뭣이 중헌디? 뭣이 중허냐고! 뭣이 중헌지도 모름서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
2016년 07월 01일(금) 11:02
영화 '곡성'이 인기를 얻으면서 '뭣이 중헌디? 뭣이 중허냐고! 뭣이 중헌지도 모름서'라는 구수한 우리 사투리의 대사가 사람들에게 크게 어필되고 있다.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이정표 같은 말이기에 더욱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라고 하겠다.
모든 일에는 중요하고 가벼운 정도가 있으며 시급한 일과 여유가 있는 일이 있다. 일을 처리함에 있어 순서를 정하자면 가장 급하면서 중요한 일이 으뜸이며 급하면서 가벼운 일, 중요하되 여유 있는 일, 가볍고도 여유 있는 일 순으로 정리할 수 있겠다.
그런데 요즘 사회에서 가장 이슈가 되는, 가장 중요하다고 여기는 일이 갑질과 각종 특혜 논란의 중심에 선 서영교 의원에 관한 일이다. 그동안 새누리당 저격수로 명성을 떨치고 민주화 운동의 투사로 그려지고, 고학력까지 갖췄으니 여장부가 따로 없었다. 그러나 여자 서영교를 들여다보니 천생 어머니였다. 가족들을 알뜰살뜰 챙기는 모습이 그렇게 훌륭할 수 없는 것이었다.
딸은 국회 인턴으로 5개월간 채용해서 구설에 오르더니 동생은 비서관으로 채용을 하고 오빠는 회계책임자로, 남편은 국정감사기간에 의원들을 만나고 인사까지 나눴으며, 서 의원 본인은 보좌관의 월급을 다섯 차례에 걸쳐 후원금으로 돌려받았다고 하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깔수록 신선한 내용물이 나오는 것이 마치 최상품의 양파와 같다. 그 동안 도덕적으로 완벽한 사람처럼 행동했지만 실체는 부패향기 가득한 ‘세금도둑’이라고 밖에 볼 수가 없다.
문제는 비단 서 의원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더민주, 국민의당, 새누리당 의원님들을 전수 조사한다면 자유로운 사람이 거의 없을 것이라고 미루어 짐작하게 한다.
우리 정치역사에서 제 19대 국회는 식물국회소릴 들으면서 역사에 묻혔다.
20대 국회가 개원하고는 호남을 지지기반으로 하는 두 개당, 더불어 민주당과 국민의당에서 번갈아가며 폭탄급 사건을 일으키고 있다. 부정부패, 비리, 갑질, 재산형성과정, 부동산투기 등 찾아보면 더 많겠지만 보고 있는 국민의 입장에서 참으로 답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19대 국회에서 벌어졌던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보고 싶다. 국회의원의 갑질은 종류별로 다양하지만 눈에 띄는 몇 가지가 있다. 보좌진 월급 삥땅한 의원은 너무 많아 거론하기 입 아프다는 말이 농담처럼 들릴 정도이니 논외로 하자. 피감 기관 관계자와 골프를 하더니 딸을 피감 기관에 취직시킨 의원이 있는가 하면, 자신의 최고위원 도전을 위해 월급 130, 150만원 받던 보좌진에게 10~20만원을 십시일반으로 삥땅한 뒤 약 3천만 원에 달하는 선거비가 마련되자 무모한 도전을 했고 결국 3표, 최하위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야 했다는 의원도 있다.
여비서의 카드로 각종 식사비를 결재하던 의원이 갑자기 여비서를 해고해 놓고 그 카드로 3개월이나 썼다는 논란은 가히 충격적이다.
그뿐인가? 어떤 의원은 여비서가 출산 후 삼칠일(21일)도 되기 전에 별로 중요하지 않은 회의에 참석시켜 회의실 업무보조를 하라고 지시한데 이어 출산 휴가 중인 어느날 밤 10시 30분께 사무실로 불러내어 다른 직원들이 보는 앞에서 해고를 했다는 것이다. 이 말이 사실이 아니길 바랄 뿐이다. 안 그래도 저출산으로 국가차원에서 고심하는 상황에서 산모를 그것도 출산 휴가 중에 불러내서 일을 시키고, 휴가가 끝나기 전에 해고통보를 했다니 말만 들어도 치가 떨린다.
만약 이런 논란이 모두 사실이라면 이런 의원을 뽑은 국민들은 심각하게 자신에게 돌팔매를 해야 할 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4년 간 식물국회를 경험했다. 그리고 20대 국회에 기대가 컸다. 호남은 국민의당이라는 제 3당을 탄생시키는 저력도 보였다. 그러나 개원 초부터 정계가 어지럽다.
20대 국회마저 식물국회로 만들지 않기 위해서는 이제부터라도 국회의원에 대한 관심을 높이도록 하자. 이미 양질의 모처럼 잘 심었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피(잡초) 같다고 쉽게 뽑아낼 수도 없는 상황이다. 지금 논란의 중심에 선 사람이 있다면 다시 보고 4년 후에 평가를 하자.
공인 1명을 선택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생각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능력있는 공인 1명 양성하기, 공인 1명 부패하지 않게 감시하기, 공인 1명이 사화와 국가에 공헌하도록 격려하기… 이런 것이 모두 우리의 일이다.
정치는 정치인만이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정치인을 바로 가도록 움직여야 한다. “뭣이 중헌디!” 이 말이 비록 영화 속 대사일 뿐이지만 지금 내가 처한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보자.
끝으로 내가 한 아기의 아빠라면 다음 상황에서 무엇을 가장 먼저 할 지 미리 연습해 두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아기가 심하게 울고, 초인종이 울리며, 부엌에서는 물이 끓고 있다." 당신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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