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축시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 |
2016년 01월 04일(월) 09:36 |
/솔문학 동인
오시는 임은 몸채에 고이
하 누구신가 먼산바라기 그분은
덜커덩 상엿집에 망연한 걱정 잔뜩 쌓아놓고
몹쓸 말만 과수댁 종년 주둥이에 잔뜩 어질어 놓고
꽁댕이배 잡아타고 뒤도 안 돌아보고 가신 그분은 누구신가
한 시 시침에서 삼십칠 분의 분침으로 빨간 줄 삐딱 긋고
열 시 시침에서 이십이 분의 분침으로 빨간 줄 삐딱 그은
가위표 걸 메고 절룩절룩 감발미투리에 검덕귀신 밉상으로
시궁에 떨구어 놓고 가신 그분은 누구신가
심란한 밤들은 지나가고 새임께서 오신다니
오시는 임은 추호도 안 고까이 보내드리고파
초롱초롱 별빛 맞은 바라기로 맞이하려고
꽃바람 도타이 통해 온 나라에 꽃 그림 활짝 피시라고
훗날 이맘때 해넘이에는 곱다운 뒤태로 가시라고
진주 구슬 알알이 주렴 치렁한 꽃가마 낙낙히
오시는 임은 행랑채 사랑채 지나 몸채에 고이 드시라고
이성수
/시와 창작 등단
/세무사 이성수사무소 운영(현)
새해에는
누군가가
거칠게 쳐다보며 무시하더라도
내 존재에게
"괜찮아, 난 소중하잖아"
작은 용기를 내며
폭풍이 날 삼켜도
보도블럭 비집고 고개 내민
민들레처럼
끈질긴 생명을 지켜내며
힘차게 기지개 켠 아침에
남편이 잔소리하여도
내 얘기 들어 줄 남편이 있음에 고마워하며
나 하나쯤 무슨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의구심보다는
작은 꽃 하나라도 소망을 심으며
혹이라도 내 발부리에
밟힌 개미에게
미안해하며,
이 넓고 넓은 세상에
한 걸음씩
걷다가 누워도 보고
욕심 덜어내는 연습하면서
세상은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
저 너머에
사랑이 있다는 것을 알게 하소서
조혜순
/솔문학 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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