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8회 영암군의회 임시회 이모저모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
2015년 01월 23일(금) 10:14
영암군의회(의장 이하남)는 2015년 새해 첫 의사일정인 제228회 임시회를 지난 1월20일 개회하고, 2015년도 군정 주요업무계획을 청취했다. 23일까지 4일간의 회기로 열린 이번 임시회에서 의회는 군수와 관계공무원을 출석시킨 가운데 각 실·과·소별로 업무계획을 청취하고, 질의 및 답변을 벌였다. 특히 이번 주요업무계획 청취는 민선6기 영암군정에 대한 사실상 첫 업무보고인 점에서 의원들의 대응이 주목됐다.
■집행부 간부공무원 불출석 놓고 파행
군수와 부군수 불참 속 실과소장 태반이 불출석
새해 첫 의사일정 호통 고성 얼룩 업무보고 무산
의회는 20일 오전 본회의를 개회하고 오후 2시부터 기획감사실을 비롯한 각 실·과·소별로 업무계획을 청취할 계획이었으나, 군수와 부군수를 비롯한 집행부 간부공무원들의 불출석을 문제 삼아 정회하는 등 새해 첫 의사일정부터 파행이 빚어졌다.
사태의 발단은 이날 오후 2015년도 군정 주요업무계획 청취를 앞두고 고영윤 부군수가 대불산단에서 열린 협약식 참석을 이유로 불출석하겠다는 사유서를 낸데 이어, 전동평 군수도 금정농협에서 열린 대봉감 아카데미 교육 참석을 이유로 불출석하겠다고 통보하면서다. 공교롭게도 새해 첫 의사일정에 집행부의 군수, 부군수 모두 불참하는 모양새가 된 것이다.
의회는 이에 오찬 후 곧바로 의원간담회를 갖고 의사일정을 계속할지를 논의했다. 일부 의원들은 이를 문제 삼자는 의견을 내기도 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고 부군수가 오후 3시 행사임을 감안, 일단 본회의에 참석한 뒤 업무계획 청취가 진행되는 상황을 봐서 본회의장을 떠나기로 함에 따라, 이하남 의장과 조정기 부의장, 강찬원 경제건설위원장 등이 이를 받아들여 의사일정을 계속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그러나 일단락되는 듯 했던 사태는 이 의장이 오후 2시 본회의 속개를 선언하자마자 험악한 분위기로 돌변했다. 그것도 당초 군수와 부군수 모두 불출석하게 된 상황을 이해하는 듯한(?) 입장이었던 강찬원 의원이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호통과 함께 언성을 높여 고 부군수를 질타하고 나선 것.
강 의원은 "군수와 부군수가 불참하겠다는 쪽지만 써서 (의장에게)올려 보내고 자리 이탈해도 되느냐? 군수와 부군수가 동시에 불참하겠다는 것은 영암군의회를 '물 의회'로 본 것이냐? 불참사실을 의장과 부의장에게만 통보하면 끝이냐? 의사일정을 의장과 부의장, 부군수 셋이서 결정하느냐? 이런 분위기라면 의회를 열지 말아야 한다."며 정회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당황한 이 의장이 의원들의 의견을 물었고, 대다수가 '동의'한다고 밝혔음에도 한동안 주저하다 결국 20여분동안 정회를 선포했다. 또 2시40분쯤 다시 본회의를 속개한 이 의장은 곧바로 정회를 선언하고, 이날 예정됐던 군정 주요업무계획 청취를 다음날로 미뤘다. 새해 첫날 의사일정이 파행으로 끝난 것이다.
한편 강 의원이 다소 뜬금없이 의사진행발언에 나서 호통을 친 것은 이날 군수와 부군수 뿐 아니라 상당수 실·과·소장들까지도 불참했기 때문이라는 후문이다. 실제로 방청석 출입문을 통해 입장한 강 의원은 의석 뒤에 배치된 실·과·소장 자리를 둘러보며 텅 빈 좌석을 목격했다. 본회의 속개 시점에 출석한 실·과·소장은 기획감사실장 등 11명으로 절반에 불과했다. 오전과 오후 본회의에 각각 2명의 과장이 불출석사유서를 냈다고는 하나 군수와 부군수 모두 불참한 본회의에 실·과·소장들까지 대거 출석하지 않은 것이 의원들의 반감을 샀다는 분석이다.
