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인박사 일본 묘전제를 다녀와서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
2013년 11월 08일(금) 14:16
해마다 벚꽃이 필 무렵이면 국립공원 월출산 아래 성기동에서는 국내외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들어 왕인박사를 추모하면서 한마당 축제를 벌인다. 왕인문화축제다.
월출산에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단풍이 자태를 뽐낼 무렵인 11월3일에는 일본 오사카부 히라카타시 후지사카히가시 마을에서도 왕인박사축제가 열린다. 올해로 30주년을 맞이했다.
영암군청에서는 해마다 일본에서 열리는 왕인묘전제에 참배단을 보낸다. 올해도 어김없이 11월2일부터 5일까지 3박4일 동안 고영윤 부군수를 단장으로 한 참배단을 꾸려 왕인박사 30주년 축제에 참여했다.
필자도 참배단의 일원으로 1,600여 년 전에 군서면 상대포항을 떠나 일본에 건너가 문자를 전하고 일본이 자랑하는 아스카문화를 꽃피우게 했다는 왕인박사의 발자취를 더듬어보는 뜻 깊은 체험을 했다.
왕인박사는 잘 알고 있듯이 5세기 초(백제 전지왕 2년) 일본 응신천왕의 초청으로 천자문과 논어를 들고 일본에 가서 일본문화의 기틀을 닦고 일본의 국가형성에 크게 기여함으로써 일본에서는 학문의 시조라 추앙받는 인물이다.
이러한 사실은 일본의 <고사기>와 <일본서기> <속일본기> 등에 뚜렷하게 기록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1995년에도 일본의 각계 전문가 5인이 토론을 거듭해 선정한 <일본사>를 만든 101인 중 그 첫머리에 왕인박사를 꼽고 있다.
그 동안 우리나라에서는 왕인박사에 대한 연구가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못한 상태에서 별다른 관심을 끌지 못하다가 1973년 (사)왕인박사현창회가 창립되면서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으며 1994년 영암군이 제1회 왕인문화축제를 개최하면서부터 왕인박사에 대한 연구가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왕인박사 참배단이 처음 찾은 곳은 오사카시 오오토미나미에 있는 왕인박사 신사였다. 신사 내에 있는 비석에 쓰여 있는 자료에 따르면 왕인박사 묘지는 처음에 이곳에 있었으나 지금은 히라카타시 후지사카히가시 마을로 옮겨졌다고 한다.
비록 장소는 좁고 후미진 곳에 있어 대형버스가 진입하지 못하고 걸어서 갔었지만 왕인박사를 일본인들이 신처럼 모시고 살았다는 흔적을 보니 한국인이라는 것이 자랑스럽고 가슴 벅찼다.
11월 3일 개최되는 제30회 왕인박사축제에 앞서 2일 밤에는 오사카시에 있는 특급호텔인 데이코쿠호텔 22층 연회장에서 30주년 기념축하회와 영암군 방문단을 환영하는 축하연이 3시간 동안 열렸다.
한일친선협회 회원들과 영암군 참배단, 재일교포 오사카상공회의소 관계자, 사토 아키라 자민당 중의원을 비롯한 정치인은 물론 이현주 오사카 주재 총영사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지하고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이슬비가 촉촉이 내리던 11월3일 오전에는 히라카타시 후지사카히가시 마을에 있는 왕인박사 묘지를 중심으로 조성된 왕인박사 공원에서 왕인박사 30주년 축제행사가 열렸다.
영암군이 개최하는 왕인문화축제와 규모나 다양성은 비교할 수 없이 작았지만 이 마을 사람들로 구성된 왕인총 환경수호회가 민간차원에서 30년째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는데 놀랐다.
특히 축제 끄트머리에 왕인총 근처에 있는 스가와라히가시초등학교 학생 30여명이 왕인박사 묘지 앞에서 고향의 봄과 이 학교 교가를 불렀는데 교가 가사에 왕인박사가 등장하고 있다는 말을 듣고 코끝이 찡한 감동을 느꼈다.
왕인총은 현재 오사카부 사적 제13호로 지정돼 있으며 1998년 5월 9일에 ‘왕인묘 사적 지정 60주년 기념행사’가 열리자 당시 김대중 대통령이 친서로 쓴 축하문을 보냈다. 우리나라 국가원수가 왕인박사에 보낸 최초의 관심이었다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들른 곳은 규슈 사가현 간자키시 다가와라지역의 왕인박사 신사였다. 왕인박사가 처음 상륙했다고 전해지고 있는 이곳은 요시노가리의 서북쪽 약 1km지점에 위치해 있으며 2012년 11월 4일에는 간자키시와 마을 주민들이 힘을 모아 신사 입구에 ‘왕인박사상륙전승지’라는 기념비를 세웠다.
영암군 참배단이 이곳을 방문했을 때 마을주민 20여명이 마을 어귀까지 나와 환영플래카드를 들고 따뜻하게 맞이해준 것은 물론 떠나올 때까지 자리를 뜨지 않고 2014년에 또 방문해줄 것을 요청할 정도로 친절을 베풀어 참 인상적이었다.
간자키시는 앞으로 왕인신사 입구가 좁고 주차장이 없어 이곳을 찾는 참배객들이 불편을 느낌에 따라 이를 해소하기 위해 신사 주변 1만여 평에 주차공간을 확보하고 진입로를 확장하는 등 공원화사업을 추진함으로써 왕인박사의 위상을 높이고 참배객들의 발길이 이어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한다.
왕인박사를 매개로 한 히라카타시 및 간자키시와 영암군의 교류가 활발하게 진전되고 한일친선교류의 가교가 되고 있는 왕인박사가 영암군 출신이라는데 큰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좋은 계기를 만들어 준 것이 바로 이번 영암군 왕인박사 묘전제 일본연수였다.
왕인박사에 대해 눈을 뜨게 해 준 영암군과 김일태 군수께 연수단을 대신해 깊은 감사를 표하면서 앞으로 한일친선우호협력을 위해 미력하나마 힘을 보태고 왕인박사에 대한 보다 많은 관심을 가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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