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지방선거 분석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
2014년 06월 13일(금) 10:14
지난 6월4일 치러진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로 당선자들이 모두 가려졌다. 이들은 오는 7월 출범하는 민선 6기 지방자치를 이끌어가게 된다.
투표율 68.34%로 전국평균을 크게 상회하는 등 그 어느 때보다도 유권자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 치러진 이번 지방선거는 선거별로 뚜렷한 지역주의성향이 두드러졌는가 하면, 여론조사 무용론이 제기될 정도로 밑바닥 민심과 조사결과가 배치되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번 영암지역 6·4 지방선거 결과를 분석했다. <편집자註>
■ 영암군수 선거 결과분석
투표실시 전 각종 여론조사와 정반대 결과 ‘무용론’ 대두
후보자마다 적극 대비가 여론측정 정밀성 상실 원인인 듯
‘한번 떠난 민심 되돌리기 어렵다’…후보자 모두 되새겨야
영암군선거관리위원회의 후보자별 득표수 집계에 의하면 영암군수 선거는 전동평 당선자의 압도적 승리로 분석된다. 전 당선자는 영암군 11개 읍면 가운데 금정면을 제외한 10개 읍면에서 김일태 후보를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선관위 최종 집계에 따르면 전 당선자의 득표율은 50.7%, 김 후보는 36.6%였고, 최영열 후보는 12.7%였다.
이런 영암군수 선거결과는 투표 전 언론사를 비롯한 각 후보들의 여론조사결과와 상반된 것일 뿐만 아니라, 이미 전 당선자에게로 기울어진 민심은 선거 막판 김재원 예비후보의 지지유세도 전혀 먹혀들지 않을 정도였음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선거결과와 여론조사결과가 정반대로 나타난 점과 관련해서는 앞으로 각종 선거에서 여론조사결과를 더 이상 신뢰할 수 없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을 정도다.
실제로 6·4 지방선거에 따른 각종 여론조사의 결과 공개가 전면금지(5월29일)되기 전 실시된 한 신문사 여론조사에서는 김일태 후보의 지지도가 45.8%인 반면, 전동평 후보의 지지도는 39.6%로 나타났다. 당선가능성에서도 김 후보 47.1%, 전 후보 40.9%였다. 또 비슷한 시기 한 방송사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비록 오차범위이기는 하나 김 후보(37.9%)가 전 후보(37.3%)를 앞섰다.
이뿐만이 아니다. 여론조사의 결과공개 금지기간 새정치민주연합이 자체 조사한 여론조사에서도 김 후보는 전 후보에 6∼7%p 앞선 것으로 나타났고, 중앙당이나 전남도당이나 사실상 가망이 없는 것으로 볼 정도로 전세를 뒤엎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됐다.
또 김일태 후보가 선거 막판까지 자체 조사한 여론조사결과도 전 후보에 6∼7%p 앞서고 있을 뿐만 아니라 소폭이긴 하지만 지지율 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선거결과는 이와는 정반대였다. 득표율 격차도 전 당선자가 김 후보에 무려 14.1%p차로 앞섰다. 왜 이런 결과가 나타났을까?
이와 관련해서는 여론조사가 각 정당의 공천후보를 가리는 중요한 수단으로 활용되는 등 그 중요성이 커지자 각 후보자들이 이에 적극적으로 대비하면서 여론을 측정하는 잣대로서의 정밀성이 그만큼 떨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유력한 것 같다. 실제로 이번 선거에서 두 후보자가 어떤 방식으로 여론조사에 적극적으로 대비했는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여론조사 결과치가 선거결과에 근접하기는커녕 정반대였다는 점에서 향후 여론조사기관이나 후보자들의 고민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게 됐다.
이번 선거결과는 특히 김 후보에게 뼈아픈 교훈을 안겼다. 김 후보는 새정치민주연합의 공천에서 배제되자 영암지역사회단체들의 지지를 받은 ‘군민후보’임을 내세워 ‘화합과 통합의 선거대책위원회’를 꾸리는 등 민심잡기에 안간힘을 쏟았으나 지역사회 곳곳에서 이미 등을 돌린 민심을 다잡기는 역부족이었다.
