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회째…지역정서와 거리 먼 ‘문화가 있는 날’

영암문화원만 지역작가 초대전 및 영화 상영 취지엔 역부족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2014년 05월 09일(금) 10:58
河미술관 도기박물관 가야금산조기념관 등 활용방안 세워야
올 들어 문화체육관광부와 문화융성위원회가 시행한 ‘문화가 있는 날’(매월 마지막 수요일)이 4회째에 이르렀으나 영암지역민들에게는 ‘그림의 떡’이자 ‘딴 나라 행사’로 전락해가고 있다. 문화시설이 없어서가 아니다. 도기박물관과 河미술관, 가야금산조기념관 등 각종 문화시설을 갖고 있으면서도 이들 문화시설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한 영암군의 기획력 부재가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영암문화원(원장 김한남)만이 ‘문화가 있는 날’ 기획행사로 지역작가 초대전과 영화 상영을 하고 있으나 이를 관람하는 군민은 극소수여서 빛을 잃고 있는 실정이다.

■ ‘문화가 있는 날’은?
영화관을 비롯한 공연장, 미술관, 박물관 등 전국에 있는 다양한 문화시설의 문턱을 낮춰 보다 쉽게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2014년1월부터 시행한 제도다.
‘문화가 있는 날’로 지정된 매달 마지막 수요일에는 전국의 주요 문화시설을 할인 또는 무료로 즐길 수 있다.
이날 전국의 주요 영화관은 할인(지역별로 일부 영화상영관은 제외될 수 있음)되고, 스포츠는 초등학생이나 더 어린자녀와 부모가 함께 입장하는 경우 프로농구, 프로배구, 프로축구, 프로야구 관람료가 50% 할인된다. 또 주요공연장도 할인 혜택이 제공되고, 전시관은 무료 또는 할인 혜택, 문화재 관람은 무료로 할 수 있다.
■ 영암지역 현주소는?
문화포털 ‘문화가 있는 날’(http://www.culture.go.kr/wday/)에 올라 있는 참여 문화시설을 보면 영암지역 ‘문화가 있는 날’의 현주소를 가늠해볼 수 있다.
우선 영화관과 공연장이 전무하다. 문화재나 ‘문화가 있는 날’ 기획행사를 여는 도서관, 기타 문화공간도 없다.
참여 문화시설로 올라 있는 것은 박물관과 미술관 등 4곳으로, 신북면의 아천미술관과 삼호읍의 영산미술관, 군립 河미술관, 도기박물관 등이다. ‘문화가 있는 날’ 아천미술관은 당일무료로 되어 있고, 영산미술관은 당일무료 및 야간개방, 河미술관은 무료관람 및 뮤지엄스쿨 운영, 도기박물관은 특별기획전 무료, 관람료 할인(가족) 등으로 게재되어 있다.
그러나 이들 박물관과 미술관 모두 ‘문화가 있는 날’을 감안해 기획전을 계획하거나 기획행사를 계획하고 있지는 않다. 또 지난 4월30일까지 네 차례 ‘문화가 있는 날’ 행사가 열리는 동안 평소보다 많은 관람객이 찾았다고 보기도 어렵다.
그만큼 군민들에게 아직도 생소한 프로그램이고, 심지어는 이런 날이 있는지조차도 모르는 군민들이 태반이다.
■ 대책은?
영암지역에서 ‘문화가 있는 날’ 기획행사를 여는 유일한 곳이 영암문화원이다. 올 들어 매월 지역작가 초대전 개최를 기획해 4월 초대작가로 현당 하상겸(84) 선생을 선정, 4월26일부터 5월15일 전시회를 열고 있다. 또 ‘문화가 있는 날’인 4월30일에는 코믹 액션영화 ‘스파이’를 상영하기도 했다.
하지만 영암문화원의 소규모 기획전과 영화 상영만으로 군민들이 ‘문화가 있는 날’을 몸으로 느끼기는 역부족이다. 더구나 전국 어느 곳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河미술관과 도기박물관, 전국 최초의 음악기념관인 가야금산조기념관 등 풍부한 문화시설을 갖고 있는 영암군의 위상에 비춰보면 영암문화원의 기획행사는 초라해 보이기까지 한다.
그렇지 않아도 동강 하정웅 선생은 본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河미술관에 대한 자신의 기증 작업이 끝났다며 “군민들이 최고의 미술관으로 가꿔달라”고 신신 당부한 바 있다. 미술관이 있는 군서면민들과 학생들부터 마을별로 작품 하나하나에 깃든 의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하기위한 면밀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
가야금산조기념관도 마찬가지다. 상시 활용하지 않으면 아무리 의미심장한 문화시설이라도 그냥 ‘빈집’일 뿐이다. ‘문화가 있는 날’이 ‘영암문화원에서 영화 보는 날’이 아니라 영암지역 각종 문화시설을 활용해 군민들이 문화향수의 기회를 누리는 날이 될 수 있도록 군 당국의 조속한 기획안 마련이 절실한 때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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