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권력 무력화 이래도 되나?" 시종면 악취업체, 군 행정처분에 행정심판으로 맞대응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2015년 01월 16일(금) 10:54

영업정지 효력중지 겨냥 주민반발 불구 군은 속수무책
시종면 신학리의 악취유발업체인 (유)호남자원재생과 씨알유기농영농조합법인이 2014년에만 무려 13차례에 걸쳐 과태료, 개선권고, 영업정지 등의 처분을 받았으나, 특히 영업정지 처분에 대해 곧바로 이의 효력중지를 요구하는 행정심판을 제기하는 방법으로 맞대응, 불법행위에 대한 행정당국의 처분을 사실상 무력화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동일인 소유인 이들 두 업체는 지난해 7월 민선6기 출범과 함께 전동평 군수가 '클린 영암'을 내세우며 시종면 악취문제에 대해 적극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천명하고, 시종면악취추방비상대책위원회가 활동의 강도를 높이자, 지난해 말부터는 아예 드러내놓고 불법행위를 자행하는가 하면, 이에 대한 군의 행정처분에 대해 행정심판을 제기해 무력화하는 방법으로 공권력에까지 맞대응하고 있다.
이 때문에 대책위를 중심으로 보다 강력한 대응을 주문하고 있으나, 군으로서는 불법행위에 대해 행사할 수 있는 모든 권한을 사실상 행사한 상태여서, 이제는 정부 또는 전남도 차원의 제도적 보완책이나 사법당국의 적극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군에 따르면 폐기물재활용사업장인 이들 업체는 2012년 5차례, 2013년 4차례에 걸쳐 행정처분을 받았고, 특히 지난해의 경우 (유)호남자원재생이 11차례, 씨알유기농영농조합이 2차례 등 무려 13차례의 행정처분을 받았다.
씨알유기농영농조합은 지난해 9월3일 악취 발생의 가장 큰 원인 가운데 하나인 침출수 유출로 과태료(300만원) 부과 처분을 받은데 이어, 10월22일에도 같은 건으로 적발, 영업정지 1개월과 과태료(500만원) 부과 처분을 받았다. 이 업체는 행정처분에 대해 아직 행정심판을 청구하지는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유)호남자원재생의 경우 기술관리인 미선임, 악취 기준초과, 개선권고 미이행 등으로 잇따라 행정처분을 받아오다 지난해 10월29일 침출수 유출로 고발 및 영업정지 1개월의 행정처분을 받자 곧장 법원에 행정심판을 청구해놓았다.
또 지난 11월24일 같은 침출수 유출로 고발 및 영업정지 3개월의 행정처분이 내려지자 이에 대해서도 행정심판을 청구했다.
행정당국의 처분에 대해 이의 중지를 요구하는 행정심판을 청구하면 법원의 심리기간 행정처분의 효력이 일단 정지되는 점을 노린 것으로, 이로 인해 군이 같은 침출수 유출 건으로 두 차례에 걸쳐 내린 영업정지처분은 무력화된 상황이다.
또 (유)호남자원재생은 행정심판 청구사실을 빌미로 영업정지 처분을 무력화한 뒤 공장가동을 계속하면서 야간시간대 등을 틈타 불법행위를 자행하다 대책위에 적발, 이튿날 주민들이 군에 항의하는 사태가 최근 거의 매일 반복되다시피 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낮에는 대책위 주민들의 항의에 일일이 상황을 설명해야 하고, 야간에는 불법행위를 감시하기 위해 현장에 출동하는 일이 계속되면서 환경보전과의 업무가 사실상 이들 두 업체에 집중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한편 군은 이들 두 업체에 대해 불법행위가 적발될 경우 행정처분을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동일한 위반사항으로 4차례 영업정지가 내려질 경우 허가취소요건이 된다는 점을 감안해 강력대응 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업체 측이 행정심판으로 대응하면 허가취소가 확정되기까지 상당기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고, 법원의 판단이 행정처분을 인용하는 결과로 이어질지도 미지수여서 궁극적인 대안은 못 된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현재로서는 이들 업체에 대한 사법당국의 수사가 필요하다는데 여론이 모아지고 있으며, 공권력이 무력화되고 있는 실상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관련 법규 및 제도의 정비 등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군 관계자는 "행정당국으로서는 법규에 정해진 대로 행정처분할 수밖에 없는 상황임에도, 업체는 업체대로 갈 데까지 가보자는 식으로 맞장 대응하는 식이어서 솔직히 무력감까지 느낀다"면서도 "주민의 건강과 환경을 지키는 일이 중요한 만큼 법에 정해진 대로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적극 대응하겠다"고 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