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골수도(孟骨水道)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 |
2014년 05월 02일(금) 10:51 |
맹골수도는 우리나라에서 조류 세기로 울돌목 다음이다. 울돌목은 이순신 장군이 명량대첩을 이끈 해남과 진도 사이의 물길을 말한다. 맹골수도의 조류 세기는 최대 6노트에 달한다고 한다. 이 때문에 크고 작은 선박사고가 끊이질 않는다. 추진기에 장애가 생겨 표류하거나 지나던 선박끼리 충돌하거나 전복 또는 좌초하는 사고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팽목항에서 철부선을 타고 조도와 관매도를 여행하는 뱃길 저 멀리 보이는 맹골군도는 어민들에게 진도각(미역)과 꽃게로 유명한 풍요의 바다요, 관광객들에겐 기암절경 바위섬들이 병풍처럼 둘러선 절경 그 자체다.
그런데 이곳이 지금 ‘통곡의 바다’로 변했다. ‘절망의 대한민국’, 그 상징이 되어버렸다. 수백의 꽃다운 젊음을 태운 여객선 세월호가 맹수처럼 거칠고 빠른 물살 속으로 가라앉는 모습을 온 국민은 생중계로 지켜보아야 했다. 선장과 선원들은 “움직이면 더 위험하다”며 승객들은 배안에 남게 한 뒤 가장 먼저 탈출했다. 절체절명의 국난 때마다 이 나라 지도자들이 보인 행태와 꼭 닮았다. 그것은 권력과 돈의 힘이면 무엇이 옳은지 그른지조차 무기력해진 ‘대한민국호의 민낯’이다.
해경으로 소방서로 “살려 달라”고 외친 우리 아이들에게 정부는 지리멸렬 허둥댔다. 시시각각 가라앉는 배 위로 간신히 헤쳐 나온 이들만 겨우 건져낸 ‘대한민국’은 더 이상 ‘나라’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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