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공장유치 어떻게 돼가나?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2015년 02월 06일(금) 13:29
영암군의회(의장 이하남)가 '특위'까지 구성한 현대·기아차 생산 공장 유치운동에 군민들의 관심은 여전히 지대하다. 이는 비단 성사될 경우 그 파급효과가 막대하다는 이유 뿐 아니다. 이 보다는 오히려 과연 특위 활동은 제대로 방향을 잡아가고 있는지, 또 특위는 앞으로 어떻게 움직일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이 더 큰 것 같다. 특히 최근 폐회한 제228회 임시회 군정 주요업무보고에서 강찬원 의원이 "부지 물색도 않고 자동차공장을 유치하려한다"는 지적을 내놓으면서 유치운동에 대한 혼선까지 빚어졌다.
이와 관련해 '현대·기아차 생산 공장유치특별위원회' 김철호 위원장은 "지금은 가능성을 따질 때가 아니라, 현대·기아차 생산 공장유치라는 큰 꿈을 현실로 만들어갈 때"라고 강조한다. 지난해 12월17일 황주홍 국회의원 사무실에서 가진 '현대·기아차 공장유치 간담회'를 통해 이미 '가능성'을 확인했고, 올 들어 지난 1월6일 현대자동차그룹 정몽구 회장이 2018년까지 80조7천억원에 달하는 투자계획까지 밝힌 만큼 "이젠 공개적으로 현대·기아차 생산 공장유치를 위한 특위활동에 나서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가능한가?
"현대자동차그룹 공식결정에 달린 문제
가능성은 따질 때 아니라 만들어갈 일"
특위 활동과 관련해 제기되는 첫 의문은 ‘현대·기아차 생산 공장의 영암 유치는 과연 가능한 일인가’다. 또 이에 대해서는 당연히 현대자동차그룹이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는 한 아무도 확언할 순 없는 상황이다.
김철호 위원장은 그러나 “지난해 12월17일 황주홍 국회의원 사무실에서 열린 '현대·기아차 공장유치 간담회'를 통해 국내에 자동차 생산 공장을 건립한다면 영암군이 전국에서 가장 좋은 입지여건을 갖고 있음을 현대자동차 측에 확실하게 각인시키는 계기를 만들었다”고 말한다. 즉 현대·기아차 생산 공장의 영암 유치가 가능한지는 지금부터 영암군과 특위가 어떤 노력을 기울이느냐에 달린 문제라는 주장이다.
김 위원장이 그 근거로 거듭 거듭 강조하고 있는 간담회 당시 분위기는 대략 이렇다.
“현대자동차 측에서는 정진행 사장과 서경석 상무가 참석했고, 영암군에서는 전동평 군수와 이하남 의장, 조정기 부의장, 강찬원 경제건설위원장, '현대·기아차 생산 공장유치 특별위원회' 김철호 위원장, 영암군번영회 유건 회장, 영암군번영회 조예환 여성위원장, 대불산단경영자협의회 고창회 회장, 김성배 군 기획감사실장, 한영준 군 지역경제과장 등이 자리를 함께 했다. 약 1시간가량 이어진 간담회에서는 현대자동차 측에서 회사의 미래 자동차 생산계획, 해외 공장설립의 이점 및 국내 공장설립의 문제점 등을 조목조목 설명하는 등 매우 높은 수준의 성의까지 보였다. 당시 분위기로 미뤄볼 때 현대자동차 측은 자동차 생산 공장을 유치하러 온 영암군 관계자들에게 분명 ‘불가능’이 아닌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화했다는 것이 참석한 많은 이들의 공통된 견해다. 특히 영암군과는 대조적으로, 최근 현대자동차그룹이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본격 출범시킨 광주광역시에 생산 공장을 짓는 일에 대해서는 회사 차원에서 전혀 고려한 바 없다고 강조했다. 심지어는 생산설비의 이전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며, 노조활동, 인건비 등 입지여건 등을 감안할 때 광주시에 공장을 설립하는 것은 어렵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따라서 “지금 영암군의회 현대·기아차 생산 공장유치 특별위원회가 직면해 있는 상황은 생산 공장 유치의 가능성을 따질 단계가 아니라 왜 영암군이 현대·기아차 생산 공장유치의 적지인지를 명확히 하고, 현대자동차그룹의 최종결정을 이끌어내기 위해 영암군이 내걸 수 있는 특단의 조건은 무엇인지 영암군과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할 단계”라고 말한다. “단 1%의 가능성만 있더라도 자동차공장을 유치할 수 있다면 당연히 사활을 걸어야할 문제”라고 강조하기도 한다.
■무엇을 해야 하나?
