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심성’공약에 ‘네거티브’선거전까지 막판 극성

공약 가운데 상당수 이미 시행 중이거나 추진 중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2014년 05월 30일(금) 11:33
편 가르기, 공직사회 흔들기도 여전 후유증 우려
6·4 지방선거가 막판에 접어들면서 우려했던 선심성 공약이 나오는가 하면 네거티브 선거전이 도를 넘어서면서 선거 뒤 큰 후유증이 우려되고 있다.
선심성 공약은 경제사정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고, 지방재정의 여건 또한 넉넉지 않은 상황에서 나오고 있는데다, 일부 공약사업은 이미 시행하고 있는 제도도 있어 당장 눈앞의 득표만을 겨냥했다는 지적과 함께 행정력 낭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또 네거티브 선거전은 정당한 정책대결 보다는 상대 후보에 대한 ‘흠집 내기’에서 시작해 이제는 특정후보가 당선되면 불이익이 있을 것이라는 식의 유언비어 유포로까지 이어져 유권자들의 정당한 선택권 행사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관련기사 3면>
영암군수 선거에 출마한 새정치민주연합 전동평 후보와 무소속의 김일태 후보, 최영열 후보 등은 모두 5대 핵심공약을 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www.nec.go.kr)에 게재했다.
전 후보가 제시한 5대 핵심공약은 ▲65세 이상 효 수당 지원, ▲농산물 가격안정기금 조성, ▲교통복지 확대, ▲삼호읍 공원조성 및 문화센터 설립, ▲환경문제해결 등이다.
또 김 후보가 제시한 5대 핵심공약은 ▲농가호당 총생산액 전국 1위 목표 농업의 선진화, ▲행복지수 1위 복지 으뜸 군, ▲영암군의 성장엔진 가속화, ▲소득 창출형 문화관광산업, ▲희망을 창조하는 교육 으뜸 군 등이다.
최영열 후보는 5대 핵심공약으로 ▲주민 눈높이에 맞춘 행정혁신, ▲3대 거점개발과 읍면 일자리 창출, ▲강소농 육성으로 억대 고소득 농업시대 개척, ▲주민 삶을 보장하는 복지 혁신, ▲학생이 만족하고 학부모가 안심하는 교육혁신 등을 제시했다.
이들 후보가 제시한 공약 가운데 전 후보가 제시한 ‘65세 이상 효 수당 지원’의 경우 ‘경로효친의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고, 65세 이상 노인들의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보장’하기 위한 것으로, ‘영암군 거주 만 1년 이상 된 65세 이상 노인 1만3천여명에게 매월 5만원씩 지급’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전 후보의 ‘효 수당’ 지원 공약은 김일태 군수가 이미 지난 2007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장수 수당’과 같은 취지여서 전형적인 선심성 공약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실제로 군이 이미 시행하고 있는 ‘영암군 장수수당 지급조례‘는 ‘경노효친의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고, 노후생활의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장수하는 노인들에게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영암군 관내에 1년 이상 주민등록을 두고 계속 거주하고 있는 75세 이상 노인에게 월 3만원을 지급’하도록 된 것을 올 하반기에는 65세 이상으로 연령을 낮추고 수당도 6만원으로 상향 지급할 계획으로 있다.
더구나 보건복지부는 7월 기초연금 지급을 앞두고 전국 각 지자체들의 유사 수당이 중복된다며 폐지를 권고하는 상황에서도 군이 노인복지를 위해 시행하고 있는 제도이기도 하다.
군 관계자는 “공약인 만큼 후보자가 이를 제시할 수는 있지만 같은 취지의 노인수당을 또 신설하는 것은 예산낭비적인 요소가 있어 어려울 것 같다”고 지적했다.
전 후보가 제시한 교통복지 확대도 같은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군내버스가 들어가지 않는 오지마을에 100원 택시를 운행’한다는 계획은 이미 군이 ‘마을택시’라는 이름으로 계획을 수립, 전수조사와 의견수렴 등을 거쳐 올 하반기 관련 조례 제정과 함께 농림축산식품부가 추진하고 있는 ‘농촌형 교통모델 발굴사업’에 따른 공모를 신청할 계획으로 있다.
군이 계획한 마을택시는 오지마을에 거주하는 주민에 한정해 지정된 택시사업자가 소정의 이용요금을 받은 뒤 마을대표자와 이용주민의 확인을 거쳐 청구서를 제출하면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전 후보가 제시한 100원 택시와 요금(마을택시는 500원)만 다를 뿐 방식은 같다.
선거전이 막판에 이르면서 네거티브 선거전도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초반 상대 후보에 대한 근거 없는 흠집 내기 위주였던 네거티브 선거전은 막판에 이르면서 ‘A후보가 당선되면 반대한 단체에 불이익을 줄 것’이라느니, ‘B후보가 당선과 함께 단행할 군청 인사안을 이미 확정했다’느니 하는 식의 편 가르기나 공직사회를 흔들려는 시도로까지 이어지면서 심각한 후유증이 우려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일부 후보들 사이에 국민권익위원회 청렴도 조사결과 매년 최하위에 맴돌고 있고 부패해 있다는 식의 근거 없는 주장이 마치 사실인양 거론되고 있어 매우 유감스럽다”면서 “특히 공직사회를 겨냥한 흔들기는 어느 후보를 막론하고 삼가야할 일”이라고 지적했다.
지역정가 한 관계자도 “선거가 막판에 이를수록 선심성 공약이 난무하고 네거티브 선거전 양상을 보이는 것이 과거 잘못된 관행인데 이번 선거에서도 되풀이 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면서 “특히 선심성 공약에 대해서는 유권자인 군민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전남도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박병칠)는 지난 5월21일 기초단체장선거의 영암군 등 도내 14개 시군을 혼탁선거구로 지정했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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