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영암군민장학회 운영 '주먹구구' 해외문화탐방 대상 선발기준 변경이유에 이 핑계 저 핑계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
2015년 06월 12일(금) 10:12 |
'우수학생 해외문화탐방' 대상 선발기준을 놓고 큰 혼선이 빚어진 가운데 (재)영암군민장학회가 학부모 등의 항의에 "장학기금 기탁자들의 의견을 반영한 것"이라는 등 말도 안 되는 핑계대기에 급급한 모양새다.
장학회는 특히 선발기준 변경의 근거로 급기야는 지난 2월 열린 2015년 정기총회 회의록까지 내놓았으나, 여기에는 특기장학생도 일부 포함되어야 한다는 한 이사의 의견만 있을 뿐이고, 추후 논의되어야 한다고 되어 있다.
결국 이번 해외문화탐방 대상 선발기준의 변경은 장학회 이사회의 논의 등을 거치지 않은 채 '특정인 몇몇'이 즉흥적으로 내린 결정이라는 지적에 점점 무게가 실리고 있으며, 이에 따라 각종 의혹만 더욱 증폭되고 있다.
또 지난해 8월 실시된 우수학생 해외문화탐방에는 종전 장학회 관계자 1명 정도만 참여했던 것과는 달리 이사 등 무려 3명이 함께 한 것으로 드러나, 각계각층의 지역인재양성을 위한 소중한 뜻이 담긴 영암군민장학기금 운영이 주먹구구식으로 낭비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관련기사 3면>
(재)영암군민장학회(이사장 전동평 군수)는 지난 2011년부터 추진해오고 있는 '우수학생 해외문화탐방'과 관련해 올해 대상학생 선발기준을 종전 '성적기준'에다 ▲각 학교장 또는 운영위원장 추천 학생(선행학생, 전국대회 입상자 등 예체능 특기적성 우수학생) ▲저소득학생(기초수급자, 차상위계층, 소년소녀가장, 가정위탁, 한부모가정, 조손가정 등) 등의 기준을 추가 적용하기로 했다. 또 이에 따라 지난 6월2일 우수학생 해외문화탐방 전형위원회를 열고 8월 중 서유럽 문화탐방에 나설 대상학생 선발을 마쳤다.
반면에 일선 학교들은 장학회의 '2015년 장학사업 계획'에 따라 지난 4월 말까지 성적기준으로 해외문화탐방 대상학생 접수를 마감, '관내 고등학교 진학 서약서'까지 받아놓은 상태였고, 장학회가 뒤늦게 지난 5월12일 새로운 선발기준을 일선 학교에 통보하면서 탈락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크게 반발하는 등 큰 혼선이 빚어졌다.
대상학생 선발기준 변경사유에 대해 당초 '학부모 및 학교 관계인 여론수렴 결과 반영'이라고 해명했던 장학회 관계자는 학부모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영암군의회 등의 질의 등이 이어지자 그 근거자료라며 지난 2월27일 군청 낭산실에서 열린 '2015년 정기총회' 회의록을 내놓았다.
그러나 이 회의록에는 황용주 이사가 '한 가지 운영상의 의견'이라며, "해외문화탐방 지원기준에 성적우수학생 뿐만 아니라 기능·문화예술·체육 등의 특기장학생들도 일부 포함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것으로 되어 있다. 또 이사장인 전동평 군수는 이에 대해 "추후 논의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된다"며, 논의를 더 이상 이어가지 않고 다른 안건인 6인 전형위원회 구성안으로 넘어가고 있다.
결국 장학회가 대상학생 선발기준 변경사유라며 내놓은 정기총회 회의록은 선발기준 변경결정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의견제시여서 핑계거리에 불과하고, 더 나아가 황 이사가 지적한 특기장학생과 장학회가 추가한 학교장 또는 운영위원장 추천학생이나 저소득학생과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장학회가 왜 이 핑계 저 핑계인지 의구심만 짙게 하고 있다.
심지어 한 학부모는 본사에 전화를 걸어 "왜 멋대로 선발기준을 변경했느냐고 군청에 항의하자 장학금 기탁자들의 의견을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며 진위파악을 요청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영암군민장학회 기탁자 가운데 지정기탁자는 단 한명도 없다. 기금 운영은 전적으로 장학회 이사회가 결정하도록 되어 있으나 이번 해외문화탐방 대상 선발기준 변경에는 납득할만한 어떤 이유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민선6기 출범과 함께 새로 장학회 이사진이 꾸려진 뒤인 지난해 8월 실시된 우수학생 해외문화탐방에는 공무원 4명, 교사 3명 외에 장학회 관계자 3명을 포함, 무려 10명이 학생들과 동행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장학회 관계자에는 지난 6·4 지방선거 때 전동평 군수의 당선을 도운 측근 인사의 부인(현 장학회 이사)도 포함되어 있어 성적우수학생을 영암 관내 고교에 진학시켜 명문학교를 만들자는 사업취지와 전혀 동떨어질 뿐 아니라 소중한 장학기금 낭비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한 학부모는 "비록 탐방학생수가 많기는 하나 인솔교사와 공무원들이 함께 가는데 장학회 이사가 왜 동행하느냐"면서, "단 한명이라도 더 많은 학생에게 해외문화탐방의 기회를 주는 것이 사업의 취지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