실제로 영암군수 선거의 지역별 득표율을 보면 김 후보는 금정면에서 49.2%를 얻어 42.4%를 얻은 전 당선자에 앞섰으나 나머지 10개 읍면에서는 크게 패했다. 특히 새정치민주연합에서 전 당선자와 최종 경선을 벌인 끝에 탈락한 김재원 예비후보의 지지유세에 힘입어 유권자가 가장 많은 삼호읍에서 타 지역에서의 열세를 만회할 만큼의 득표율을 얻게 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결과는 정반대였다. 오히려 전 당선자가 51.4%의 득표율을 기록한 반면 김 후보는 33.2%에 머물렀다. 이는 김 예비후보의 지지도가 곧 김 후보의 지지로 옮겨지지 않는 ‘투표의 역설(voting paradox)’로도 설명할 수 있겠으나, 김 예비후보까지도 ‘치명상’을 입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분석도 있다.
■ 전남도의원 선거 결과분석
김 당선자 삼호읍에서 선전하고 ‘기호2번’ 적극 활용 주효
여론조사결과와도 일치…이 후보 패인은 진보정당 분열 탓
전남도의원 제2선거구(삼호읍, 군서면, 서호면, 학산면, 미암면)의 득표율을 분석해보면 새정치민주연합 김연일 당선자의 압도적인 승리다. 김 당선자가 얻은 득표율은 53.1%로, 통합진보당의 최국진 후보(7.2%)와 정의당의 이보라미 후보(39.7%)가 얻은 득표율을 상회한다.
김 당선자는 투표 전까지 자체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이 후보에 10%p 이상 앞선 것으로 나타나 승리를 자신하고 있었다. 영암군수 선거와는 달리 그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당초 예상보다 득표율 격차가 훨씬 크게 나타났다.
김 당선자의 여론조사결과가 선거결과와 맞아 떨어진 이유는 앞서 지적한대로다. 즉 김 당선자는 비교적 쉽게(?) 새정치민주연합의 공천을 받아 최종 공천장을 따내기 위해 여론조사에 적극적으로 대비해야 할 필요가 없었고, 따라서 여론을 거의 정확히 파악할 수 있었다고 볼 수 있다.
김 당선자가 승리한 가장 큰 원인은 삼호읍에서 비록 이 후보(49.0%)에 조금 뒤지기는 했으나 예상했던 만큼의 득표율(43.6%)을 기록했다는 점이다. 김 당선자는 선거운동과정에서 현대삼호중공업의 협력업체 대표로 활동한 경력을 앞세워 근로자와 가족, 삼호읍민들에게 적극적으로 어필해 결과적으로 높은 득표율로 연결했다.
반대로 이 후보 입장에서는 진보 정당의 후보가 분열되면서 현대삼호중공업 근로자들의 표를 집중시키지 못했고, 다른 지역에서의 열세를 만회할 정도의 득표율에 실패한 것이 결정적인 패인인 것 같다.
또 삼호읍 외의 지역에서는 김 당선자가 당선증과도 같은 ‘기호2번’을 적극 활용한 반면에, 이 후보는 유권자들에게 통합진보당과의 선명성을 납득시키는데 실패한데다, 진보정당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신의 벽도 넘지 못한 것이 패인으로 지적된다.
■ 영암군의원 선거 결과분석
읍면별 출신 후보자들에 ‘몰표’ 지역주의 투표성향 뚜렷
박찬종 당선자 라이벌이자 6선 박영배 당선자에 판정승
현대삼호중공업 출신 유력후보 최웅섭 탈락도 이변 지적
영암군의원 선거는 단일선거구인 나선거구(삼호읍)를 제외하고는 모두 지역주의가 두드러졌다. 읍면별로 출신 후보들에게 ‘몰표’에 가까운 지지표가 던져졌다.
