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고 명문棋戰 자리매김, 영암군은 ‘강 건너 불구경’

조훈현 국수 때문에 생긴 사실상 영암군 행사 불구 홍보·수용대책은 전무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2014년 08월 14일(목) 10:42
좌초 상태 ‘바둑테마파크’ 두고두고 아쉬움…군, 뒤늦게 정상화 계획 검토
‘2014 국수산맥 국제바둑대회’가 국내 최고의 명문기전(棋戰)으로 자리매김하며 3일간의 열전을 마무리했다.
특히 이번 대회에는 영암 출신 조훈현 국수(國手)를 비롯한 국내외 정상급 프로기사 30명 등 총 150여명의 선수가 대거 참가했고, 그 가족들까지 포함해 관람객 등 많은 인파가 몰렸다. 이로 인해 대회기간 영암읍 등지의 식당과 숙박업소 등이 모처럼 호황을 누리는 등 지역경제 파급효과도 매우 큰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에 군은 세계 최고의 바둑대회가 영암지역에서 개최될 예정임에도 이를 대내외에 널리 알리려는 홍보노력이 거의 전무했다. 또 대회가 열리는 기간에도 선수 및 관람객들에 대한 편의제공이나 지역경제 파급효과를 높이기 위한 대응책 역시 찾아보기 어려웠다.
겉으로도 엄연히 전남도와 영암군, 강진군, 신안군이 공동주최하는 대회였고, 세계 바둑계의 거장인 조훈현 국수로 인해 탄생한 대회인 점에서 사실상 영암군을 위한 행사라고 보아도 과언이 아닌 대회였으나 정작 군은 도 단위 행사로만 치부한 채 ‘강 건너 불구경’한 격이 된 것이다.
또 군이 2006년부터 추진해왔으나 현재 좌초상태에 있고, 자칫 무산위기에 빠진 ‘바둑테마파크조성사업’이 제대로만 진행됐더라면 이번 대회로 인한 영암군의 위상을 세계에 과시할 수 있었다는 뒤늦은 아쉬움도 매우 커 군이 부랴부랴 사업 정상화를 위한 계획 검토에 나서는 등 만만치 않은 대회 파장도 감지되고 있다.
전남도와 영암군·강진군·신안군이 공동주최한 ‘2014 국수산맥 국제바둑대회’는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이 후원했고, 중국위기(圍棋)협회·일본기원·대만기원·세계페어바둑협회·(사)대한바둑협회·전남바둑협회·한국초등연맹이 협력했으며, (재)한국기원이 주관했다. 대회 타이틀은 물론 후원 및 협력, 주관기관의 면면으로 볼 때 명실 공히 세계 최고 수준이다. 또 대회 규모 역시 총 9억원을 넘는 매머드급이다. 전남도가 3억원, 영암군 등 3개 군이 2억원씩 부담했다.
영암 현대호텔 컨벤션홀에서 지난 8월8일 열린 개막식에는 이낙연 전남지사와 전동평 영암군수를 비롯한 기관단체장과 조훈현 국수 등 국내외 프로기사 30명, 외국 어린이 및 학부모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또 9일부터 11일까지 영암실내체육관과 강진실내체육관, 신안군민회관, 영암 한옥호텔 영산재, 강진군청, 신안군청 등으로 나누어 열린 대회에는 프로기사 30명, 국내외 어린이 700명, 학부모 등 1천여명이 참가했고, 국제바둑대회를 보려는 일반 관광객들도 많았다. 특히 외국 어린이들과 학부모들은 9일부터 12일까지 영암군 등 3개 지역 주요관광지 및 문화유적지 답사와 특산품 쇼핑에 나서기도 했다.
이처럼 바둑을 테마로 한 매머드급 국제행사가 개최되면서 영암지역은 대회가 열린 영암실내체육관 일대가 인파로 북적였고, 식당과 숙박업소 등은 잠시나마 특수를 누렸다. 군이 대회를 대비해 사전에 이를 군민들과 관광객들에게 널리 알리고, 관광객 수용태세를 갖췄더라면 상당한 지역경제 파급효과로 이어졌을 것이라는 뒤늦은 지적이 곳곳에서 나왔다.
백지화 위기에 처한 바둑테마파크조성사업의 필요성을 다시 생각하게 한 점은 이번 대회 가장 큰 여운이다.
대회에 참가한 조훈현 국수는 전동평 군수와 만나 당초 기념관과 명상센터 등 작은 규모로 시작된 바둑테마파크가 600억원(국비 170억원, 도비 115억원, 군비 115억원, 민간자본 200억원)대 사업으로 커지면서 결국 좌초상태에 빠진데 대해 매우 아쉬워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규모가 아니라 기념관과 대국실, 힐링센터 등을 갖춘 소규모 시설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덧붙였다는 전언이다. 또 현재 서울시가 관련 기념사업을 추진하겠다며 참여를 독촉하고 있는 상황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칫 바둑테마파크조성사업이 무산될 경우 조훈현 국수를 배출한 영암군의 위상자체까지도 허물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이에 따라 바빠진 곳은 군이다. 전 군수는 조훈현 국수의 뜻을 반영해 바둑테마파크조성사업의 규모를 대폭 축소하는 대신 그 취지를 제대로 살려 사업 추진을 정상화하는 방향으로 계획을 재검토할 것을 관련 부서에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군수는 또 군이 추진 또는 계획한 관광사업 전반에 대해 계속 추진해야할 사업과 보류해야할 사업에 대한 분석작업도 서두르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의 한 관계자는 “비단 이번 국수산맥 국제바둑대회 뿐 아니라 그동안 군이 각종 이벤트 행사에 무관심 또는 무감각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 “앞으로 각종 이벤트를 적극 활용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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