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코끼리씨름단 인수인계서 서명 논란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2016년 10월 07일(금) 10:07
영암군의회(의장 박영배)는 지난 9월22일부터 10월7일까지 16일간의 회기로 제243회 임시회를 열었다.
의회는 특히 9월30일부터 6일까지 군정질문 및 답변에 나서 쌀값 폭락에 따른 대책 마련과 영암식품특화농공단지 분양대책 등 군정현안에 대해 질의하고, 실·과·소장들로부터 답변을 들었다. <관련기사 5,6,7면>
또 군이 최근 현대코끼리씨름단을 인수, 씨름팀을 창단하기로 한데 대한 질의도 이어져 큰 관심을 모았다.
김철호 의원은 10월6일 군정질문 및 답변 마지막 날 질의를 통해 "지난 9월13일 전동평 군수 혼자 체결한 현대코끼리씨름단 인수인계서는 무효"라면서 그 '첫 번째 이유'로 "영암군 업무제휴와 협약에 관한 조례 제5조 제2항에 따르면 '군수는 지방자치법 제39조 제1항 제8호의 업무제휴 또는 협약을 할 경우에는 사전에 군의회의 의결을 받아야 한다. 다만 긴급한 추진이 필요한 경우에는 군의회의 의결을 받는 날부터 효력이 발생한다'고 되어 있어 이를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그런데도 불구하고 마치 씨름단 인수가 결정된 것처럼 방송과 인터뷰하고 신문에 보도하는 등 군민에게 공표한 것은 정상이 아니다"고 질타했다.
김 의원은 인수인계서가 무효인 '두 번째 이유'로 "전 군수는 임의로 인수인계서에 서명한 이틀 후인 9월15일에야, 그것도 전화로 의원들에게 동의를 구했다"고 주장하고, "그로부터 오늘까지 23일이 지났는데도 정식으로 설명한번 해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세 번째 이유'로 "전 군수는 (씨름단 인수에 따른) 홍보효과를 운운하지만 이는 실질적으로 사실과 다르다"면서 "군수가 그런 식으로 허황되게 과장해 (군민들을)현혹시켜서는 안 된다. (씨름단 운영에 대해) 따로 군민 여론조사도 해보아야 한다. 이것이 절차다. 과거 산수뮤지컬 때처럼 토론을 제안한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영암군의 1년 지방소득세가 120억원 정도 밖에 되지 않아 돈을 더 벌어도 시원치 않은 마당에 낭비에 불과한 씨름단 운영에 연간 15~20억원을 사용하는 것은 타당성과 합리성이 없다"고 강조하고, "영암군과 영암농산물의 홍보를 원한다면 정말 효과 있고 가치 있게 다른 방법을 택하자. 영암군 예산은 군수 개인 돈이 아니기에 군수 마음대로 쓸 수 없고 써서도 안 된다"고 못 박았다.
김 의원은 "의원 본연의 책무는 군수(집행부)에 대한 감시와 견제"라면서 "영암군의 주인인 군민이 반대하고 있고, 군 재정을 낭비하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군수와의 친분 때문에, 체면 때문에 씨름단 인수에 찬성한 것은 직무유기이며 유권자의 뜻에 역행하는 배신행위로 그 판단은 다음 선거 때 나타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민선6기 초 전 군수의 간절한 요청에 따라 건강문화클러스사업 용역비로 2억9천만원의 예산을 세웠다. 전 군수는 이 사업으로 영암군에 경천동지할 큰 변화가 올 것이라며 자신의 블로그에 올리고 언론매체에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그런데 지금 사업은 온데간데없고 불행 중 다행으로 예산은 불용처리 됐다"고 상기하면서, "이번 씨름단 인수에 관한 군수의 언행을 보면 그때의 코미디가 재연된 것 같다. 절차에 따라, 법에 따라, 군민의 뜻에 따라 행하는 어른스럽고 믿음직한 영암군수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충고했다.
김 의원은 특히 지난 6대 의회 때 군수와 공무원 등으로부터 10번이나 고소고발 등을 당한 일과 삼호발전협의회장으로 광역쓰레기매립장 건설을 막아낸 일 등을 거론하며 "그때 겪었던 악몽의 고통은 지옥유황불속에 던져진 사람 같았다. 굴하지 않고 어느 곳 무엇 하나 다치지 않은 것은 영암군을 사랑하는 진정성으로 본분에 충실했고 책임에 비겁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면서 "현대코끼리씨름단 인수에 대한 영암군민의 뜻이 반대에 있다면 다시 모든 것을 걸겠다고 다짐한다. 씨름단 운영을 계속 추진할 경우 군수의 운명은 재앙이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군정질의에 나선 김 의원은 지난 2014년 6·3 지방선거 당시 전 군수를 지지했던 일 등을 상기시키면서 '금수저', '실망과 혼란, 불신' 등 격한 용어를 섞어가며 전 군수를 몰아세웠다.
김 의원은 씨름단 인수문제 외에도 氣찬랜드에 들어설 한국트로트가요센터와 관련해 "조선업 불황에 따른 위기 극복을 위해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시행하는 사업이만큼 조선업과 관련된 이들과 한번정도는 의견을 들어서 결정했어야 될 일"이라고 지적했다.
답변에 나선 전 군수는 씨름단 인수인계서에 서명한 뒤인 9월15일에야 의원들에게 전화한 사실을 강력 부인했다. 또 의회의 동의를 얻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씨름단 창단에 따른 조례와 예산은 의회의 의결을 얻어야 하기 때문에 그 때 의회가 결정할 일이라고 밝혔다. 이는 영암군씨름단 창단에 관한 최종 결정은 의회에 달렸다는 지적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의회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통과한 4천310억원 규모의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과 영암군 상징물 관리조례 일부개정조례안, 영암군 범죄예방도시 디자인조례안 등을 처리하고 폐회했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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