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엘리뇨(El Nino)>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 |
2016년 02월 05일(금) 14:12 |
엘니뇨는 스페인어로 ‘예수’라는 뜻이다. 엘니뇨가 크리스마스를 전후해 발생하고, 수온이 높아지면서 평소에는 보지 못했던 난류성 물고기들이 많이 잡혀 어부들이 “Oh My god!”라는 감탄사를 연발한데서 유래했다 한다.
엘니뇨가 발생하면 따뜻해진 표층수가 연안풍에 의한 용승류를 억제하면서 영양분을 공급 받지 못한 표층수는 영양이 부족해져 연안 생태계가 평소처럼 풍부한 어족 자원을 유지할 수 없게 된다. 어획량이 감소하고, 적도 반류에 의해 하강해야 할 부근의 공기가 상승해 이 지역에 강우량이 몇 배로 늘어 홍수가 발생한다. 토양을 침식시켜 운송과 농업에 큰 어려움을 주고, 반대로 오스트레일리아와 같은 태평양 서쪽은 가뭄이 발생한다. 엘니뇨는 보통 1~3개월 정도면 끝나지만 1년 이상 지속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엘니뇨와 반대개념인 라니냐(La Nina)는 엘니뇨 전과 후에 발생한다. 적도 무역풍의 세력이 강해져 서태평양의 해수 온도는 상승하고 동태평양의 해수 온도는 낮아지는 현상이다. 엘니뇨와는 반대로 적도 무역풍의 힘이 강해지면서 서태평양의 온수층이 두꺼워지고 동태평양의 온수층은 얇아진다. 따라서 동태평양 해수의 수온이 평년보다 0.5℃ 낮아지게 되고, 이러한 현상이 5개월 이상 지속된다고 한다.
라니냐가 발생하면 인도네시아와 필리핀과 같은 동남아시아에서는 극심한 장마가 나타나고, 페루 등 남아메리카에서는 가뭄, 북아메리카에서는 강추위가 나타난다. 엘니뇨가 발생했을 때와 반대의 기온 현상을 일으키는 것이다.
기록으로 보아 엘니뇨가 가장 심한 때는 1997~1998년이었다. 해수 온도가 평년보다 5℃ 이상 높아졌다. 인도와 필리핀 등과 같은 동남아시아 지역은 폭염과 가뭄에 시달렸고 남미는 폭우가 계속되어 홍수와 산사태가 일어났다. 2년 동안 2만3천여명이 목숨을 잃었고 350억 달러에 이르는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이 엘니뇨를 ‘슈퍼 엘니뇨’라고 일컫는다.
이 슈퍼 엘리뇨가 지난해 다시 발생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지난해 3월 엘니뇨 단계를 주의에서 경보로 한 단계 격상하기까지 했다. 심지어 이번 엘리뇨는 18년 만에 가장 강력한 슈퍼 엘니뇨라는 분석도 나온다.
개나리와 벚꽃이 피는 것쯤은 애교(?)다. 씨앗이 새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는 데까지 무려 6년이라는 시간이 걸린다는 복수초도 계절을 망각하고 벌써 꽃망울을 터뜨렸다. 미국 중서부와 브라질, 아르헨티나에서는 이미 최악의 홍수가 발생했다. 유럽에서는 겨울임에도 시민들이 반팔차림으로 거리를 활보한다. 이제까지 나타난 15차례의 엘니뇨 가운데 이듬해에 바로 라니냐로 연결된 사례는 11차례나 된다고 한다. 라니냐가 발생하면 미국 등 밀 주산지에는 극심한 가뭄이 발생한다고 한다. 주요 곡물 가격이 벌써부터 꿈틀대고 있다.
환경문제를 말할 때 쉽게 저지르는 오류는 지구를 ‘객체’로 보는 일이다. ‘지구가 아프다’느니, ‘지구가 망한다’는 생각이 그것이다. 하지만 슈퍼 엘리뇨는 지구가 아니라 인류가 한계에 이르렀다고 보아야 해답이 있다. 인류는 1997년 교토의정서에 선진국에만 온실가스 감축의무를 지게 했다. 그리고 2015년에는 선진국은 물론 개발도상국 모두가 책임을 분담하게 하는 파리기후변화협약을 타결지었다. 무려 18년이나 걸렸다. 같은 주기로 다가온 슈퍼 엘리뇨의 책임은 자연이 아니라 인류다. 인류는 지구의 운명을 걱정할 일이 아니라 ‘멸종위기종’인 자신들의 탐욕을 되짚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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