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미스터리'인 고병원성 AI

덕진면 용산, 장선이어 신북면 월지, 행정서도 발생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2015년 06월 12일(금) 12:01
역학조사 불구 원인 불명…토착화 가능성 점점 고조
지난해 11월 이후 비(非) 발생을 유지해오다 지난 5월18일 덕진면 용산리 김모씨 육용오리농장에서 다시 발생한 고병원성 AI(H5N8형)가 5월24일에는 장선리 조모씨 종오리농장, 5월29일에는 신북면 월지리 마모씨 육용오리농장, 6월5일에는 신북면 행정리 최모씨 육용오리농장 등에서 연이어 발생하는 등 확산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 발생한 고병원성 AI는 전남축산위생사업소나 농림축산검역본부가 정밀 역학조사에 나섰음에도 감염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군 방역당국은 물론 해당 농가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또 AI 상시예찰방식의 변경에 따라 3단계 검사체계(입식 전, 폐사체, 출하 전 검사)로 전환, 방역당국이나 농가에서 그 어느 때보다도 물샐틈없는 철저한 방역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을 비웃기라도 하듯 연이어 발생하고 있어 고병원성 AI가 이젠 토착화 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 고병원성 AI 발생현황
군에 따르면 지난 5월18일 덕진면 용산리 김모씨 육용오리농장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 오리 3만3천여수가 살 처분됐다. 또 이 농장과 90m 거리에 있는 김모씨 농장의 토종닭 100여수도 AI 양성반응은 없었으나 예방적 차원에서 살 처분됐다.
지난 5월24일에는 덕진면 장선리 조모씨 종오리농장에서도 고병원성 AI가 발생해 종오리 8천여수를 살 처분했다. 또 이곳으로부터 80m 떨어진 이모씨 육용오리농장의 오리 4만5천수도 역시 AI 양성반응은 없었으나 예방적 차원에서 함께 살 처분됐다.
이어 5월29일에는 신북면 월지리 마모씨 육용오리농장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해 1만9천여수의 오리가 살 처분됐다. 또 20m 인근에 있는 강모씨 육용오리 7천400수도 살 처분됐으며, 검사 결과 이곳에서는 같은 AI 양성반응이 나왔다.
영암지역의 고병원성 AI 발생은 6월 들어서도 이어져 지난 5일 신북면 행정리 최모씨 육용오리농장에서 AI 양성반응이 나와 3만3천여수의 오리가 살 처분됐다.
영암지역에서는 지난해 11월 이후 AI 비(非) 발생을 유지해왔다. 또 전남축산위생사업소는 지난해 9월 이후 AI가 발생한 영암 소재 15개 농장에 대해 지난 2월24일부터 시험용 닭을 입식해 바이러스 잔존 여부를 철저히 검사하는 등 특별관리에 들어갔고, 그 결과를 토대로 지난 4월20일 전남 전 지역의 이동제한조치를 해제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5월12일 강진군 성전면 소재 종오리 사육농장(1만7천마리)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한데 이어, 5월18일에는 영암에서도 발생했으며, 6월까지 이어지고 있어 AI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 조치상황
고병원성 AI가 다시 발생하자 군은 신북면 월평리에 이동통제초소와 거점소독시설을 설치, 운영하는 등 언제 끝날지 모를 '고병원성 AI와의 사투'를 다시 시작했다.
용산리에 2곳, 장선리와 월지리, 행정리에 각각 1곳 등 축사접근금지 간이통제초소를 설치하고, 발생농장 차단 및 방역활동과 출입통제 등에 나서고 있다.
긴급 살 처분과 예방적 살 처분 작업과 함께 발생농장에 대해서는 분변 및 잔존물에 대한 생석회 도포, 훈증소독, 비닐피복 등을 완료했고 3천655농가에 7천940포의 AI 및 구제역 방역용 생석회와 소독약품을 공급했다.
특히 방역대 내 오리농장의 폐사체 발생 등에 대해 가금류 농가 담당공무원 실명제를 통해 매일 임상 또는 전화예찰을 실시하고, 축협과 함께 발생농장 주변 주요도로에 대해 매일 집중방역을 실시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이후 잠시 소강상태에 있었으나 최근 다시 고병원성 AI가 발생해 사실상 1년 내내 비상근무체제가 가동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무엇보다도 힘든 일은 방역당국이나 농가들이 그 어느 때보다도 철저한 방역을 통해 AI 종식에 나섰고, 입식 전과 출하 전 검사 등을 통해 여러 차례 입식 및 출하를 해온 농가에서 다시 발생했다는 점"이라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점점 높아지는 토착화 가능성
군 관계자의 지적처럼 그 어느 때보다도 철저한 방역망이 가동되고 있는 상황에서 발생한 이번 고병원성 AI는 전남축산위생사업소나 농림축산검역본부의 정밀역학조사에도 불구하고 발생 원인을 밝혀내지 못할 정도로 미스터리(mystery)가 되어가고 있다.
군 관계자는 "발생농가들 모두 그동안 철저한 방역활동을 통해 바이러스 잔존 여부 등을 철저히 검사했고, 입식 전과 출하 전 검사 등을 통해 여러 차례 입식하고 출하를 해온 농가들로, 심지어 방역을 총괄책임진 농림축산검역본부조차도 감염경로를 찾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군 관계자는 또 "이 때문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고병원성 AI의 토착화 가능성이 점점 높이지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요즘처럼 낮과 밤의 기온차가 큰 환경에서 바이러스의 활동성이 커지면서 발병했을 수도 있다는 분석도 조심스럽게 제기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영암지역에서는 지난 6월9일 현재 종오리 3농가 2만9천수, 육용오리 29농가 50만600수, 양계 46농가 301만2천800수, 메추리 1농가 15만수 등 모두 79농가가 369만2천400수를 사육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이 기사는 영암군민신문 홈페이지(yanews.net)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URL : http://www.yanews.net/article.php?aid=1520247994
프린트 시간 : 2024년 11월 17일 21:3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