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시장 전면개방, 식량 자급자족 못하면 재앙 온다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
2014년 07월 28일(월) 17:11
조영욱
시인
예견된 참사가 또 터졌다. 정부는 18일 쌀시장 전면개방을 선언했다. 이는 식량주권 포기 선언이며 이로부터 농업기반이 붕괴되는 참사는 농업이 몰락하는 참극으로 이어져 마침내 온 국민이 끼니를 걱정하는 재앙으로 귀결 될 것이다. 아직 협상 기한이 남아 있고, 협상에 유리한 국면임에도 미리 두 손 두 발을 들어 항복 선언부터 한다는 것은 역시나 무능하고 무책임한 정권임에 틀림없다. 93년 14대 대선 당시 김영삼 후보는 대통령직을 걸고 쌀시장 개방만은 막겠다고 호언장담했지만 대통령이 되자마자 쌀시장 개방을 받아들여 95년부터 쌀 수입 물꼬를 텄다. 2012년 18대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는 농업은 시장논리에만 맡길 수 없으므로 농업문제만큼은 직접 챙기겠다고 큰소리 쳤지만 쌀시장 개방을 완성했다.
정부는 내년 초로 관세화 유예조치가 끝나고, 우리도 수출하려면 쌀시장 전면개방은 불가피하다고 항변한다. 그러면서 여러 나라와 맺은 자유무역협정(FTA) 및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과 협상에서 관세철폐나 관세를 인하하는 양허대상에서 쌀을 제외하기 위해 협상하겠다고 한다. 협상 의지가 없어 보인다. 이명박 정부에게 당해 봐서 반드시 관철 시키겠다고 해도 그 저의를 의심하고 믿을까 말까 하는 판국에 협상하겠다니 참 한심하다. 노력은 했는데 안 됐으니 어쩔 수 없다는 자포자기를 이미 내포하고 있다. 세계무역기구(WTO)는 “농업 등 취약산업에 대한 정부지원 중단”으로 압박하고 있어 쌀 관세화는 공염불이 되기 십상이다. 자동차·반도체·전자 등 주력 상품을 수출하기 위해서는 통상압력에 시달려야 하고, 그 대가로 점점 쌀 관세율을 낮추는 방법 밖에 없어 농업이 희생양이 됨 것임은 명약관화하다.
지금 한중 FTA 체결이 눈앞에 다가왔다.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이제 우리 농촌이 붕괴되고, 농업이 몰락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차례 상에 올라갈 제수용품이 쌀 빼고는 수입산이라 푸념했는데 완전 점령당할 날이 머지않았다. 째깍째깍 초시계를 재고 있다. 참여정부는 2004년 추곡(벼)수매제도를 폐지했다. 남은 쌀은 북한에 원조하며 재고량을 맞췄다. 그러나 남북교류가 전면 중단된 이명박 정부에서는 쌀 재고량과 해마다 늘어난 수입쌀을 감당해내지 못했다. 앞으로 값싼 수입쌀이 밀물 듯이 들어오면 소득은 낮고 엥겔계수가 높은 서민들은 가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수입쌀을 먹을 수밖에 없다. 그러면 우리 쌀은 공급과잉이 되고, 가격이 폭락하고, 농가는 벼농사를 포기하고, 농촌은 파탄 나고, 쌀 자급이 붕괴 되는 악순환이 되풀이 돼 재앙이 올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쌀 자급률은 78% 정도로 잡곡류 등을 포함한 식량자급률은 불과 25%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이렇게 낮은 이유는 국내 생산량에 비해 수입량이 거의 3배에 이르기 때문이다. 가까운 장래에 10%대로 떨어질 것이고, 그리되면 심각한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위기에 직면하는 순간부터 재앙은 시작된다. 우리 주식은 쌀이다. 아무리 배가 불러도 밥을 먹지 않으면 밥을 먹지 않은 것이다. 현재 인류가 직면한 가장 큰 위기는 식량문제다. 세계적으로 아프리카와 북한 등 3천만 명이 아사상태에 놓여 있고, 8억 명이 하루 한 끼 식사로 연명하고 있으며, 10억 명이 하루 1달러 미만으로 생계를 꾸리고 있고, 15억 명이 영양실조로 고통 받고 있다. 이는 자급자족을 못하면 죽을 수밖에 없음을 증명한다.
세계식량농업기구(FAO)는 앞으로 30년 동안 심각한 식량위기가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기상이변과 사막화, 물 부족 등으로 인해 해마다 세계 곡물 생산량은 급속히 줄고 있다. 곧 세계 곡물시장은 요동을 칠 것이고, 식량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아 가난한 순서대로 굶어죽어야 하는 비극이 빚어지지 말라는 법이 없다. 미국이 세계 1강이 된 것은 군사력과 경제력, 달러를 쥐고 있는 외에 세계 최대 식량 생산국이요 수출국이기 때문이다. 국가안보에서 최고무기는 핵무기가 아니라 식량이다. 국민과 국가안보를 위해서도 식량주권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식량은 인간이 생존하기 위한 첫 번째 조건이요 그 무엇보다 우선하는 생존법칙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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