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시장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 |
2015년 01월 30일(금) 11:22 |
前)영암군 신북면장
前)전라남도 노인복지과장
前)완도부군수
영화 '국제시장'이 1,200만 관객 돌파 흥행을 기록하고 장안의 화제를 모으면서 현대사의 한복판에서 격동의 세월을 힘들게 살아온 중년·노년층들의 눈물을 자아내고 있다. '국제시장'은 부산국제시장에서 수입품 잡화를 팔고 있는 꽃분이네 가게 윤덕수(황정민) 할아버지의 개인사를 통해 1950년 한국전쟁 발발이후 지금까지 우리나라가 헤쳐온 격변의 삶의 궤적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전쟁이 끝난 당시 우리나라 경제규모는 세계 120개국중에서 119위로 기술도 자원도 아무것도 없는 세계에서 가장 비참한 나라였다. 그러나 우리의 할아버지 아버지들은 전쟁의 폐허속에서도 가난을 물리치고 지금 보다는 더 좋은 잘사는 세상을 후손들에게 물려주기 위해 뒤를 돌아보거나 옆을 살펴볼 겨를도 없이 오직 앞만 보고 숨가쁘게 달려왔다. 이역만리 먼 나라에 광부로, 간호사로 나가 온갖 힘들고 궂은일을 가리지 않고 열심히 일해 돈을 벌어왔고 월남 전장터에 나가 목숨을 담보로 외화를 벌어와 경제건설의 기초를 닦았으며 국내 산업현장에서 온몸이 부서지도록 일했다. 평생을 한번도 자신을 위해 살지 못하고 오직 가족들만을 위해 험한 세월을 살아온것이다.
그 결과 우리나라는 세계 10대 경제대국이라는 기적을 이루었다. 그러나 경제적으로는 눈부신 성장과 풍요를 이루었지만 정신적 삶은 매마르고 각박하기만 하다. 모든 사회적 가치를 물질로만 환산하고 남을 배려하거나 도움을 주기 보다는 나만 잘살면 된다는 이기적 사고방식이 우리 사회에 깊숙히 자리하고 있다. 또한 한국전쟁이후 힘들게 살아온 세대와 지금의 젊은 세대와의 갈등은 우리 사회가 풀어야 할 과제가 되고 있다. 영화 '국제시장'에서 윤덕수(황정민)할아버지가 혼자 방에 앉아 아버지의 사진을 보면서 "이만하면 저 잘 살았지요?"라고 묻고 "그런데 저 진짜 힘들었거든예!"하며 오열하는 그 옆 거실에서 웃고 떠드는 가족들의 모습을 보면서 세대간의 커다란 간격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지금의 젊은 세대들이 혹여 이만큼 부강한 나라를 만든 할아버지 아버지 세대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 보다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 아니냐며 뒷방 노인네 취급을 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하는것은 지나친 기우일까? 이제 우리의 할아버지 아버지 세대도 잃어버린 자신들의 여유로운 삶을 되찾도록 해야 한다. 그 분들이 노후를 안락하고 여유롭게 보내는 방법을 몰라서 노후를 준비하지 않으신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자식들을 위해 모든 것을 다 바치고 힘들고 숨가쁘게 살아 오시다 보니 정작 자신들의 노후는 준비하지 못하신것이다. 이분들의 잃어버린 자신들의 삶을 오늘을 사는 젊은 세대들이 찾아 드려야 한다.
얼마전 필자는 딸아이가 호주에 살고 있어서 호주를 다녀올 기회가 있었다. 호주라는 나라가 우리나라 보다 더 잘사는 나라라고 하지만 그들의 여유롭고 가족적인 생활을 우리나라와 비교해보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일과가 끝나면 가정으로 돌아가 가족들과 시간을 갖느라 저녁이후 거리는 인적이 드물고 주말이면 어김없이 조부모, 부모 대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식사를 같이하고 야외에 나가 여가를 즐기는 모습이 보기에 좋았다. 이제 우리도 어려운 세대를 살아온 할아버지 아버지 세대에 삶의 행복을 돌려드리고 보다 더 여유로운 삶을 살아 가실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경제적인 도움도 도움이지만 그분들이 소외되지 않고 격동의 세월을 살아오시면서 이 나라 발전의 한 축을 이끌었다는 긍지와 자부심을 갖도록 진심으로 존경어린 예우를 해 드려야 한다 지난날 그분들이 자신들의 삶을 버리고 가족을 위해 일했던것 처럼 이제는 지금의 젊은 세대들이 잃어버린 그분들의 삶을 돌려드리기 위해 자신들 삶의 일부를 희생할 수도 있어야 한다는 것이 지나친 욕심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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