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6기 1주년 成果와 과제 - 방치된 氣찬장터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
2015년 07월 03일(금) 09:59
'빨간양파즙' '달마지선물세트' 역사속으로…영세소농에도 큰 타격
군정 기획력 부재 상징 효율적 운영방안 모색위한 의견수렴도 무시
민선6기 1주년을 맞은 영암군정은 성과뿐만 아니라 과제도 산적해있다.
특히 '방치된' 영암군 농·특산물 판매센터(이하 氣찬장터)는 군정의 기획력 부재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빨간양파즙'과, 잡곡류를 중심으로 만들어져 선물용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달마지선물세트'의 실종을 뜻할 뿐만 아니라, 氣찬장터로 인해 움트기 시작했던 영세소농들의 잡곡류 중심 농·특산물 생산의지를 무참히 꺾어놓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다. 군은 영암농협이 氣찬장터 위탁운영을 제안했음에도 이는 거들떠보지도 않은 채(?) 지난 3월 중순 창립총회를 연 영암로컬푸드사회적협동조합에 위탁운영 하겠다는 방침을 정해놓고 있다. 조직도 조직이지만 생산체계까지 갖추려면 상당한 기간이 필요한 곳에 위탁운영권을 주기 위해 氣찬장터를 계속 방치하고 있는 셈이다. 특혜의혹을 사기에 충분한 일이자 자칫 부실운영으로 인해 군민의 소중한 재산에 피해를 줄 우려도 키우고 있다.
더구나 본보는 민선6기 출범 당시 氣찬장터에 대한 효율적 운영방안 모색을 위해 의견수렴절차가 필요하다고 누누이 강조한 바 있다. 그러, '찾아가는 서비스 행정, 작은 소리도 크게 듣는 섬김행정'을 적극 실천하겠다는 군은 1년이 넘도록 이 같은 노력을 무시했다. 그러는 동안 연간 20억여원에 가까운 매출을 올렸던 氣찬장터는 폐쇄된 상태로 방치되고, 이곳에 의존해온 영세소농들의 피해로도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 氣찬장터는?
판촉단 운영포기 후 두 차례 운영자 공모 모두 무산
영암읍 남풍리 111-2에 한옥절충식으로 지어진 氣찬장터는 영암군의 친환경 농·특산물 판매장 겸 관광홍보센터다. 부지면적 1천255㎡, 시설면적 524.67㎡에 총사업비 19억8천100만원(국비 5억원, 군비 14억8천100만원)이 투입됐다.
氣찬장터는 1층(271.95㎡)은 소매점과 사무실이 들어서 있고, 2층(252.72㎡)은 영상홍보관과 전시관이 들어서 있다. 선별장(79㎡), 창고(100㎡), 소형저온저장고(16.5㎡) 3동, 중형저온저장고(66㎡) 1동, 화물차량 2대, 농산물건조기 2대 등의 부대시설 및 장비를 갖추고 있다.
지난 2010년10월 개장한 氣찬장터는 초기 군 직영체제로 사단법인 영암군농특산물판촉단의 협조를 받아 운영해왔다. 또 2013년부터는 판촉단이 위탁운영 해왔으나 지난 6월 지방선거 후 판촉단이 법인 해체와 함께 운영을 포기, 지금까지 1년 넘게 문이 닫힌 상태다.
군은 지난해 9월3일부터 23일까지, 9월24일부터 10월17일까지 등 2차례에 걸쳐 운영자 공개모집공고를 냈으나 응찰자가 없었다. 이 때문에 한때 건물의 용도를 전환해야 한다는 얘기까지 흘러나왔으나, 현재는 전동평 군수 선거공약인 '로컬푸드 활성화'와 관련해 그 판매장으로 사용하는 쪽으로 내부방침이 정해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실 氣찬장터 운영문제는 전임 군수 때처럼 군수 부인과 공직자 부인들이 주축이 되어 운영을 맡으면 간단히 해결될 일이다. 이것이 어렵게 된 것은 氣찬장터가 그동안 사실여부를 떠나 온갖 의혹의 진원지로 인식되어온 점도 작용했겠으나, 이보다는 전임 군수 부인의 열정 또는 경영능력을 따라잡기가 어렵다는 점이 결정적인 이유였을 것이라는 지적에 무게가 더 실린다.
