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골수도(孟骨水道)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
2014년 05월 02일(금) 10:51
맹골수도(孟骨水道). 본래 땅이 비옥해 옥주(沃州)라 부르는 진도군 조도면의 맹골도와 거차도 사이에 있는 물길이다. 물살이 맹수처럼 거칠고 빠른 데서 유래했다. 이중 맹골도는 주변의 죽도, 명도, 몽덕도, 곽도 등과 함께 맹골군도를 이룬다. 특히 맹골도는 ‘맹수처럼 아주 사나운 바다 위에 떠 있는 섬’이라는 뜻으로 ‘매응골도(每鷹骨島)’라고 불렀다. 1789년 조선시대 인구조사 때 섬 주변에 뾰족한 바위가 많아 ‘맹골도’로 개칭했다 한다. 거차도는 동거차도와 서거차도로 이뤄져 있다. 말 그대로 ‘거친 바다’라는 뜻을 담고 있다.
맹골수도는 우리나라에서 조류 세기로 울돌목 다음이다. 울돌목은 이순신 장군이 명량대첩을 이끈 해남과 진도 사이의 물길을 말한다. 맹골수도의 조류 세기는 최대 6노트에 달한다고 한다. 이 때문에 크고 작은 선박사고가 끊이질 않는다. 추진기에 장애가 생겨 표류하거나 지나던 선박끼리 충돌하거나 전복 또는 좌초하는 사고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팽목항에서 철부선을 타고 조도와 관매도를 여행하는 뱃길 저 멀리 보이는 맹골군도는 어민들에게 진도각(미역)과 꽃게로 유명한 풍요의 바다요, 관광객들에겐 기암절경 바위섬들이 병풍처럼 둘러선 절경 그 자체다.
그런데 이곳이 지금 ‘통곡의 바다’로 변했다. ‘절망의 대한민국’, 그 상징이 되어버렸다. 수백의 꽃다운 젊음을 태운 여객선 세월호가 맹수처럼 거칠고 빠른 물살 속으로 가라앉는 모습을 온 국민은 생중계로 지켜보아야 했다. 선장과 선원들은 “움직이면 더 위험하다”며 승객들은 배안에 남게 한 뒤 가장 먼저 탈출했다. 절체절명의 국난 때마다 이 나라 지도자들이 보인 행태와 꼭 닮았다. 그것은 권력과 돈의 힘이면 무엇이 옳은지 그른지조차 무기력해진 ‘대한민국호의 민낯’이다.
해경으로 소방서로 “살려 달라”고 외친 우리 아이들에게 정부는 지리멸렬 허둥댔다. 시시각각 가라앉는 배 위로 간신히 헤쳐 나온 이들만 겨우 건져낸 ‘대한민국’은 더 이상 ‘나라’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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