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
2014년 01월 29일(수) 11:59
최영열
전남도 종합민원실장
우리나라에서도 2006년 5월 31일 지방선거 때부터 매니페스토(Manifesto)를 도입했는데, 이는 후보들이 내놓은 공약의 실현 가능성을 따져보고 당선 후 공약을 지켜나가도록 한다는 의미를 담은 ‘참공약’ 시민운동을 말한다.
1834년 영국의 필(Robert Peel) 보수당 당수가 처음으로 도입, “겉으로만 번지르르한 공약은 순간의 환심을 살 순 있으나 결국은 실패한다”며 구체적인 공약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후 1997년 영국 노동당의 토니 블레어(Tony Blair)가 매니페스토 10대 정책을 구체적으로 제시해 집권에 성공하면서 ‘매니페스토’라는 용어는 세상에 본격적으로 알려지게 되었다고 한다.(네이버 백과사전 참조)
시민의 자유와 인권 그리고 민주주의의 종주국이라 할 영국에서도 선거 때 매니페스토를 실시하는 걸 보면 선후진국을 막론하고 공약이 남발되긴 매일반인 모양이지만, 그만큼 향후시대는 진실성 내지 진정성 그리고 신뢰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금년 6월 4일은 광역자치단체장과 광역의원, 기초자치단체장과 기초의원 그리고 교육감을 선출하는 날이다.
선거일이 앞으로 4개월 남짓 남았는데도 벌써부터 지역정가가 들썩이고 있다.
어느 선거나 마찬가지지만 선거철만 되면 무성히 쏟아지는 것이 바로 후보들의 공약이다.
실천력이나 실행 의지도 없으면서 지키지 못할 약속을 마구 내놓는다.
후보에 대한 신뢰의 척도는 뭐니 뭐니 해도 그 후보의 공약 이행 가능성이다.
후보들은 비전을 가지고 참신하고 지속가능한 발전 공약을 내놓아야 한다.
만약 유권자들이 후보의 훌륭한 공약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이는 후보의 탓이다. 후보가 공약이행 방법을 구체적으로 설득력 있게 유권자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설명하고, 유권자들이 좋은 공약임을 인식한다면 이야말로 후보가 표를 얻는 플러스 효과가 아니겠는가!
1948년 정부 수립 이래 지금까지 대통령에서부터 기초의원에 이르기까지 후보들이 늘어놓은 헛 공약집을 모은다면 아마 천 마리 소도 끌기 힘든 수레 물량이 될 것이다.
이렇듯 달콤한 말로 당선된 선거직 공무원의 수도 헤아리기 어렵게 많다는 사실 또한 불문가지다.
이런 후보들은 당선되어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 과연 무슨 일을 어떻게 얼마나 했는지, 그리고 국민의 세금을 세비니 봉급이니 수당이니 하는 명목으로 얼마나 편취했는지 묻고 싶다.
유권자를 상대로 이루지도, 지키지도 못할 약속을 하는 것은 유권자를 기만하는 사기극임이 분명하다.
필자는 이번 선거에서 만큼은 각 후보들이 신실한 공약을 내걸되 시민단체들이 나서서 공약의 실현 가능성을 철저히 검증하고 그 내용을 공표했으면 한다.
그래서 전체 유권자가 후보의 실현 불가능한 공약에 속아 투표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오성대감으로 불리는 백사 이항복 선생의 ‘백사 선생집 권2’에 言工無施 不若無言(언공무시 불약무언)이란 말이 있다.
말이 훌륭해도 행하지 않으면 말하지 않느니만 못하다는 뜻이다.
여기서 工(공)자는 보통 장인 공이라고 하지만 무엇을 잘한다, 뛰어나다 란 뜻도 있다.
공자도 군자는 말은 어눌하지만 행동은 민첩하게 하려는 사람이라고 했다. 이를 訥言敏行(눌언민행)이라고 한다.
또 熟慮斷行(숙려단행)이라는 말도 있다. 숙려는 충분히 생각하라는 뜻이고 단행은 과감하게 행동하라는 뜻이다.
후보들은 최대한 깊이 생각한 뒤 이행 가능한 공약을 내놓되 이를 실천함에 있어서는 주저함이 없어야 한다.
이번 6·4 지방선거에서는 우리 영암을 화합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이런 후보들이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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