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6기 조직개편 의미와 전망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
2014년 10월 24일(금) 11:33 |
주민복지실 테크노폴리스사업소 등은 기대 큰 만큼 성과 주목
민선6기 군정수행을 위한 조직개편안이 나왔다. 전동평 군수가 취임 100일에 즈음해 내놓은 군정 로드맵을 실천에 옮길 새로운 조직의 윤곽이 나온 것이다.
연말 정기인사에 이어 내년 1월부터 본격 가동될 것으로 보이는 조직 개편의 특징은 기획감사실의 위상을 격상하고, 복지업무를 총괄할 주민복지실을 재편한 점. 또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우량기업의 유치와 업종 다각화를 위한 투자경제과(종전 지역경제과)의 비중을 높이고, 대불국가산업단지의 체계적인 관리를 위한 테크노폴리스사업소를 신설한 점 등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아울러 농업기술센터에 소득 작목 개발을 위한 전담팀을 신설한 것이나, 정부가 강조하는 규제개혁 및 안전관리 기능을 보강한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기획감사실 다시 핵심부서 부상
군은 이번 조직개편에서 5급 직제로 낮춰졌던 기획감사실을 4급 직제로 다시 격상하고, 핵심부서로 만들었다. 기획, 예산, 감사 등의 기능, 즉 군정업무의 총괄조정기능을 강화하겠다는 의도다.
조직개편과정에서 기획감사실의 위상을 이처럼 다시 격상시키느냐를 놓고 격론이 벌어지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다시 4급 직제로 격상할 경우 총괄조정기능이라는 순기능보다도 '고참' 공직자의 정년 대기소 전락이라는 역기능이 더 우려됐기 때문이었다. 이에 따라 한때는 관내 11개 읍·면 가운데 가장 인구가 많은 삼호읍장을 4급 직제로 하자는 주장도 있었으나 영암읍과의 형평성 문제 등으로 시기상조라는 지적이 더 많아 백지화됐다.
조직이론상 기획감사실 기능을 최고 정점에 올려놓는데 대해 이견은 없다. 따라서 문제는 군정책임자가 이를 어떻게 운용하느냐다. 과거처럼 정년이 1년도 채 남지 않은 공직자를 단순히 서열이 앞선다는 이유만으로 능력 등과는 무관하게 기획감사실장에 앉히는 등의 인사행태가 반복된다면 4급 직제로의 상향은 무의미해진다. 적어도 정년이 2∼3년은 남은, 일 잘하는 고위공직자를 과감히 발탁하는 인사가 뒷받침되어야만 제 기능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복지업무 컨트롤타워 주민복지실
이번 조직개편에서 기획감사실 위상 강화 다음으로 눈에 띄는 변화는 주민복지실 재편이다. 종전의 군 복지업무는 주민생활지원과와 사회복지과가 일부 중첩되고, 종합사회복지관도 일부 업무를 맡고 있었다. 이에 따라 이번 조직개편에서는 사회복지과의 노인 관련 업무인 장수복지팀을 주민복지실로 이관했다. 또 종합사회복지관을 폐지하는 대신 복지관 지원 및 운영업무를 평생교육업무로 분류, 홍보교육과로 이관했다. 주민복지실을 복지업무를 총괄하는 부서로 재편하는 한편 사회복지과는 여성, 청소년, 다문화가정 등의 업무를 맡는 여성가족과로 특화했고, 평생교육과의 성격을 지닌 홍보교육과는 군정 홍보업무와 교육지원, 복지관 운영 및 지원, 도서관 등의 업무를 맡겼다.
전 군수가 강조한 것처럼 복지업무에는 군정의 최우선 역점이 둬져있다. 더구나 민선6기 뿐 아니라 민선 4,5기에서도 영암군의 복지업무는 그 기틀이 탄탄하다. 복지업무를 총괄하는 컨트롤타워까지 만들어진 군 복지행정이 과연 어떤 성과를 내게 될지 큰 관심거리가 아닐 수 없다.
■기업투자, 일자리, 산단 관리 강화
군은 지역경제과를 투자경제과로 명칭을 변경했을 뿐 아니라, 그 위상도 기획감사실, 주민복지실 다음으로 격상시켰다. 그만큼 기업투자와 일자리 창출, 교통복지에 신경 쓰겠다는 복안이다. 특히 전 군수의 핵심공약인 교통복지업무 추진을 위해 종전 교통행정팀에서 교통민원팀을 분리, 신설함으로써 100원 택시와 버스준공영제 추진이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종전 지역경제과 소속 한 팀이었던 테크노폴리스팀을 5급 직제인 '테크노폴리스사업소'로 승격한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민선5기 후반기에도 시도됐었으나 무산된 적이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특히 사업소가 산단관리팀, 산단시설팀, 산단지원팀 등 3개 팀을 갖추게 된다는 점에서 그동안 대불산단이 영암군에 자리해 있으면서도 영암군정 관할 밖인 것처럼 여겨져 온 분위기를 일거에 해소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어떻게 운영의 묘를 살릴 것인지가 관건이라는 얘기다. 또 군의 의도대로 대불산단 입주업체들을 체계적으로 관리, 지원하고, 국비 지원 등을 통해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단지로 리모델링해낼 경우 영암군의 위상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테크노폴리스사업소에 거는 기대는 매우 크다.
■문화관광 업무 문화시설 활용 위축 없어야
4급 직제였다가 5급 직제로 조정되고, 체육 관련 업무가 이관된 '문화관광체육과'에 대해 군 관계자는 "시설개발 위주에서 시설활용 위주로의 변화를 주기 위해서"라고 설명하고 있다.
또 종전 문화유적관리사업소에 도기박물관과 河미술관을 이관, '문화시설사업소'로 재편한데 대해서는 "관리주체의 일원화로 운영의 효율성을 도모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민선5기 때 문화관광실을 4급 직제로 격상한 것은 단순히 시설개발에 치중하기 위해서 라기 보다는 영암군정에서 문화관광산업 활성화의 중요성이 높다는 판단 때문이었다고 보아야 한다. 또 이 같은 판단은 지금도 유효하다. 따라서 이번 문화관광체육과의 5급 직제로의 조정이 자칫 문화관광업무 자체의 위축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도기박물관과 河미술관의 문화시설사업소 이관 또한 마찬가지로, 관리주체 일원화를 통한 시설운영의 효율성뿐만 아니라 시설 자체의 운영 효율화 및 활성화방안 마련이 더 급한 일은 아닌지 판단해볼 필요도 있을 것 같다.
아울러 영암지역에 산재한 각종 역사, 문화, 관광 시설들을 어떻게 연계 활용하는 것이 지역경제 파급효과를 극대화하는 길인지는 여전히 시급한 고민거리라는 점도 지적해야할 것 같다.
■ 후속인사로 운영의 묘 살려야
군의 이번 조직개편은 그 방향과 내용을 따지는 것 보다 앞으로 있을 후속인사를 통해 얼마나 운영의 묘를 살려 가느냐에 더 관심이 모아진다고 할 수 있다. 조직은 여러 상황 변화에 따라 언제든 다른 모습으로 개편될 수 있을 것이고, 그 때마다 부합하는 상황논리가 전개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조직개편의 성패를 가늠하게 될 최대 변수는 다시 핵심부서로 부상한 기획감사실과 주민복지실, 투자경제과 등 이른바 '3대 부서'가 얼마나 효율적으로 작동하느냐 라고 할 수 있다. 바꿔 말하면 이는 군정책임자가 인사를 통해 어떻게 일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가느냐에 달린 문제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전 군수의 올 연말 정기인사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