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코끼리씨름단 영암군 인수 결정

군, 지난 9월13일자로 선수단 11명 인수인계서 공식서명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2016년 09월 30일(금) 09:35
의회 일부 의원 등 강력 반대여론 창단까지는 난항 전망
현대삼호중공업이 최근 현대코끼리씨름단을 전격 해체한 가운데 영암군이 지난 9월13일 선수단 11명을 인수하기로 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인수인계서에 서명한 것으로 밝혀져, 초읽기에 들어간 씨름단 창단에 지역여론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영암군의회 일부 의원들과 지역민 등이 여론수렴 미비 및 절차상의 문제, 씨름팀 창단의 당위성 부족 등을 이유로 강력 반대하고 있어 공식창단까지 난항이 예상됨은 물론 새로운 갈등요인으로 비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군에 따르면 현대삼호중공업 측과 전동평 군수, 박영배 의장 등이 서명한 '현대코끼리씨름단 인수인계서'는 ▲군이 선수단 11명을 2017년1월1일자로 인수하고, ▲현대삼호중공업은 이들 선수단의 2016년 잔여연봉을 지급하며, 숙소는 인수자인 군이 관리비를 부담하는 조건으로 2017년12월31일까지 현행수준으로 지원하고, 훈련장 내 훈련 기구는 무상 인계하는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현대코끼리씨름단 11명은 ▲백두급에 이슬기, 윤정수, 정창조, 윤성희 선수 등 4명, ▲한라급에 김기태, 박병훈, 이성철 선수 등 3명, ▲금강급에 최정만, 김명기 선수 등 2명, ▲태백급에 장현진, 김현수 선수 등 2명이다.
인수인계서에는 이들 선수 가운데 정창조, 최정만, 김현수 선수 등 3명은 전속계약기간이 남아 있어 잔여계약기간을 유지하고, 계약금 반환 요구도 하지 않기로 되어 있다.
또 전속계약기간이 남은 선수 3명의 2017년 이후 연봉은 인수자인 군이 부담하되 그 액수는 선수와 협의해 결정하기로 했으며, 전속계약기간이 남은 선수 외 8명의 인수에 대해서도 인수자인 군이 선수들과 협의해 결정하기로 했다. 아울러 현대코끼리씨름단의 운영권리 및 책임 일체는 2017년1월1일 이후부터 인수자인 군이 취득한다는 점도 명시했다.
전 군수는 인수인계서 서명에 앞서 지난 9월12일 천재철 군 문화관광체육과장을 충북 증평군청에 보내 인삼씨름단 운영상황을 점검하게 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추석연휴인 9월15일쯤 의회 의원들에게 전화 등을 통해 씨름단 인수에 대해 동의를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 군수는 의원들과, 간부회의 등에서 실·과·소장들에게 ▲영암군 농·특산물에 대한 전국적인 홍보에 큰 도움이 된다는 점과 ▲해체되는 현대코끼리씨름단이 국내 유일의 프로씨름단으로 그 명맥을 이어갈 필요가 있다는 점, ▲민속씨름 육성 차원에서 관련 실업팀이 없는 전남에서도 적극 나서야 한다는 점 등을 강조하며 씨름단 창단의 당위성을 설명했다는 후문이다.
또 이낙연 전남도지사와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체육진흥공단, 통합씨름협회, 대불산단경영자협의회 등과도 충분한 교감이 이뤄졌으며, 씨름단 창단 및 운영에 따른 지원도 약속받았음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에 전 군수의 씨름단 창단결정에 대한 반대여론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무엇보다 씨름단 창단에 따른 군민들의 여론수렴이 먼저이고, 사전에 의회의 동의를 얻었어야 했음에도 결정을 서두른 배경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이 많다. 또 민속씨름 육성 취지에는 공감하나 영암군의 경우 구례군이나 경남 하동군 등의 경우처럼 전통적으로 씨름과 연관 짓기 어렵다는 점에서 씨름단 창단 당위성이 떨어진다는 주장도 있다. 이와 함께 최근 명절 때만 잠깐 공영방송을 통해 중계되고 있고, 관중 또한 점점 줄어드는 추세인 민속씨름대회 선수를 통한 영암군 농·특산물 홍보 전략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히 현대코끼리씨름단이 영암군에 소재한 현대삼호중공업 소속이었기는 하나 故 정주영 회장의 애정을 감안해 운영됐을 뿐 영암군과는 거의 연관이 없었고, 조선업 불황 때문에 지방재정이 크게 줄어든 마당에 연간 15억원(군 추정비용) 이상 소요되는 씨름단을 운영하는 것은 예산낭비일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에 따라 오는 10월 통합씨름협회 회장기 대회 출전을 목표로 한 것으로 알려진 군의 씨름단 창단은 상당한 차질 및 진통이 불가피해 보인다. 씨름단 창단 및 운영을 위한 조례 제정과 선수단 구성 및 연봉협상과 이에 따른 예산 확보 등에 있어 영암군의회의 심의를 통과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씨름단 창단에 대한 반대여론이 상당해 민선6기 후반기 들어 바둑박물관, 한국트로트가요센터 유치 등으로 점점 많은 지역민들이 고개를 끄덕이고 있는 상황에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편 현대중공업이 1986년 창단한 현대코끼리씨름단은 2005년 현대삼호중공업이 인수했으며 김칠규, 이태현 등 걸출한 천하장사들을 배출했으나, 최근 조선업 구조조정 등의 여파로 통합씨름협회에 해체를 통보했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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