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잡음 낳은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
2014년 05월 16일(금) 11:33
여객선 세월호 참사 후속대책 논의를 위해 새정치민주연합이 지난 5월12일 개최한 의원총회에서는 6·4지방선거 후보자 공천을 놓고 전남지역 의원들의 안철수·김한길 공동대표에 대한 불만이 대거 쏟아졌다고 한다. 전남도당 위원장인 이윤석 의원은 심지어 “이렇게 혼란스럽게 할 거면 두 대표가 차라리 당을 떠나라”며 작심 발언까지 했다 한다. 당 수석대변인이기도 한 이 의원은 안 대표를 겨냥해서는 “새 정치의 기본이 기득권 내려놓기 아니냐. 안 대표는 대선 불출마 선언을 통해 먼저 새 정치를 실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 것으로 전해진다. 박지원 의원도 “구 새정치연합 측과 경선 합의를 이루기 위해 이 나이에 사나흘을 새벽 3시까지 기다리고 설득했다. 이렇게 경선·공천 합의를 이뤘는데도 지도부가 의결을 해주지 않을 수 있느냐”고 따졌다고 한다.
이런 분위기가 말해주듯 새정치민주연합의 전남지역 기초선거 공천은 ‘새 정치’를 지향한 흔적은 보이지 않고 억지와 생떼가 판을 친 난장판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다. 특히 영암을 비롯한 도내 곳곳에서 전남도당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의 결정과 공식발표를 중앙당 최고위원회가 뒤집는 파행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는 다름 아닌 새정치민주연합을 급조한 두 정치세력인 민주계와 새정치연합계의 ‘암투’의 결과물이다. 심지어 그 내용은 자고나면 바뀌는 식이었으니 개탄할 일이다. 전남지역 의원들의 지적대로 이른바 안 대표 측 인사들의 전횡이 문제다. 또 하나 더욱 분명해진 것은 기초선거 정당공천제가 이대로는 우리의 바람직한 정치문화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는 점을 또다시 확인했다는 사실이다.
사실 이번 공천과정은 여객선 세월호 참사에 따라 그 일정이 크게 지연되면서 당내 두 세력 사이의 공천 주도권 싸움을 더욱 치열하게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기초선거 정당공천체의 좋은 취지는 사라지고, 악폐만 재연됐다. 말로만 ‘새 정치’를 떠든 인사를 ‘안철수계’라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지원하고 보는 행태는 그중 하나다. 일정이 촉박하다는 이유로 거의 대부분의 경선을 여론조사로 결정하게 한 것도 문제다. 이른바 정치신인이나 전문가그룹, 여성 등의 참여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우려가 현실이 되었기 때문이다. 다름 아닌 지난 대선 때 후보자들 모두가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를 공약한 이유이기도 하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공천 작업이 마무리됐다. 하지만 기초선거 정당공천제의 폐단은 이처럼 더 이상 수수방관해서는 안 될 정도다. 좋은 대안을 찾기 위한 노력은 당장 필요하다.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
이 기사는 영암군민신문 홈페이지(yanews.net)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URL : http://www.yanews.net/article.php?aid=1325753219
프린트 시간 : 2024년 11월 19일 06:34: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