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영암의 모든 것이 친근해요”

이주여성 히엔 응엔텐씨

김광혜 기자 www.yanews.net
2008년 04월 29일(화) 14:31
“눈오는 겨울 참 신기했어요”
sbs 드라마 ‘황금신부’ 애청

“월출산 천황봉을 등반한 후 1주일간 앓아 누워 있었지요. 베트남에는 이렇게 높은 산이 없어요”
히엔 응엔텐(25.사진.영암읍 서남리)씨는 베트남에서 결혼 이민을 온 이주여성이다.

지난 2005년 2월 영암 남자 우점동(44)씨와 결혼, 처음 영암 땅을 밟은 그녀는 정착 3년째.
그녀는 지금 의사 소통에 불편함이 없을 정도로 유창한 한국어 실력을 자랑한다.

낯선 땅에서 결혼 생활을 시작한 그녀는 처음엔 낯선 문화, 낯선 기후, 낯선 사람들 속에서 소외감도 느꼈지만 이젠 주변의 모든 것이 그녀에겐 익숙하고 친근하다.

“신랑과 인근에 사는 시어머니와 동서, 그리고 이웃들이 마치 친가족처럼 대해줘서 고마웠고 쉽게 적응할 수 있었지요”

처음 한국에 왔을 때 사람들이 친절해서 맘이 놓였다고 했다. 그리고 이곳에서 생활하면서도 따뜻하게 대해주는 영암 사람들 덕분에 불편한 점이 없다고 한다.

그녀에게 1주일에 한번씩 한국어를 가르쳐 주러 오는 자원봉사 대학생도 무척 고맙단다.

아직 소녀같은 앳띈 모습을 간직하고 있지만 이제 그녀는 가끔 친구와 수다도 떨줄 아는 평범한 한국의 가정주부이고 우리의 이웃이다.

“주변에 필리핀에서 결혼 이민을 온 친구가 하나 있어요. 그 친구랑 자주 만나 얘기도 하고 같이 놀러도 가곤 해요”

그녀는 주일이면 시어머니와 동서를 따라 교회에 나가고, 1주일에 두번 삼호읍에 있는 이주여성센터에 부채춤을 배우러 가는 것도 큰 즐거움이다. “한국의 전통춤은 아름답고 배우기도 재미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베트남과 다른 영암의 기후에 한동안 적응해야 했다. 그녀는 이곳에서 눈을 처음 봤다. “겨울에 내리는 눈이 무척 신기했어요. 재작년엔 무릎까지 빠질만큼 눈이 많이 왔어요” 그녀가 영암에 온 첫해인 재작년 남부지방에 내린 폭설에 무척 놀랐다고 한다.

또 열대지방인 베트남에서 왔지만 올 여름의 무더위 만큼은 그녀에게도 무척 더웠나 보다. “햇볕이 너무 뜨거웠어요. 얼마나 더운지 집밖에 나가기가 두려웠지요”라며 웃는다.

베트남에 있는 그녀의 가족은 어머니와 2명의 동생. “엄마가 가장 보고 싶다”고 말하는 순간 알듯말듯 잠시 그녀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한국음식은 김치찌개와 된장찌개, 열무김치다. 여러가지 한국음식도 곧잘 하지만 그중에서 닭도리탕이 가장 자신있다고 한다. “제가 만든 닭도리탕을 식구들이 맛있다고 하면서 잘 먹어요”라 말하면서 수줍어 한다.

그녀는 sbs TV 주말드라마 ‘황금신부’를 빼먹지 않고 시청한다. “드라마 주인공인 베트남 여성 ‘누에진주’가 한국문화에 적응해 가는 과정이 꼭 자신의 모습을 보는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김광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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