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거울로 삼는다면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
2016년 11월 18일(금) 14:25
우리는 하루에 거울을 몇 번이나 보는가? 또한 거울을 보면서 무엇을 보는가?
우리 주변에는 가는 곳마다 거울이 있다. 거울은 사람이나 사물을 비추어 보는데 거울이 없던 옛날에는 맑은 연못이나 냇가 그리고 흐르는 물에 자신의 모습을 비추어 보았다고 한다.
거울이 일상생활에 필요한 것은 거울을 통해서 자신의 아름답고 추한 모습을 직접 볼 수 있어 추함을 털어 버리고 우아한 아름다움을 담아내기 위함일 것이다. 그러나 거울에 먼지가 쌓이면 자신의 어질고 착한 마음을 볼 수 없다는 것이 아쉬울 뿐이다.
그렇다면 세상이라는 거울에 우리 인간사를 비춰보고 동서고금의 역사를 거울로 삼는다면 어떨까? 그 시대의 정치를 비롯하여 그 시대에 일어난 사건이나 인물들의 기록들을 통하여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잘 한 것은 그대로 잘 보존하여 후대에 물려주고 잘못한 것은 이미 잘못을 알기 때문에 반복하면 안 된다는 것을 일깨워 주기 위한 귀감이 될 것이다.
2016년 9월 18일 영화진흥위원회가 발간한 정책연구지 ‘한국영화’ 최신호에 따르면, 2012년 이후 개봉한 영화를 대상으로 흥행 성공 키워드를 분석한 결과 ‘사회성’, ‘애국’이 두드러졌다고 한다. ‘변호인’(2013년)은 법정드라마로, ‘베테랑’(2015년)은 액션영화, ‘내부자들’(2015년)은 범죄영화의 문법을 통해 사회성을 부각시켰으며, ‘명량’, ‘연평해전’, ‘암살’, ‘인천상륙작전’, ‘덕혜옹주’, ‘국제시장’, TV사극 ‘징비록’이 인기가 있었던 것은 일제강점기나 전쟁을 흥행 키워드를 담았다는 것이다.
‘징비록(懲毖錄)’은 조선 선조시대의 명재상 류성룡(1542∼1607)이 임진왜란(1592∼1598)의 과정과 이의 통렬한 반성을 담은 성찰의 기록이다. 이순신(李舜臣, 1545~1598)은 왜군의 조선 침략 의도를 일찌감치 예상하고 치밀하게 전쟁에 대비했다. 이순신이 남긴 주옥같은 명언은 지금도 많이 회자(膾炙)된다. “아직도 신에게는 열두 척의 전함이 있습니다. 죽을 힘을 다해 항거해 싸우면 해 볼 만합니다. 비록 전함의 숫자는 적지만 신이 죽지 않았으므로 왜군이 감히 우리를 업신여기지는 못할 것입니다.” 이처럼 국난을 슬기롭게 극복한 위인의 기록은 우리에게 시대정신을 일깨워 주고 있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사회와 국가의 시대정신은 무엇인가? 국민에 의해 선출된 위정자들은 왜 이렇게 사나워지고 있는가? 역사의 기록과 거울을 잃은 탓인가? 최순실의 국정 농단으로 인한 국정 공백 사태를 불러 왔고 여기에 정치권은 수습은커녕 상식을 벗어난 막말과 정쟁만 일삼고 있다.
당나라 태종은 충신 위징(魏徵)이 세상을 떠난 후, “동으로 만든 거울을 보면서 자기 모습을 비추어 의관(衣冠)을 단정하게 할 수 있고, 고대의 역사를 거울로 삼으면 이 세상 풍조(風潮)의 흥망성쇠를 이해할 수 있으며, 사람을 거울로 삼으면 자신의 잘잘못과 득실을 깨달을 수 있다고 하여 항상 이 세 가지 거울을 마음에 간직해 혹여 잘못을 저지르지 않도록 주의해 왔는데 위징이 세상을 떠났으니 이 세 거울 중에서 하나를 잃어버렸구나.”라고 한탄하였다.
이처럼 역사의 기록은 시대정신에 교훈을 준다. 또한 역사와 거울은 왜곡할 수도 없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편리한 대로 되는 것은 아니다. 있는 그대로 존재하는 것이다. 힘으로 밀어부쳐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다. 순리에서 이루어진 삶의 규범이고 양심이다. 이러한 역사의 기록은 우리의 삶의 모습이며 내가 살아가는 오늘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거울의 먼지를 그대로 두는 것은 자신을 볼 수 없듯이 역사의 기록을 바르게 공부하지 않으면 우리의 삶은 더 나아지지 않을 것이며 불행이라는 흙탕물의 현실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말은 신채호 선생이 일제에 침략당한 조국의 현실 속에서 우리 민족을 일깨우기 위해 한 말이며 시대정신이다. 오늘날 ‘믿음이 사라지고 남은 의심과 분노가 쌓여 절망을 이루는 시대보다 아름답고 슬기롭게 사는 오늘의 삶의 모습’들이 기록이 되어 후세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시대정신을 일깨워주는데 최선을 다하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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