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끝난 영암지역사회 최대 화두는 ‘화합과 통합’

찢긴 민심 봉합은 당선자들의 몫 포용력 발휘 절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2014년 06월 13일(금) 09:46
유권자들에 대한 初心도 중요 공약실천계획 밝혀야
선거는 끝났다. ‘다수결(多數決)’이 원칙인 이상 결과엔 깨끗이 승복할 일이다. 선거는 그럼에도 후유증이 남기마련이다. 이는 패자(敗者)의 승복만으론 극복하기 어렵다. 패배는 패자만의 것이 아니라 그를 지지한 유권자들의 상실감과 허탈감이기도 한 때문이다. 승자인 당선자에게 화합과 포용을 절실하게 요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6·4 지방선거 중 영암군수 선거에서는 적극적 지지층 뿐 아니라 사회단체, 향우회까지 나서 특정후보를 지지선언하고 나섰다. 민주주의가 정착된 나라에선 지극히 당연한 일이지만 선거 때마다 분열이 극심한 우리 사정에 비추면 ‘과열(過熱)’이다.
영암군의원 선거는 출신지역별로 자기지역 후보들에게 ‘몰표’를 던지는 극심한 ‘지역주의’ 경향을 보였다. 사실 투표가 별로 이성적이지 못한 행위임을 감안하면 딱히 이상할 것도 없다. 하지만 지방선거가 지역의 살림살이를 맡아서 할 일꾼들을 뽑는 목적인 점에서는 우려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런저런 사정에도 불구하고 승자에게 화합과 포용을 요구하는 뜻은 딴 데 있지 않다. 바로 선거로 인해 갈기갈기 찢어진 민심을 하나로 봉합하는 책임이 승자에게 주어져 있기 때문이다. 또 지역주의처럼 선거 때마다 되풀이되곤 하는 폐단을 영원히 추방하기 위해서다.
선거가 끝난 뒤 영암지역 목 좋은 곳에는 당선 축하 플래카드가 줄지어 내걸려 있다. 그중 가장 축하받아야할 군수 당선자를 언급한 플래카드는 보기 드물다. 그 많고 많은 사회단체들이 내건 플래카드는 눈을 씻고 찾아도 없다.
전동평 영암군수 당선자는 이를 결코 가벼이 보아 넘겨선 안 된다. 선거기간 상대 후보를 지지선언 한 탓이고, 별 면목이 없기 때문으로 치부해버려서도 안 된다. 설령 사회단체들이 지지 선언한 특정후보가 낙선되었다고 하더라도 승자를 축하하는 플래카드를 당당하게 내거는 지역사회 분위기를 만드는 일은 전 당선자가 임기 중 꼭 해내야 할 일이다. 이는 곧 지역의 일꾼을 뽑는 선거를 축제로 만드는 일이기도 하다.
김일태 군수는 선거기간 자신의 과거 행적을 반성하며 ‘화합과 통합’의 선거운동에 매진했다. 하지만 결과는 ‘참담한 패배’였다. 김 군수 스스로도 인정하고 있듯이 지난 선거 때와 군정 추진과정에서 생겨난 이른바 ‘안티세력’을 배척하려만 했을 뿐 제대로 포용해내지 못한 탓이다. 전 당선자에게 포용을 요구한 뜻은 다름 아닌 이런 김 군수의 전철을 밟지 말라는 충고이기도 하다.
전 당선자가 해내야할 또 하나의 과제는 ‘초심’을 잃지 않는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승리를 위해 어쩔 수 없이 늘어난 측근들 단속에 신경 써야 한다. 할 수 있다면 과감한 정리도 필요하다. 늘어난 측근들에게 한 번 두 번 휘둘리기 시작하면 처음에 의도했던 군정 추진방향까지도 어긋나기 십상이다. 무엇보다 전 당선자가 명심할 일은 ‘민심은 변하고 움직인다.’는 엄연한 현실이다. 더구나 한번 떠난 민심은 어떤 대책도 무효하다는 점은 전 당선자 스스로 간접체험 했을 터이다.
전 당선자를 비롯해 영암지역 6·4 지방선거 당선자들이 꼭 챙겨야할 일 가운데 공약을 철저하게 이행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당선의 쾌감에 도취되어 있을 일이 아니다. 당장 공약을 어떻게 이행할지 실행계획을 군민들에게 내놓아야 한다. 지키지 못할 공약임에도 표를 의식해 내걸었다면 유권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하면 될 일이다.
지역사회 곳곳에 생채기를 남긴 선거는 끝났다. 당선자들의 흥분은 이젠 진정해야할 때가 되었다. 영암지역사회의 화두가 ‘화합과 통합’임은 이제 상식이다. 패배의 상실감과 허탈감에 빠진 군민을 끌어안는 군정책임자의 모습이 절실하게 필요한 때다. 자기 출신지역 뿐 아니라 다른 지역 숙원사업까지 꼼꼼하게 챙기는 ‘발로 뛰는’ 전남도의원과 영암군의원의 모습을 정말 보고 싶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이 기사는 영암군민신문 홈페이지(yanews.net)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URL : http://www.yanews.net/article.php?aid=1336066274
프린트 시간 : 2024년 10월 19일 21:4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