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인박사 동상 다시 세운다

군, 각계 전문가들로 '왕인박사 동상 再건립 고증위원회' 출범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2016년 11월 10일(목) 16:43
왕인박사 유적지 내에 세워진 왕인박사 동상이 전문가들의 고증을 거쳐 다시 건립된다.
군은 지난 11월8일 군청 낭산실에서 ‘왕인박사 동상 再건립 고증위원회’를 열고 위원 15명에게 위촉장을 수여하고 세미나를 열었다.
왕인박사 동상 再건립 고증위원은 전문분야에서 ▲미술사 정영호 한국교원대 명예교수, ▲복식 김소현 배화여대 교수, ▲관모 이훈 공주대 교수, ▲조각 최인수 서울대 명예교수, ▲한일교류사 박광순 대한민국학술원 회원, ▲전통의례 최기욱 영암향교 전교, ▲고대사 강봉룡 목포대 교수, ▲고고학 임영진 전남대 교수 등이 위촉됐다.
군 문화시설사업소 구창진 소장은 “왕인박사 동상 再건립 고증위원회 출범은 현재 왕인박사 유적지 내에 건립된 왕인박사 동상이 복식이나 관모 등에서 역사적 고증 없이 조각되어 학계를 비롯한 각계에서 문제제기가 계속되어 왔다”면서, “전문분야별로 위원들이 연구를 거쳐 왕인박사 동상을 다시 건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 소장은 특히 “현재 왕인박사 동상은 높이가 지나치게 높고 특색이 없어 유적지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특별히 어필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동상을 철저한 역사적 고증을 거쳐 다시 세우되 예를 들어 왕인박사가 들고 있는 책을 만지면 수능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는 식의 스토리텔링이 가능하도록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작품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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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왕인박사 동상 再건립 고증위원회' 세미나 요지
"氣稟 있고 역사성 예술성 살려 건립 주변경관 조화 이뤄야"
이날 열린 ‘왕인박사 동상 再건립 고증위원회’ 세미나에서 박광순 전남대 명예교수(대한민국학술원 회원)는 ‘한일교류사 및 왕인박사 동상 재건립의 배경설명과 다루어야할 문제들’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왕인박사는 일본이라는 국가의 문명화 내지는 대국화(大國化)의 기틀을 닦는데 결정적 구실을 했다”면서, “따라서 우리가 왕인박사를 기리는 것은 우리의 자존을 높이는데 그치지 않고, 학문적으로는 韓日 고대사 연구에 도움이 되고, 외교적으로는 韓日 두 나라가 진정한 선린이 되는 길의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이에 따라 “재 건립될 왕인 동상은 이러한 소망이 성취될 수 있는 이미지가 풍기는 기품 있는 동상이 되어야 한다”면서 “어떤 왕인박사의 상을 조성할지에 대해 기존의 동상에 대한 여론 평가와 한일교류사 측면에서 특히 관심을 가져야 할 점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 교수는 “새로운 동상을 만드는 경우 기존의 왕인묘 영정에 모셔진 일종의 표준영정(좌상)과 일치시킬 것인가, 아니면 완전히 새로 조성할 것인가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영호 한국교원대 명예교수는 ‘왕인박사 동상 再건립 참고사항’을 통해 “위치는 이미 건립되어 있는 왕인박사상을 고려해 의견을 수렴하고, 동상의 모습은 입상, 좌상, 보행상 등에서 가장 적합한 모습을 선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또 “관모는 당시 학자들의 관모 형태를 고증해야 하고, 무엇보다 얼굴(相好)의 고증이 중요한 숙제이며, 복장에 있어서 관복이나 학자들의 의복 등을 고증해야 한다”면서, “동상의 크기는 당시 백제인들의 신체를 고려하고, 동상을 안치하는 기단부 구조에 있어서는 이미 건립되어 입상(立像)의 형태를 가급적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훈 공주대 교수는 ‘백제시대의 관모’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백제시대의 의관(衣冠)과 백제의 복식문화를 소개했다.
최인수 서울대 명예교수는 ‘왕인박사 동상 재건립에 대하여’를 통해 “영월관에서 홍살문에 이르는 여유 있는 접근 보행로 옆에 동상구역을 조성해 유적과 주변경관과의 조화를 이루도록 해야 한다”면서, “학문의 신으로 추앙 받는 왕인박사의 학덕을 기리는 품격 있는 동상이 되도록 자연스러운 자세와 함께 얼굴과 손의 표정을 살려 조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이어 “역사성과 예술성을 고려하고, 기억과 친화력을 위해 좌대는 단순하고 높지 않게 처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임영진 전남대 교수는 ‘입상(立像) vs 좌상(坐商)’을 통해 “입상의 첫인상은 동적인데 비해 좌상은 정적이며, 입상은 무인(武人)상인데 비해 좌상은 문인(文人)상”이라고 규정하면서, “전달감에 있어서 입상은 권위적인데 비해 좌상은 친화적”이라고 그 특징을 설명하며 왕인박사 동상 건립방향에 대한 의견을 주문했다.
이밖에 강봉룡 목포대 교수는 ‘동아시아 연안해로를 통한 문물교류와 왕인’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왕인은 고대 일본에 천자문과 논어를 전해준 백제의 학자로, 중국의 문자와 학문을 수용해 이를 일본에 전파한 문화선각자이자 문화전파자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 인물로 평가 받을 만하다”면서, “따라서 동아시아 연안 해로를 통해 문물교류를 수행한 상징적 인물로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교수는 이어 “왕인은 옹관고분을 축조한 서남해지역의 해상세력과 관련된 인물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실제 설화 상으로 왕인의 고향으로 전하는 영암 구림마을은 옹관고분의 핵심분포지인 영암 시종면과 지근(至近)거리에 있어 왕인이 구림마을에 실존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만은 없다”고 지적했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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