가선거구(영암읍, 덕진면, 금정면, 신북면, 시종면, 도포면)의 경우 새정치민주연합 이하남 당선자가 28.1%로 득표율 1위, 새정치민주연합 박찬종 당선자가 27.5%로 득표율 2위, 무소속 박영배 당선자가 득표율 24.5%로 3위를 기록했다.
반면에 김영봉 후보는 출신지역인 시종면에서 65.4%의 지지를 얻었고, 후보를 내지못한 인근 지역인 도포면에서 30.6%를 얻으며 선전했으나 득표율 4위에 그쳐 재선에 실패했다.
득표율 1위를 차지한 이하남 당선자는 출신지역인 신북면에서 72.7%라는 몰표에 가까운 지지를 얻었다. 이를 토대로 무주공산인 도포면과 금정면에서 30.7%와 27.3%의 지지를 얻었고, 덕진면(19.5%), 영암읍(13.9%), 시종면(16.5%) 등 나머지 지역에서도 그런대로 괜찮은 득표율을 기록함으로써 부인(유영란 의원)에 이어 영암군의회 입성에 성공했다.
박찬종 당선자는 ‘라이벌’인 박영배 당선자와의 경쟁에서 판정승했다. 영암읍에서 39.7% 대 28.6%로 앞섰고, 덕진면에서는 44.8% 대 28.8%로 크게 앞섰다. 또 신북면과 시종면, 도포면 등에서도 조금 앞섰다. 유일하게 금정면에서만 27.4% 대 35.1%로 뒤졌을 뿐이다.
반대로 박영배 당선자는 출신지역인 영암읍과 덕진면, 금정면에서 무난한 득표율을 올렸고 도포면에서도 나름 성과를 거둬 6선에 성공했다.
나선거구에서는 당초 정의당 최웅섭 후보의 당선이 유력할 것으로 점쳐졌으나 새정치민주연합의 강찬원 후보가 득표율 33.1%로 1위로 당선됐고, 역시 새정치민주연합의 김철호 후보가 득표율 25.7%로 2위로 당선됐다. 최 후보는 무소속의 김상일 후보가 얻은 21.2% 득표율보다도 낮은 20.0%의 득표율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이는 전남도의원 선거에 출마한 이보라미 의원의 경우처럼 현대삼호중공업의 지지표를 결집해 높은 투표율을 이끌어내는데 실패한데다 진보 정당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신도 한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최 후보가 현대삼호중공업의 지지표만 의식, 삼호읍민들에 대한 선거운동을 게을리 한 탓도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두 마리의 토끼 모두를 잡지 못한 것이 결정적 패인이라는 지적이다.
강찬원 당선자가 득표율 1위를 차지하며 당선의 영예를 차지한데 대해서는 삼호읍이 영암군의 새로운 중심지가 되어야 한다는 삼호읍민들의 복잡한 속내(?)가 깔려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 당선자에게는 힘을 실어주며 다시 의정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를 터주었고, 반면에 김철호 당선자에게는 무소속의 김상일 후보에까지 지지표를 나눠 던져줌으로써 분발(?)을 기대하는 의미라는 것이다.
다선거구(군서면, 서호면, 학산면, 미암면)의 경우 그야말로 지역주의 성향 외엔 달리 설명할 길이 없는 것 같다.
득표율 1위로 당선의 영예를 차지한 조정기 당선자는 출신지역인 학산면에서 53.8%, 미암면에서 50.3%의 득표율을 얻은 것이 발판이 됐다.
또 박영수 당선자 역시 출신지역인 서호면에서 63.2%의 득표율을 얻었고, 이를 디딤돌 삼아 학산면(30.3%)과 미암면(30.5%)에서도 높은 득표율을 얻어 3선 고지에 오를 수 있었다.
반면에 무소속 조재준 후보는 출신지역인 군서면에서 61.8%의 몰표에 가까운 득표율을 얻었으나 나머지 지역에서 열세를 면치 못한 것이 패인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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