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움 남긴 가야금산조기념관 개관식

대한민국 최초 음악기념관 개관식 ‘동네행사’ 전락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2014년 03월 30일(일) 11:11
전시실 시설물 확충, 고증작업 통해 지속 보완해야
대한민국 최초의 음악기념관인 ‘가야금산조기념관’이 개관함으로써 가야금산조테마공원이 10여년의 대역사 끝에 대부분의 공사가 마무리됐다.
가야금산조테마공원 조성사업은 영암읍 회문리 일원 2만8천636㎡의 부지에 총사업비 190억원(광특 92억9천200만원, 군비 97억800만원)을 투입해 지난 2007년부터 오는 2016년까지 추진하는 사업이다.
올해까지 모두 155억200만원(광특 75억4천300만원, 군비 79억5천900만원)이 투입되어 기념관(2천195㎡)과 전시시설(696㎡), 사당(60㎡), 야외공연장(1천500석 규모), 주차장(91면) 등이 갖춰짐으로써 사업이 대부분 마무리됐다. 군은 앞으로 잔여사업인 객사와 공방 건립 등을 추진해 체류(숙박)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한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본보가 수차례에 걸쳐 집중조명 했듯이 가야금산조기념관 개관은 가야금산조의 창시자 김창조 선생과 가야금산조의 본향인 영암군을 만방에 널리 알리는 계기다. 또 문화재청이 지난 2011년 가야금산조와 대금산조, 거문고산조 등 산조(散調)에 대해 ‘세계무형문화유산’ 등재를 결정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이번 기념관 개관은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앞당기는 기폭제가 될 것이다. 특히 등재가 결정되면 가야금산조기념관은 세계문화유산을 보존 전승하는 요람이 된다는 점에서 영암군의 새로운 ‘랜드 마크’로 발전시켜가야 할 문화관광자원임이 분명하다.
지난 3월21일 열린 가야금산조기념관 개관식은 이런 점에 비추어 아쉬움이 크다. 이는 세계적인 문화관광자원이 될 시설을 군과 군민들 스스로 그 격을 깎아내린 것 아니냐는 안타까움이기도 하다.
첫 번째 아쉬움은 가야금산조기념관 개관식이 ‘동네잔치’에 머물렀다는 점이다. 100억원에 가까운 국비가 투입된 시설공사를 마무리하는 행사에 정부 부처 관계자는 보이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전남도지사나 지역출신 국회의원의 모습조차도 보이지 않았다. 행사에 참석한 군민 또한 너무 적었다. 선거법 위반의 여지 때문인지는 모르나 전 영암군민이 자랑스러워해야할 시설물이 개관했음에도 축하 분위기는 결코 아니었다. 개관식을 찾은 국악계 한 관계자는 “적어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또는 국장, 문화재청장 또는 국장은 참석해 축사를 해야 하고, 전남도지사와 문화관광국장은 당연히 참석해야할 만큼 가치 있는 행사였는데 보이지 않았다”면서 “심지어 참석한 영암군민들의 얼굴에서도 가야금산조의 본향이라는 자부심은 느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두 번째 아쉬움은 가야금산조기념관의 핵심시설인 전시실의 빈약한 내용물이다. 디지털기술을 활용한 점에서 전시실을 찾은 군민들이 감탄사를 연발하긴 했으나 가야금산조의 모든 것을 체험하는 공간으로는 턱없이 부족해 보였다. 곳곳에 영문표기가 들어 있기는 하나 세계문화유산을 널리 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국악대전이 열리는 동안 기념관을 찾은 국악계 관계자는 “일단 수집된 자료를 보기 좋게 전시해놓았을 뿐 철저한 고증작업이나 전문적인 설명 등은 많이 부족해 보인다”면서 “그러나 일단 개관한 만큼 앞으로 보다 많은 자료가 축적될 것이고, 따라서 많은 전문가들의 자문을 거쳐 내용을 보완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조언했다.
세 번째 아쉬움은 가야금산조테마공원 자체의 위상문제다. 군은 가야금산조테마공원 인근에 기찬랜드와 기찬묏길 등을 조성해 문화관광복합단지로 만들어가고 있다. 특히 기찬랜드는 김일태 군수가 민선 4,5기 영암군정을 맡으면서 추진한 ‘역작(力作)’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가야금산조테마공원을 기찬랜드 내 ‘부속물’로 부를 것인지에 대해서는 심사숙고가 필요해 보인다. ‘기찬랜드 내 가야금산조테마공원’으로 할지, ‘가야금산조테마공원 내 기찬랜드’로 할지 속단할 일이 아니라 시간을 두고 두 시설물의 가치와 미래를 충분히 따져 결정해야 한다.
■ 가야금산조기념관 운영은?
휴일 제외 매일 개관 무료 관람 가능
개관한 가야금산조기념관의 운영을 위해 필요한 관련 조례안은 아직 마련되어 있지 않다. 그러나 기념관 내에 영암문화재단이 입주해 있어 함께 관리가 이뤄질 전망이다. 또 휴일을 제외하고는 매일 개관한다.
이에 따라 방문객들은 언제든 기념관 등 테마공원을 찾을 수 있고, 전시실을 둘러볼 수 있다. 특히 전시실에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가야금산조 등 우리 국악에 대해 쉽게 배울 수 있으며, 가야금산조 가락을 들어볼 수도 있다. 입장료에 관한 규정 역시 마련되어 있지 않아 무료 관람이 가능하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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