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화상병(火傷病) 남하하나?

안성 이어 천안에도 발생, 영암배 재배농가 노심초사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
2015년 06월 19일(금) 11:47
군, 26일까지 저온피해 정밀조사 병행 확인조사 착수

치료약이 없어 발병하면 뿌리채 뽑아 태워 묻어야 할 정도로 치명적인 것으로 알려진 '과수 화상병(火傷病·Fire blight)'이 지난 5월 말 경기도 안성에서 첫 발생, 충남 천안까지 번지는 등 점차 남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영암배 재배농가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특히 농가들은 개화기 이상기후 때문에 배 착과율이 50%를 밑돌고 있고, 심한 곳은 10%에도 못미치는 등 큰 피해를 입은 경우가 많아 화상병까지 발병, 남하할 가능성이 크다는 소식에 더욱 노심초사하고 있다.
군은 이에 따라 6월15일부터 26일까지 관내 봉지작업이 완료된 배 재배 과원 전체를 대상으로 저온피해 피해율 조사와 병행해 배 화상병 발병 확인작업에 나서는 등 긴급 점검에 착수했다.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이후 수입이 늘어난 외국산 농산물에 병원균이 묻어 국내에 유입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는 과수 화상병은 과수의 꽃이 피는 시기(개화기)에 새나 진드기, 벌, 나비 등 곤충과 비바람을 타고 전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과 캐나다 등 이미 54개국에서 발병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우리나라의 경우 식물방역법상 최상위로 분류할 만큼 유입을 막고 있는 '외래 과수 전염병'이다.
과수 세균병으로도 불리는 이 화상병은 '에르위니아 아밀로보라(Erwinia Amylovola)' 병원균이 그 원인으로 밝혀져 있으며, 마치 화상을 입은 것처럼 잎과 줄기, 열매를 까맣게 고사시킨다고 해서 국내에서는 화상병으로 불린다.
특히 최근 문제되고 있는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처럼 전염력이 강한 데다, 한 번 번지면 치료약이 없고, 일단 감염돼 확진 판정을 받으면 반경 100m 이내의 과수는 뿌리채 뽑아 태워 땅속에 파 묻는 매몰작업으로만 해결해야 하는 무서운 병이다. 따라서 과수농가들에게는 폐농(廢農) 선고나 다름없다. 또 과수화상병이 발생한 국가의 사과, 배 등의 과일수입을 금지하고 있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다.
국내에서는 지난 5월 말 경기도 안성시 서운면 현매리의 과수원 3곳에서 발견, 곧바로 화상병 확진을 받았으며, 지난 6월1일에는 안성에서 4㎞ 떨어진 충남 천안시 입장면 율금리 배 과수원 5천여평에도 화상병이 발생했다.
천안농업기술센터는 이에 따라 화상병 발생지역으로부터 반경100m 지역 내 배나무를 모두 뿌리채 뽑아 땅속에 묻는 매몰 작업을 끝냈고, 이곳으로부터 반경 2㎞ 지역을 방제구역, 반경 5㎞지역을 관리구역으로 정하고, 화상병이 더 이상 번지 않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예방대책에도 불구하고 화상병의 남하 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가시질 않고 있어 재배농가들의 걱정은 점점 커지고 있다.
군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현재 영암배 과원 대부분이 봉지 씌우기 작업이 끝나 안도하는 분위기이지만 과수 화상병은 가지검은마름병과 병징이 유사해 농가들이 혼동할 수도 있는 만큼 과원을 유심히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배농가들은 이에 대해 "과수 화상병이 일단 확인판정을 받았다 하면 그것으로 끝이기 때문에 확산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라면서, "그렇지 않아도 착과불량피해가 심각한데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고 말했다.
군과 농업기술센터는 이에 지난 6월15일부터 오는 26일까지 2주간 영암군 관내 봉지작업이 끝난 배 재배 과원 전체를 대상으로 저온피해 피해율 조사와 함께 배 화상병 발병 확인에 나서고 있다.
한편 영암지역에서는 거의 모든 배 재배농가의 착과율이 지난해에 비해 50%를 밑돌고, 심한 곳은 10%에도 못미쳐 올 배농사를 포기해야 할 형편이다. 또 착과된 것 중에서도 20∼30%는 외형이 비뚤어지거나 생김새가 좋지 않는 등 상품성이 없어 농가들이 파산위기에 직면해 있다.
영암지역 배 착과율이 이처럼 낮은 것은 겨울철 이상난동으로 고온현상이 지속되면서 배꽃 개화가 평균 개화일인 4월16일보다 10일 이상 빠른 4월4일 이뤄져 눈꽃 자체가 불충실하고, 이 상태에서 지난 4월5일 순간 최대풍속 초속 14.9m의 강풍이 불어 착과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여기에 수분수정 적기인 4월6일 황사비를 동반한 80㎜의 폭우로 인공수분 적기를 놓쳤고, 비가 내린 후 1주일간 낮 최고 기온이 평년기온보다 5∼8도가 낮은 13∼17도의 저온현상이 지속돼 배꽃가루의 발아도 극히 불량한 점, 그리고 저질 중국산 꽃가루의 사용으로 수분율이 떨어진 점 등도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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