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브라질 월드컵이 남긴 것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 |
2014년 08월 01일(금) 10:44 |
영암교육지원청 교육미래위원장
前 영암여자중·고등학교 교장
지난 6월30일 조별 리그 탈락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든 한국 축구 대표팀이 인천 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였다. 환영하는 팬들보다는 ‘근조’ ‘한국축구는 죽었다’는 현수막을 들거나 축구 대표팀을 향해 호박엿 사탕을 집어 던지는 광경이 TV 방송을 통해 송출됐다.
반면 ‘전차군단’ 독일은 7월14일 (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경기장에서 열린 아르헨티나와의 결승전에서 연장 후반에 터진 마리오 괴체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이기고, 15일 수도 베를린에서 열린 귀국 환영 행사에서 수백만 팬들에게 열렬한 환호를 받는 광경이 TV 방송을 통해 방영됐다.
그런가 하면 독일과의 4강전에서 1-7로 참패를 당한 후 2경기 연속 패하며 4위에 머문 주최국 브라질의 상파울로 시민들은 폭동을 일으키고 ‘차라리 하지 말았어야 할 월드컵 경기’라고 분노하며 울분을 토로하였다.
이렇듯 우리는 지난 2014년 6월 브라질 월드컵 경기가 개최되는 동안 새벽잠을 못자고 눈을 비벼가며 중계방송을 시청하면서 축구경기를 통하여 다시 한번 사람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가치와 삶의 본질을 새삼 깨달았다.
지구촌이라 불리우는 글로벌 경쟁시대에 승자가 되기 위해서는 능력을 기른 자만이 살아남는다는 현실의 아픈 교훈을, 또한 패자들을 너무도 쉽게 가차 없이 외면해 버리고 심지어 매도하는 일이 정도에 너무 벗어나서는 안 된다고 혼자서 조용히 생각해 보았다.
지난 27일 브라질 월드컵 벨기에와의 조별리그 3차전이 끝난 뒤 한국 축구 대표팀 막내인 손흥민(22) 선수는 “졌다는 사실이 너무 싫다. 막내로서 형들에게 제 몫을 하지 못한 것 같아 너무 미안하다”고 울먹였다.
이어 “나도 이기고 싶은 마음이 강한 사람이다. 16강 진출 실패에 대해 책임감을 느낀다”며 입술을 깨물었다. 손홍민 선수만이 그런 마음이었으랴. 다른 선수들도 말은 하지않았지만 충분히 공감하고도 남는 일이었다.
TV 방송을 지켜보고 있는 나도 가슴이 아팠다. 달려가서 선수들의 등을 다독여 주며 “잘 했어, 괜찮아”라고 위로해 주고 싶은 마음이 뜨거웠다. 국가의 명예를 짊어지고 출전한 선수들은 우리가 기대하는 이상으로, 그리고 훨씬 더 많이 상대편의 골문을 가르고 싶은 투혼으로 자신을 담금질하고 각 경기에 임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적이 좋지 않은 결과로 나타났다. 이겼다고 열렬한 환영을 보내고 패하였다고 손가락질하는 이런 비틀어진 관심은 축구 경기뿐만 아니라 어쩌면 우리 생활에 깊숙이 들어와 습관처럼 되어버린 듯 한 정글의 논리와 너무나 흡사한 것 같아서 수치스러운 생각이 들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전동평 영암군수는 취임사에서 초·중·고 교육 경쟁력 강화를 위한 특별지원책을 마련하여 추진하고, 축구부와 야구부를 창단하는데 지원을 약속하였다. 뿐만 아니라 영암의 교육 체육 그리고 가야금을 비롯한 모든 분야에서 재능있는 인재들을 발굴하여 지원하고 지(知), 덕(德), 체(體)와 영성(靈性)을 고루 갖춘 우리 영암의 아들, 딸들을 육성하여 세계 어느 무대에서 그 주인공으로서 그 기량을 마음껏 발휘하고 활동하며 행복한 삶을 살아 갈 수 있도록 그 기반을 닦겠다고 하는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영암의 내일에 희망이 있으려면 교육력을 배양할 수 있는 정신풍토와 유소년시절 기본에 충실한 분위기가 조성되기를 기대하며, 교육의 마른 갈증을 촉촉이 적셔 줄 전동평 영암군수님에게 다시 큰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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