강 의원이 의사진행발언을 하면서 고 부군수를 좌석에 앉혀 놓은 채 항의하고 해명하는 식으로 진행한 것은 의회 스스로 격을 낮춘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군수와 부군수가 새해 첫 의사일정에 불참하고, 실·과·소장 가운데서도 절반가량이 불출석한 사태는 의회로서 묵과해서는 안 될 사안임은 분명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호통을 치고 언성을 높여 부군수를 질타하고, 부군수는 부군수대로 앉은자리에서 해명하게 할 일이 아니라,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정중하고 강도 높게 항의한 뒤, 부군수를 발언대로 불러 집행부의 공식입장 및 사과와 함께 재발방지 약속을 받아내는 것이 의사진행방식이나 의회 위상과도 어울리는 일이라는 지적이다.
방청석에서는 제7대 의회가 새해 예산안과 추경예산안 등을 원안 통과시키는 등 첫 단추를 잘못 끼웠고, 최근 공통경비, 장도금, 일본 '외유'에 나선 의원들에 대한 집행부의 예우 등을 둘러싼 논란에서 보듯 의회 스스로 위상을 떨어뜨린 결과가 이번 파행을 낳았다는 지적도 내놓았다.
특히 이날 의회 정회 소식이 전해지자 전동평 군수가 부랴부랴 의회를 방문, 의원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사과하는 등 의회와의 원만한 관계유지에 진정성을 보여주고 있는 반면, 일부 실·과·소장들의 경우 전 군수의 진정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이 이번 사태로 이어졌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 공무원은 "새해 첫 의사일정임에도 불구하고 너무 많은 실·과·소장들이 자리를 비워 의원들을 자극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것 같다"면서 "군수가 의회와의 협조적인 관계유지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는 만큼 실·과·소장들 역시 협조해야할 일 아니냐"고 꼬집었다.
■부실한 업무보고서 작성에 질타
"반상회보 보는 것 같다"…빈약한 내용 집중거론
전날 파행사태의 여파는 21일 속개된 본회의에서도 이어졌다. 이번에는 각 실·과·소의 업무보고서가 '반상회보' 만들 듯 부실하게 작성됐다는 질타가 나온 것.
박찬종 의원은 기획감사실 업무보고가 끝나자 질의를 통해 "지난해 군정질의와 행정사무감사 등을 통해 문제점을 지적한 제안제도 활성화 방안 등이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투자경제과 업무보고가 끝난 뒤에는 아예 고영윤 부군수에게 영암읍버스터미널 환경개선, 5일장 시설개선 등을 일일이 거론하며, "적어도 새해 첫 군정 업무보고인 만큼 의원들이 관심을 갖고 질의했고, 감사를 통해 지적한 사안에 대해 보고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강하게 따졌다.
총무과 업무보고가 끝난 뒤에는 이하남 의장의 질타가 이어졌다.
사회를 보면서도 의원들의 질의가 끝난 뒤 자신도 질의에 직접 나선 이 의장은 "비정규직 문제나, 공석인 민주평통자문위, 사회단체보조금, 향토방위 등 적어도 첫 업무보고서에 실어야할 내용들이 빠져 있다"며 "예정된 각 실·과·소별 업무보고 일정이 모두 끝난 뒤 총무과의 누락된 업무보고를 다시 하라"고 요구했다.
조정기 의원은 아예 한술 더 떠 "각 실·과·소 업무보고서의 목차만 보면 반상회보에나 실릴 내용들이다. 수박겉핥기식 업무보고서다"고 질타하면서 "앞으로 업무보고를 더 내실 있고 성의 있게 해 달라"고 요구했다.
