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성산 풍력발전단지의 두 얼굴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
2015년 07월 03일(금) 12:54
환경은 부메랑이다. 착하게 베풀면 선순환하고, 나쁘게 악용하면 악순환한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가 대체에너지 개발 경쟁을 하고 있다. 1997년 ‘지구 온난화 방지 교토 회의’에서 채택한 ‘교토 의정서’는 지구 온난화 규제 및 방지를 위한 국제 협약인 기후변화협약 수정안을 의결했다. 교토의정서를 인준한 나라는 이산화탄소 등 여섯 종류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지 않으면 무역에서 비관세를 적용받는 불이익을 받는다. 세계가 대체에너지 개발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우리나라 정책은 거꾸로 가고 있다. 중소형 태양광 발전시설에 대해 지원금을 삭감하고 전기료를 대폭 내려버렸다. 여름철에 한해 한시적으로 전기료를 내린다고 발표했다. 이런 조치는 전기 부족사태를 만들어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하려는 명분을 얻기 위한 꼼수라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온실가스 배출 주범으로 꼽혀온 석유와 석탄 등 화석연료를 대신하는 대체에너지로는 태양열, 풍력, 조력(潮力), 지열발전이 있다. 풍력발전은 크게 해상발전과 지상발전으로 나뉜다. 해상발전이 지상발전을 크게 앞선다.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지상에 부는 바람보다 더 세고 오랜 시간동안 불기 때문이다. 덴마크는 전체 전기 생산량 20%를 풍력이 생산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대체에너지 비율이 2% 미만이고, 풍력은 미미한 수준이다. 2014년 풍력 전기 생산량은 608.5MW(메가와트)이다. 원자력 발전소 1기 전기생산량 절반이다. 지금 전국 곳곳에서 풍력발전단지 건설을 추진 중지만 환경단체와 주민들이 반대하고 있다. 울산 동대산 풍력발전단지와 의령군 한우산 풍력발전단지 건설이 큰 반발에 부딪혀 있다.
환경단체와 주민들이 풍력발전을 반대하는 이유는 많다. 첫째는 환경파괴다. 지상 풍력발전은 바람이 가장 세게 부는 산 우듬지에 건설해야 까닭에 산 정상까지 찻길을 내야하고, 나무를 거의 다 베어내야 한다. 그 결과 무엇보다 산사태 위험이 크고 토사가 흘러내려 농경지가 매몰되기가 쉽다.
활성산 풍력발전단지는 이 문제는 피했다. 활성산은 임진왜란 사적지(史蹟址)다. 활성산은 산 생김새도 활처럼 잘 생겼지만 임진왜란 때 활쏘기 훈련을 했던 활성산토성이 있었던 곳이다. 지금 토성은 남아 있지 않다. 토성은 고지도에만 남아 있다. 대관령목장에 버금가는 서광목장이 들어서면서 토성은 사라졌다. 목장이었던 탓에 목초지로 산사태 위험도 피했고, 지금 풍력발전 단지는 묵정밭이 되어 잡초가 우거져 이 문제만큼은 자유롭다.
둘째는 소음과 저주파 문제이다. 풍력발전기가 가동되는 시간만큼은 소음 피해를 벗어날 수 없다. 저주파는 100HZ(헬스) 이하에서 발생한다. 편두통을 유발하고 불면증을 가져다주고, 자고 일어나면 개운해야 할 몸이 무겁고 아프다. 사람에게 가하는 가장 큰 고문은 잠 안 재우는 것이라 하는데 365일 소음과 저주파에 시달려야 하는 불면증은 너무 큰 형벌이다. 그래서 저주파는 저주(詛呪)라고까지 말한다.
풍력발전기 설치 환경영향 평가서는 500m 이내 주거시설 및 학교(정온시설)는 이주대책을 세우라고 명시하고 있다. 500m 이상 1.5km 미만은 주민과 협의하도록 하고, 가장 가까운 풍력발전기와 학교는 1.5km 이상을 유지할 것을 권장한다. 활성산 풍력발전단지는 영암읍 한 대리, 금정면 연보리, 덕진면 영보리 등이 피해 지역이다. 한대리 각동마을은 풍력발전기와 불과 550~650m 밖에 안 된다. 금정면 연소리 금오동마을은 850m, 연보리 냉천마을과 영보는 1km로 1.5km 이내에 들어 있다.
셋째는 발전효율과 가동률이 낮다. 풍력발전효율은 이론상으로 바람에너지 59.3%까지 전기에너지로 바꿀 수 있지만 현재 기술 수준으로는 20~40%이다. 우리나라 풍력발전효율은 매우 낮다. 제주 한경풍력 25.8%, 성산풍력 27.5%, 양양풍력 15%, 거리풍력 7.3%, 영흥풍력 7.3%이다. 모두 해안에 위치한 풍력발전단지다. 육지에 위치한 활성산 풍력발전단지는 이보다 훨씬 낮을 것으로 보인다. 풍력발전 가동률은 24시간 가동 기준으로 보면 70일 안팎이다. 하루 5시간씩 가동하기가 어렵다. 바람이 불지 않으면 전기로 전기를 생산해야하는 이율배반 구조이다.
원자력발전보다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적은 장점이 있지만 46m 대형 날개 주변 100m는 고열로 생물이 살기 어렵고, 주민 피해를 최소화 하려면 마을과 가까운 발전기는 가동 중단을 하거나 이전해야 할 것이다. 경제성 이전에 환경과 사람이 먼저이다. 풍력발전은 이산화탄소 배출이 가장 적은 전기 생산 방법이지만 환경과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야누스 같은 두 얼굴이다.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
이 기사는 영암군민신문 홈페이지(yanews.net)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URL : http://www.yanews.net/article.php?aid=1534618888
프린트 시간 : 2024년 12월 23일 07:0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