■영암농협 위탁운영계획안
1층 로컬푸드 직매장 2층 농가 레스토랑 운영 제안
군은 로컬푸드사회적협동조합 염두 검토조차 안 해
氣찬장터에 대해서는 최근 영암농협(조합장 박도상)이 위탁운영계획을 수립해 이를 군에 제안했다.
영암농협은 ▲지역에서 생산된 농·특산물의 유통단계 축소를 통해 생산자인 농업인을 돕고, 소비자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함으로써 공동이익을 실현하겠다는 목적과 함께, ▲영암군을 대표하는 농·특산물판매센터를 경험이 풍부한 농협이 주도적으로 운영함으로써 영암군 농·특산물에 대한 신뢰도를 향상시키겠다는 목적을 제시했다. 특히 전국적인 유통망을 통해 영암군 로컬 농·특산물에 대한 판촉 및 홍보활동을 강화하는 목적도 제시했다.
氣찬장터 기본운영방향에 대해서는 ▲1층 판매장을 로컬푸드 직매장으로 운영하고, ▲꾸러미 택배사업 및 인터넷 쇼핑몰사업을 시행하며, ▲2층은 농가 레스토랑사업을 전개하되, ▲모든 사업을 지자체 협력 사업으로 연계해 시행하겠다는 방안을 내놓았다.
로컬푸드 직매장에 대해 영암농협은 기존 판매센터를 리모델링해 사용하면서 영암군 관내에서 생산된 150여개 전 품목을 취급, 생산자들(150여농가) 책임아래 판매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또 꾸러미 택배사업 및 인터넷 쇼핑몰에 대해서는 로컬푸드로 생산된 농·특산물 및 가공식품에 대해 일정주기로 꾸러미 택배사업을 실시하고, 기존에 구축되어 있는 인터넷 쇼핑몰인 '기찬들'을 재 오픈, 꾸러미사업과 연계해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영암농협은 특히 꾸러미 택배사업 및 기찬들 쇼핑몰 운영에 대해 농협 임직원 및 가족, 참여농가, 조합원 등에게 친인척 5명 일선운동 등을 전개하고, 내고장 로컬 농·특산물 애용운동을 전개함으로써 보다 많은 고객을 확보하겠다는 전략도 세웠다.
판매센터 2층 농가 레스토랑에 대해서는 농협이 지분투자를 하고, 운영은 관내 부녀회원 등을 중심으로 운영하겠다고 제안했다.
영암농협의 氣찬장터 위탁운영을 위한 예산조달계획을 보면 총 4억3천여만원 가운데 군이 1억5천만원(34.9%)을 부담하고 나머지는 농협중앙회(1억원, 23.3%), 자부담(1억8천만원, 41.9%) 등으로 되어 있다. 이들 예산은 직매장 시설개보수 2억8천만원, 기계장치(포장기기, 잔류농약검사기, 전자저울 등) 5천만원, 집기 및 비품 등 5천만원 등 시설투자비가 3억8천만원이고, 나머지 5천만원은 로컬푸드 및 꾸러미 포장재 구입비다. 영암농협은 또 손익분기점 매출액을 15억원으로 추정했다. 참고로 판촉단이 氣찬장터를 운영하던 지난 2014년의 경우 매출액이 17억여원에 달했다.
영암농협의 이 같은 운영계획에 대해 군은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영암농협의 위탁운영계획안에 문제가 있느냐는 질문에 군 친환경농업과 김준일 과장은 "2층을 농가 레스토랑으로 운영하는 방안이 군의 방침에 맞지 않다"고 답했을 뿐이다.
장기간 폐쇄상태로 방치된 氣찬장터를 위탁운영 하겠다고 나선 영암농협에 대해 군이 이처럼 탐탁지 않게 나오는 것은 앞서 지적한대로 氣찬장터 운영자로 이미 영암로컬푸드사회적협동조합을 정해놓은 때문으로 보인다. 아직 걸음마단계에 있는 영암로컬푸드사회적협동조합에 위탁운영권을 주기 위해 탄탄한 경영체제가 확립된 영암농협협동조합의 제안서는 거들떠보지도 않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로컬푸드협동조합 운영방안은?