"생산 공장 유치 위한 유인책 구체화
군민서명운동 등 본격 유치운동 계획"
'현대·기아차 공장유치 간담회'를 주선한 황주홍 국회의원도 김 위원장과 같은 입장인 것 같다. 황 의원은 더 나아가 간담회 개최 이틀 후 곧바로 전동평 군수, 김 위원장 등과 만나 간담회 후속조치로 현대·기아차 생산 공장유치를 위해 영암군과 전남도가 함께 해야 할 과제들을 구체적으로 꼽기도 했다.
이는 김 위원장이 최근 폐회한 제228회 임시회 군정 주요업무보고에서 밝힌 것들로, ▲F1경기장 30년 이상 무상사용(운영)권 위임, ▲공장부지 100만평(350억원 규모) 무상지원, ▲영암군, 전남도, 현대·기아차가 참여하는 특수목적법인(SPC) 설립, ▲선한 노조문화 정착, ▲임금 및 고용 관련 문제 해결, ▲현대자동차 임직원 수련원 운영 등이다. 아직 다듬어지거나 구체화되지는 않았지만 현대자동차그룹이 상당한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사항들임은 분명해 보인다.
또 황 의원의 제안에 따라 전 군수와 김 위원장 등은 현대·기아차 생산 공장유치를 위한 조건들을 구체화하기 위한 논의를 시작, 1월 중 현대자동차 관계자와 다시 간담회를 개최할 계획이었으나 연초 바쁜 일정(새정치민주연합 전남도당위원장 경선, 군민과의 대화 등) 때문에 미뤄진 상태라고 김 위원장은 설명했다.
특위는 영암군의 제안이 구체화되면, 이를 현대자동차 측에 전달하고 난 뒤 영암군민 서명운동과 전남 서남권 시군과의 공감대 형성, 영암군번영회, 목포상공회의소 등 기관사회단체 중심의 본격적인 유치운동 등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현재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는 전남도의 적극적인 참여도 촉구하겠다고 김 위원장은 강조했다.

■군민 공감대 형성이 중요
"딴죽걸기보다 군민 역량 결집할 때
활발한 반대의견, 문제 제기도 필요"
김 위원장과 같은 삼호읍 출신인 강찬원 의원은 최근 폐회한 제228회 임시회 군정 주요업무보고 때 투자경제과에 대한 질의를 통해 “같은 부지를 놓고 전남도는 자동차 부품과 튜닝단지를 만든다고 하고 영암군은 자동차공장을 유치하겠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따졌다. “부지 물색도 않고 자동차공장을 유치하려한다”는 지적이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이 보충질의를 통해 사실이 아님을 적극 해명하고 나섰으나 그 파장은 일파만파였다.
김 위원장의 설명에 따르면 강 의원이 지적한 자동차 부품 및 튜닝단지는 현재 F1 경주장이 들어선 1단계 57만평 부지에 들어설 계획이다. 반면, 특위와 영암군이 현대·기아차 생산 공장을 유치하려는 부지는 F1 2단계 부지 75만여평으로, 아직 용도가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김 위원장은 더 나아가 “부지가 더 필요하다면 인근 간척지는 얼마든지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의하면 강 의원의 주장은 "(공장유치를)안 되게 하려는 것이 아니라 되게 하려는 것"이라는 본인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결국 ‘딴죽걸기’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강 의원은 지난해 12월17일 '현대·기아차 공장유치 간담회'에 영암군의회 경제건설위원장 자격으로 참석한 뒤 신북면의 한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하는 자리에서도 만취상태에서 “헛돈 쓰고 다닌다. 군민 의견은 물어봤냐”며 횡설수설해 자리를 함께했던 전동평 군수가 얼굴을 붉히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현대·기아차 생산 공장유치가 ‘절대선(絶對善)’이 아닌 이상 이견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하지만 동료의원에 대한 견제의식에서 나온 발목잡기로 비춰져선 곤란한 일인 만큼 강 의원 스스로 명확한 입장정리와 해명이 필요한 부분이다.
어쨌든 영암군의회가 현대·기아차 생산 공장유치를 위한 특위를 구성했고, 영암군 역시 투자경제과의 주요 업무 가운데 하나로 중점 추진하기로 한 이상 무엇보다 필요한 일은 군민 공감대 형성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이를 위해서는 당연히 반대의견이나 다른 주장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수용하는 노력도 있어야 한다. 또 영암군이 현대·기아차 생산 공장유치를 위한 최적지임을 강변할 근거를 명확하게 준비하고, 현대자동차 측에 제시할 조건들을 조속히 획정하는 일 역시 군민 공감대 형성을 위한 전제조건일 것이다. / 이춘성 기자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이 기사는 영암군민신문 홈페이지(yanews.net)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URL : http://www.yanews.net/article.php?aid=1457980063
프린트 시간 : 2024년 10월 19일 20:29: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