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칠나무 원산지, 영암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
2016년 04월 22일(금) 13:30
영암은 이름 그대로 신령스러운 땅이다. 대한민국 어느 곳에서도 보기 어려운 건강한 황토는 한여름 뙤약볕을 받으면 원적외선을 방출해 영암 땅에서 나는 모든 산물들은 맛이 뛰어나다. 특이한 점은 월출산이라는 명산이 있음에도 큰 강이 없다는 것이다.
'인자요산(人者樂山) 지자요수(知者樂水)'라 했으므로 어진 사람은 많아도 슬기로운 사람은 적을 것 같지만 뛰어난 인물들이 많다. 영암 한복판으로 흐르는 강이 없다뿐이지 영암은 영산강을 끼고 있고, 월출산에서 흘러나온 물은 영산강이나 탐진강으로 에돌아 흐른다. 욕심내기보다는 늘 베푸는 쪽이다.
예로부터 '옻칠은 천년, 황칠은 만년'이라고 했다. 색깔이 금빛으로 변색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항균작용이 뛰어나 만년이 갈만큼 귀중한 보물이었다. 몇 년 전에 지나(支那, china)에서 당나라 때 갑옷이 발견된 적이 있었다. 모두를 놀라게 한 것은 발견된 갑옷이 1500년이 지났지만 새것처럼 변함이 없었다는 것이다. 그 출처를 따져본 결과 백제 갑옷인 명광개(明光鎧)로 밝혀져 황칠의 가치가 세상에 널리 알려지는 계기가 됐었다.
황칠은 보물이다. 황칠은 '마이다스의 손'이다. 모든 것이 황칠을 만나면 가치가 달라진다. 그림, 의복, 공예뿐만 아니라 의학적으로는 인삼보다 효능이 뛰어나다. 이제 와서야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우리 발효식품과 함께 황칠이 우리 국민의 건강 문제를 해결할 열쇠로 떠오르고 있다.
남도에서는 요즘 황칠나무 재배 붐이 일고 있다. 어떤 자치단체는 가로수도 황칠나무로 심은 곳도 있다. 아주 좋은 징조이다. 남도 땅을 뒤덮을 만큼 황칠이 흔하면 그 가치가 떨어져 돈벌이가 되지 않을 것을 염려할 것이다. 그러나 국민 건강을 획기적으로 증진 시키고, 문화 예술의 새 지평은 황칠이 열 것이라고 확신한다.
앞으로 황칠나무 원산지가 어디인가를 두고 남도의 여러 지방자치단체가 싸우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영암은 영암이라 할 것이고, 강진은 강진이라 할 것이고, 해남은 해남이라 할 것이고, 완도는 완도라 할 것이며 제주도는 제주라 할 것임이 틀림없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오래된 황칠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는 곳은 완도와 보길도 그리고 제주도이다. 가장 오래된 수령 100년쯤 되는 황칠나무는 보길도 정자리에 있다. 이로 미루어보면 황칠 원산지는 좁혀진다.
강진에서 18년 유배생활을 했던 다산 정약용은 시 '황칠(黃漆)'을 남겼다. '이 나무 명성이 자자해/ 박물지에 왕왕이 이름이 올라 있네./ 해마다 공납을 공장(工匠)이 만드는데/ 서리들 농간 막을 길 없어/ 토착민들은 악한 나무라 여겨/ 밤마다 도끼 들고 와 찍었다네'
아름드리 황칠나무가 영암이나 강진, 해남에 없는 이유를 이 시가 밝히고 있다. 농사 지어 소작료 바치기도 뼈가 부서지는데 우엣 것으로 서리(아전)들에게 지방 관찰사에게 한양 판서 정승들에게 왕실에까지 몇 겹으로 황칠을 만들어 바쳐야 하는 농민들로서는 황칠나무가 없으면 더 이상 수탈을 당할 일도 없을 것이라 여겨 밤마다 황칠나무를 찍어 죽인 것이다.
다산은 당나라 유종원의 시에 나오는 석종유 고사를 인용하고 있다. 영릉(영주)이라는 지방에 석종유가 나서 공물로 바쳤다. 일일이 채취를 하기가 여간 힘 드는 게 아닌데도 뼈 빠지게 일만 할 뿐 아무런 보상도 없어 석종유가 다 없어져 버렸다고 거짓 보고를 했다. 나중에 어진 지방관이 선정을 베풀자 석종유가 되살아났다고 알렸다는 일화와 같이 황칠나무가 석종유와 같은 처지였음을 알 수 있다.
영암은 황칠나무 원산지다. 만약 완도가 황칠나무 원산지라고 쓸려면 산지는 영암이라고 쓰고 괄호를 하고 현재 완도라고 써야 한다. 필자가 '낭주안남도호부'에서 밝혔듯이 영암은 나주(반남), 강진(도강현), 해남(북평, 송지), 진도, 완도 보길도와 추자도까지가 다 영암이었다. 황칠은 황금에 버금가는 가치를 지닌 보배다. 영암과 남도의 미래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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