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마 끝 스케치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 |
2015년 07월 10일(금) 14:04 |
한바탕 쏟아지더니 그쳤다
처마 끝에 걸린 옅은 하늘이
물산소로 닦여지고
기와 사이를 부서지다 떨어지다 하던 소나기로
처마 아래 토방 위엔 톡톡 튀다만
흙물자국이 수채화만큼 섬세하게 그려졌다
비 그친 후, 맑은 빗방울이
처마 끝자락마다 대롱대롱 달리고
어미의 부름에
첫 날개 짓하는 황조롱이 새끼처럼
바람 날개 짓에 동승하는 물방울들의 이소
저만치 넉넉한 백련 잎 위로
녹빛 물방울 하나
도르르 구르다 떨어지는 이소
처마 아래 보조개처럼 패인 공간들에
방울방울 이소가 끝나면
처마 끝 아래,
나만의 객석에서 완성하는 스케치.
공보영
영암문인협회 회원
솔문학동인회 회장 역임
2009년 전남문학 신인상(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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