무를 맡기고 있으나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또 현재 추진중인 MTB휴게공간조성사업 등이 끝나는 올 연말로 영암지사의 임무가 끝난다고도 말했다. 사업구상단계부터 관여했고 영암군을 대신해 전체 사업을 추진한 시행자임을 감안할 때 무책임하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영암군의회(의장 김연일)가 최근 채택한 ‘주요 건설사업장 현장방문 특별위원회’(위원장 유영란 의원)의 결과보고서도 전댓들권역 종합개발사업의 문제점을 적시하고 있다. 조경공사 식재수목이 벌써 고사되고 있고, 연못의 수량이 설계에 미달하는 등 부실시공 지적도 나왔다. 현재 진행중인 2단계사업 공사현장은 건설기술관리법에서 규정한 품질관리를 이행하고 있지 않다며 시정을 요구했다. 명동리 소교량 알루미늄 난간은 준공도 되기 전 파손되어 있고, 명동리 소교량 하류부 돌쌓기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전댓들권역 종합개발사업을 토대로 영암 관내 나머지 6개 권역 종합개발사업 전반에 대한 점검과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영암지사에 일괄위탁 하는 방식에도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본보는 앞으로 수회에 걸쳐 전댓들권역 종합개발사업을 점검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나머지 권역 종합개발사업의 개선방향도 제시할 예정이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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