■주요 현안에 대해서는 문제 제기만
고화자 의원 100원택시, 김철호 의원 별정 6급 거론
민선6기 영암군정의 핵심 내지 주요 현안에 대해서는 일단 문제를 제기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투자경제과 업무보고에 대해 고화자 의원은 전 군수의 공약사업인 '100원 택시' 이용방법 등을 물은 뒤 "자가용을 소유한 주민에게도 100원 택시 이용권을 지급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또 한명 당 한 달에 2장씩 지급하는 100원 택시 이용권이 악용될 소지는 없느냐. 기준은 세워져 있느냐"고 따졌다.
이에 대해 최두복 투자경제과장은 "삼호읍과 신북면 등 2개 지역에 시범적으로 운영에 들어갔고, 문제점을 파악중에 있으며, 이를 토대로 개선해나가겠다"고 답변했다.
총무과 업무보고에 대해 김철호 의원은 군이 최근 인사발령 한 별정 6급을 종합민원과에 사무실을 배치한 사실을 거론했다.
김 의원은 "공직자들이 상당히 부담스럽게 보는 것 같다. 특히 민원실 직원들의 부담이 큰 것 같다. 잘못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철호 총무과장은 "새로 채용한 별정6급은 비서이며, 특별한 민원을 처리하는 역할을 맡을 것"이라면서, "부속실이 비좁아 민원실에 사무실을 배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기아차 공장유치'엔 시각차
강찬원 의원, "부지도 정해놓지 않고 유치운동하나"
김철호 의원, "삼호가 최적지, 현대에 적극 알려야"
의회가 특별위원회까지 구성한 현대·기아차 공장유치에 대해 같은 삼호읍 출신 두 의원의 시각이 미묘한 차이를 보이며 엇갈렸다.
투자경제과 업무보고에 대해 강찬원 의원은 "군수와 의장, 의원들이 서울까지 다녀온 사안인데 왜 업무보고에 들어있지 않느냐"고 운을 뗀 뒤 "현대자동차가 온다면 누가 반대하겠느냐? 문제는 현대·기아차 공장을 유치하겠다고 하는 곳이 전남도가 정부의 지원을 받아 시행하는 자동차튜닝사업과 부품산업부지라는 사실이다. 같은 부지를 놓고 전남도는 자동차 부품과 튜닝단지를 만든다고 하고 영암군은 자동차공장을 유치하겠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집중 성토했다. 이어 "(공장유치를)안 되게 하려는 것이 아니라 되게 하려는 것이다"고 애써 강조하면서 "그러나 부지도 정해놓지 않고 유치운동부터 하면 삼호읍이 아니라 해남 구성지구로 가는 것 아니냐"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현대·기아차 생산 공장유치 특별위' 위원장인 김철호 의원은 "지난해 12월17일 현대자동차 정진행 사장 등과 간담회를 갖고 확신한 것은 현대자동차社가 1천만대 생산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해외에 공장을 설립하는데 큰 비중을 두고 있다고는 하나, 200만대를 모두 해외에서 생산하겠다는 계획이 정해진 것은 아닌 만큼 국내에 생산 공장을 설립한다면 우리 영암군이 전국에서 가장 좋은 입지여건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상기시켰다. 이어 "새해 들어 정몽구 회장이 지난 1월6일 69조원대에 달하는 투자계획을 밝힌 바 있는 만큼 영암군과 특위는 이제부터 착실하게 준비해 삼호읍이 최적지임을 현대에 적극 알리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전제하면서 "공장부지 100만평 무상임대, F1 경주장 사용, 선한 노조 정착, 연수원 건립, 전남도와 영암군, 현대자동차가 참여하는 특수목적법인(SPC) 구성 등 현대자동차社가 받아들일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 일이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따라서 "현재 상황에서 부지는 크게 문제될 일이 아니며 뜻을 하나로 모으는 일이 더 급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강 의원은 지난해 12월17일 전동평 군수 등과 함께 서울 간담회를 끝내고 신북면 모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술에 취해 "헛돈 쓰고 다닌다. 군민들 의견은 물어봤느냐"는 등의 발언을 해 논란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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