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에서 소 키우며 사는것이 꿈”

서호면 소산리 ‘부자농장’이맹종·남정숙 부부

변중섭 기자 jusby@hanmail.net
2008년 06월 26일(목) 18:06
농촌 위기 슬기롭게 극복하는 건실한 한우농가

계통출하 통한 1등급쇠고기 출연율 90% 달해
6월 농협중앙회 ‘이달의 새농민 상’ 수상
사료값 폭등과 축산물 가격하락 등 축산환경의 어려움 속에서도 꾸준히 한우사육에 전념하며 우수 형질의 송아지 생산과 고급육 생산으로 축산농가의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가는 건실한 한우농가가 있다.

서호면 소산리 소흘마을의 ‘부자농장’을 경영하는 이맹종(47)·남정숙(43)씨 부부.

“고향에서 소를 키우며 사는 것이 꿈이었고 지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이들 부부는 한우에 대한 남다른 열정과 관심으로 어려운 시기에도 굴하지 않고 질병, 사양관리 등에 힘써 송아지 생산을 통한 한우사육기반 확충으로 축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해왔다.

또 투철한 봉사정신과 사회복지 활동에도 앞장서 지역사회발전에 모범을 보인 공로를 인정받아 6월 농협중앙회로부터 ‘이달의 새농민상’을 수상했다.

특히 이맹종씨 부부는 한우 일괄사육방식을 채택하여 질병을 예방하고, 인공수정을 통한 한우 개량으로 우수 형질의 송아지 생산, 또 숫소를 거세해 육질과 육량 개선을 통한 고급육 생산에 많은 노력을 투자했다.
그래서 부자농장에서 출하되는 소는 계통출하를 통한 1등급 쇠고기 출연율이 90%에 이른다.

또 이씨 부부는 지역 가축 방역에도 앞장서 ‘질병 청정지역’을 표방하고 가축사육 농가에 대한 홍보와 계도는 물론, 가가호호를 방문하며 방역에도 노력하고 있다.

또한 친환경축산 구현을 위한 청보리 급여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축산 선진화에 앞장서고 있기도 하다.

농장에 일꾼을 따로 주지 않고 두 부부가 직접 두팔을 걷어붙이고 일한다. 인건비를 절약해 보겠다는 부인 남정숙씨의 뜻이었다.

이씨는 “사료값 폭등, 한미 FTA와 쇠고기 협상 등으로 위기에 처한 한우농가들의 살길은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우수 형질 송아지 생산과 고급육 생산에 매진하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25년전 이씨는 고향에 대한 향수를 못이겨 귀향했다. 이씨는 고교 졸업후 상경, 당시 잘나가던 새한자동차에 근무하면서도 시골에 내려가 소 키우면서 살고 싶은 꿈을 떨쳐버리지 못했다.

“고향에 돌아와 소 50마리만 키우고 싶었습니다” 25년전 귀향 당시 이맹종씨의 꿈이었다.

이씨가 고향에 내려와 소를 키우기 시작하던 때는 84년. 83~84년 수입 소로 인한 소값폭락과 IMF라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오히려 위기를 기회로 삼아 각고의 노력 끝에 오늘날 축산대농 반열에 우뚝 서게 됐다. 현재 3개 동의 축사에 350여 마리의 소를 사육하고 있다.

“그동안 남모르는 고통이 왜 없었겠습니까?” 하지만 그러한 고통이나 고생도 이씨의 농촌에 대한 애정과 한우 사육에 대한 열정을 잠재우지 못했다.

이씨가 그의 꿈을 이루기 까지는 든든한 후원자가 있었다. 바로 부인 남정숙씨다. 이씨는 그의 뜻을 따라주고 말없는 내조로 오늘을 있게한 부인 남정숙씨에게 고마움을 잊지 못한다.

“저 사람 아니었으면 영락없이 장가 못가는 농촌 노총각 신세가 됐을 것”이라며 웃었다.

또 이씨 부부는 지역사회 봉사와 사회복지 활동에도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 어르신들에 대한 애정이 깊어 매년 마을 경로잔치에 물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으며 남모르는 선행을 베풀고 미혼모의 아이를 입양하여 기르는 등 사회복지사업에도 일조하고 있어 칭송을 받고 있다.

이씨는 이러한 헌신적인 봉사 정신과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지도적인 역할로 그동안 다수의 기관·단체로부터 많은 표창과 공로패를 수상했다.

부인 남정숙씨 역시 의용소방대 대원과 자원봉사회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어르신들에 대한 목욕봉사와 집안청소 등을 사회복지분야 봉사활동을 헌신적으로 실천하고 있다.

/변중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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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쁨 모를 겁니다”

입양 딸에 ‘기르는 정’ 듬뿍 쏟아

작년 8월 입양한 ‘기쁨이’
가족과 마을에 기쁨 선물

“얼마나 이쁜지 몰라요… 오히려 친자식보다 정이 더 많이 갑니다”

이씨 부부는 요즘 11개월 난 딸 ‘기쁨’이의 재롱을 보며 늦둥이 키우는 즐거움에 푹 빠졌다. 지난해 8월 입양한 기쁨이가 그렇게 귀엽고 예쁠수가 없단다.

이씨 부부는 딸 기쁨이가 애기 울음소리가 사라지는 농촌마을에, 또 이들 부부에게 큰 기쁨을 안겨주고 있다며 이름을 ‘기쁨’이라 지었다.

사회복지 활동을 몸소 실천하며 이 분야에 관심이 많았던 이씨 부부는 오래전부터 입양아를 기르겠다는 꿈을 갖고 있었다. 그 꿈을 실현한 것이다.

부인 남정숙씨는 “한 때 ‘위탁모’도 생각해 봤지요. 그런데 입양해 키우는 것이 훨씬 보람된 일일 것같아 입양을 결정했다”며 “기쁨이를 품에 안겨준 생모가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입양아 양육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과 사회적 편견이 없어야 한다”고 당부하고 “농촌인구 배가 차원에서도 많은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울러 “입양아를 키우는 것은 사회를 위해 봉사하는 것이며 정부시책에도 부응하는 일이다”며 “양육비와 학자금 등 정부의 지원도 많다”고 설명했다.

“앞으로도 한 아이를 더 입양해 키우고 싶다”고 말하는 이씨 부부는 지금 딸 기쁨이에게 ‘낳은 정’보다도 더 소중한 ‘기르는 정’을 듬뿍 쏟고 있다.



변중섭 기자 jusb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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