氣찬장터 운영 염두 3월 중순 창립 경영능력 의문
리모델링 등 재개장 비용 군 부담 불가피 특혜논란
군 '사용료면제동의안' 제출, 의회 '절대불가'보류
그렇다면 영암로컬푸드사회적협동조합은 氣찬장터를 제대로 위탁운영 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아직은 시기상조"로 모아지는 것 같다. 지난 3월 중순에야 창립총회를 가졌을 정도로 조직은 물론 생산 및 유통을 위한 기반이 갖춰지는 상태에 있기 때문이다.
영암로컬푸드사회적협동조합의 출범이 영암군의 로컬푸드사업을 주도해나갈 주체세력의 형성이라는 차원에서는 바람직하나, 지나치게 '관주도적'이고, 더 나아가 氣찬장터와 기찬들 쇼핑몰 운영을 위해 '급조'되고 있다는 점도 우려스럽다. 생산농민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해 설립하더라도 사회적협동조합의 취지를 제대로 살리기 어려운 마당에 6·4 지방선거 때 전 군수 선거운동을 도왔고, 인수위원에 참여한 인사를 이사장으로 추대하는 등 관의 입김이 짙게 배어있는 점은 특히 걱정스럽다. 일각에서는 이 때문에 전임 군수 때 氣찬장터를 운영한 판촉단에 온갖 의혹이 난무했던 것처럼 영암로컬푸드사회적협동조합 역시 출발부터 의혹을 자초하는 구석이 있다고 보기도 한다.
영암로컬푸드사회적협동조합은 지난 3월19일 창립총회에 앞서 가진 설명회에서 '사업계획'을 통해 "氣찬장터를 '문화가 있는 로컬 푸드 직매장'으로 리모델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군 재산인 기찬장터를 '문화가 있는 로컬 푸드 직매장'으로 리모델링하려면 영암군 농·특산물 판매장 운영 관련 조례를 전면 개정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의회의 동의를 얻어야 가능함에도 협동조합으로 출범도 하기 전에 사업계획에 氣찬장터 리모델링 계획부터 세워놓은 것이다.
군 친환경농업과 김준일 과장은 영암로컬푸드사회적협동조합이 氣찬장터 위탁운영을 맡게 된다는 점을 기정사실인 것처럼 전제하면서, "氣찬장터에는 로컬푸드 직매장과 함께 영암군에서 생산되는 모든 농·특산물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홍보센터를 운영함으로써, 바이어들이 모여드는 장소로 활용하겠다"고 자신감까지 보였다.
김 과장의 이런 자신감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계획서가 없어 평가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군이 영암로컬푸드사회적협동조합에 운영을 맡기려면 영암농협이 책정한 예산 모두를 군비로 부담해야한다. 영암로컬푸드사회적협동조합이 이제 막 태동단계에 있어 자금력이 전무한 상태라고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군비 부담이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판매센터를 로컬푸드 직매장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시설에 대한 대대적인 개보수가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될 경우 특정 단체에 대한 예산 퍼주기, 즉 특혜논란은 불가피해진다.
사실 특혜논란은 이미 영암군의회에서 제기되기 시작했다. 군은 오는 7월10일 개회하는 제232회 영암군의회 제1차 정례회에 '氣찬장터 사용료 면제 민간위탁 동의안'을 상정할 계획을 세우고 지난 6월30일 열린 의원간담회에 이를 설명했으나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보류됐다. 박영배 의원을 비롯한 대다수 의원들은 '사용료 면제'에 대해 '절대 불가'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氣찬장터를 군의 뜻대로 영암로컬푸드사회적협동조합이 위탁운영하게 할 경우 과거 판촉단이 올렸던 매출규모나 영암농협이 예상하는 매출액을 달성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의문부호가 붙는다. 따라서 이를 해소하려면 이제 갓 창립한 영암로컬푸드사회적협동조합에 대한 경영능력 검증절차가 필요하다. 조직을 안정시켜야 할 뿐만 아니라 생산체계, 유통체계 등이 제대로 갖춰져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는 뜻이다. 그렇지 않고 군수 뜻대로 영암로컬푸드사회적협동조합에 氣찬장터 위탁운영을 맡길 경우 전임 군수 때처럼 온갖 의혹을 피하기 어렵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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