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6기 지방자치를 다시 생각한다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
2014년 06월 13일(금) 10:26
조영욱
시인
6·4 지방선거는 끝났고, 승패는 갈렸다. 당선된 분들께는 축하를, 낙선한 분들께는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최선의 민주주의는 모든 국민이 참여하는 직접민주주의이다. 그러나 현대사회에서는 직접민주주의가 이루어지기 힘들어 대부분의 나라에서 선거를 통한 간접민주주의 즉 대의민주주의를 택하고 있다.
민주주의의 꽃은 선거이다. 적임자가 없다하더라도 차선의 후보를 뽑아야 하는 맹점이 있다. 서로 공정한 경쟁을 해야 하는 만큼 엄격한 룰을 적용한다.
그러나 선거법이 엄격한 룰인지는 다시 검토해 보아야 한다. 무소속 후보는 무조건 불리하다. 그래서 서로가 정당 공천을 받으려 애를 쓰고, 그 과정에서 과열되고 과열은 불법혼탁을 낳는다. 중앙당에서까지 지원을 받는 정당공천 후보와 혈혈단신으로 선거를 치르는 무소속후보와의 경쟁은 조직 대 개인의 싸움이다. 지금은 예비후보 등록 제도가 있어 조금 보완된 면이 있지만 특별한 경우가 아니고는 처음부터 승패가 정해진 것이나 다름없다. 그만큼 무소속후보의 입지는 좁을 수밖에 없다.
특히 기초자치단체에서 서로 공정한 게임을 하기 위해서는 정당공천제를 폐지해야 마땅하다. 그렇잖아도 재정자립을 못해 중앙정부에 예속되다시피 한 마당에 정당까지 개입한다는 것은 지방자치의 본질을 훼손하는 일이다. 중앙정부가 할 일은 지방자치단체가 재정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국세를 지방세로 과감히 전환하고 권한까지 대폭 위임해야 한다. 오죽하면 전국의 모든 기초자치단체가 서울출장소를 두고 있겠는가! 재정과 권한이 대폭 지방정부로 이관 되지 않고서는 중앙정부의 간섭과 통제에서 벗어날 수 없으며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이는 23년 전 지방자치가 부활되던 때부터 잠재되어 있었던 문제이다. 지금도 고질적인 문제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는 것은 지방자치 발전이 더딜 수밖에 없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지방자치의 핵심 축은 행정자치ㆍ주민자치ㆍ교육자치다.
행정자치는 중앙정부에 예속된 고리를 끊어내면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광역자치단체)와의 마찰을 최대한 줄이며 기초자치단체로서 풀뿌리민주주의를 정착시키는 것이다. 공무원도 단체장도 의원도 모두 도민과 군민의 공복이다. 개인적 출세 수단도 가문의 영광도 아니다. 도민 위에 군민 위에 군림해서는 안 된다. 모든 구성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우리고, 아픔을 어루만질 수 있어야 하며, 눈물을 닦아 주어야 하고, 단 한 사람이라도 억울함이 없어야 한다.
주민자치는 풀뿌리 민주주의의 요체이다. 크고 작든 간에 주민들의 요구와 의견에 귀 기울여 찬성과 반대에 대해 편견과 편향이 없이 최선의 합의를 이끌어내 반목과 갈등을 무마하는 중립적 조절자로서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늘 주민이 주체이고, 주민이 의사결정을 하도록 조력자가 되어야 한다. 그런 과정에서 주민자치의 새로운 모델이 만들어 질 것이다.
교육자치는 실종되었다. 교육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을 내세워 교육자치에 간여하지 못하도록 손발을 묶어놓고 교육의원을 없애 버린 채 정당공천으로 당선된 지방의원으로 하여금 교육위를 꾸려 교육을 좌지우지 한다는 것은 위헌적 요소가 다분하다.
진보적 교육감이 대거 당선하자 그마저 직선제를 폐지하겠다는 것 또한 교육에 대한 정치개입이다. 6·4 지방선거에서 집권당이 특정지역을 빼고 패배했다면 지방자치마저 폐지하자고 할까 두렵다. 현재 지방자치가 얼마나 취약한지 얼마나 당과 중앙정부에 예속 되어 있는지 그 위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단면이다.
끝으로 선거로 인한 후유증을 하루 빨리 극복하고, 자치다운 자치가 이루어지는 영암군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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