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도 따지지도 않은 새해 예산안 심의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 |
2014년 12월 26일(금) 15:03 |
2015년도 예산안은 민선6기 첫해 예산인 만큼 매우 중요하다. 전동평 군수의 군정방침에 맞도록 군민의 혈세가 제대로 쓰이게 되는지를 철저하게 가려내야 하고, 이를 통해 향후 4년이 ‘하나 된 군민 풍요로운 복지 영암’으로 변모하도록 이끌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예산 심의에 임했던 의회의 자세는 이와는 너무 거리가 있는 것 같아 아쉽다. 심지어는 정기회를 앞두고 의원들 사이에 "원안통과 해주자"는 말이 공공연히 나올 정도였고, 실제 본회의를 통과한 예산심의결과는 사상 초유의 무수정(無修正) 원안통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본회의를 그대로 통과한 예결위의 '세입·세출예산안 증·감액조서'에 의하면 氣건강센터 개보수비, 노인건강목욕지원비, 농업인자녀학자금지원, 산불감시원 지원, 퇴적토준설비 등이 일부 삭감됐다. 또 신선과채류 무농약 해충방제지원, 둠벙조성, 잎담배경작인 휴게실 설치지원, 축사시설 무인방제시설 설치, AI 매몰지 정비, 공용터미널 화장실 리모델링 공사비, 상상나무 어린이문화도서관 건립비 등은 전액 삭감됐다. 특히 이들 부분 또는 전액 삭감 예산에서 의원들의 적극적이고 꼼꼼한 심의의 흔적은 찾기 어렵다. 도비 감액으로 인한 것이거나 추경예산에 반영하기로 한 사업비들이기 때문이다. 예산심의에 앞서 나돌았던 원안통과가 현실화된 것이다.
지방자치와 함께 지방의회에 부여된 가장 중요한 임무가 바로 '예산심의권'이다. 그것은 새로운 집행부의 출범을 축하하는 뜻에서 포기해도 되는 의회가 가진 '특권'이 결코 아니다. 주민의 대표로서 주민들이 낸 혈세가 제대로 쓰이는지 철저히 감시하라고 부여한 의회의 '의무'다. 민선6기 영암군정의 핵심은 '복지'에 있다. 복지에는 늘 '퍼주기' 논란이 뒤따르는 법이다. 중복지원의 문제도 있을 수 있고, 형평성 논란도 이어질 수 있다. 의회에 예산심의권을 준 까닭은 바로 이런 논란을 미연에 불식시키자는 뜻이다. 의회의 역할 포기가 심히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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