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용화기로 찾은 해양 주권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
2016년 12월 16일(금) 14:52
올해의 최고 이슈인 '대통령 탄핵'이라는 사달을 예견했었던 것일까? 2015년 연말부터 '丙申年'한 해는 두고두고 사람들 입에 농담처럼 사용이 되었다. 설날에 정점을 찍고 서서히 '丙申年'이라는 말은 어감상 욕과 비슷해서 시나브로 사라지는 듯 했다. 그런데, 최모씨의 국정 농단이라는 타이틀의 기사가 쏟아지면서 다시금 회자되기 시작했다. 결국 탄핵소추안이 가결되어 대통령은 헌법재판소의 결정만 기다리는 상황에 이르렀다.
그런데, 나는 꽤 긍정적인 사람이라서 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희망의 불씨를 봤다. 전국민이 다 아는 촛불집회의 불씨가 아니라 해양주권 회복이라는 불씨 말이다. 반면교사(反面敎師:본이 되지 않는 남의 말이나 행동이 도리어 자신의 인격을 수양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경우를 이르는 말/다음 한국어 사전)라고 했던가? 남들이 다 손가락질 할 때 대통령의 업적에 대해 생각을 해보고 찾아보니 그래도 꽤 괜찮았던 판단으로 보이는 것이 있었다. 바로 해양 경찰의 '공용화기 사용허가'였다. 외교, 안보, 치안, 경제, 문화, 교육, 환경, 건설 등 답답한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지만 이 건에 한해서는 그야말로 '사이다'처럼 청량감을 안겨줬다.
공용화기 사용이 허가되기까지 순직(殉職)하거나 공상(公傷)을 입어야 했던 해경들과 억울함에 발만 동동 구르던 어민들의 이마에 주름이 조금이나마 펴졌다고 하니 이 얼마나 기쁜 일인가 말이다.
한 뉴스 통신사에 따르면 인천 연평도 어장의 올해 꽃게잡이 어민 수입이 최근 5년간 최고를 기록했다고 한다. 내가 돈을 번 것도 아니지만 우리의 영해에서 소중히 가꿔온 어장을 공포의 중국 어선 집단에게 빼앗긴 억울한 사연만 듣다가 수입이 늘었다니 여간 기쁜 것이 아니었다.
공용화기의 사용 효과는 수입의 증가로만 이어진 것이 아니었다. 금어기 등 어획이 어려운 시기를 제외하고 올해 10월과 11월의 어획량이 전년대비 각각 2배와 5배가량 크게 늘었다는 것이다. 그뿐이랴 그동안 우리 영해를 자기 집 드나들 듯 했던 중국어선이 지난해 같은 달 3,953척에서 올해는 1,712척으로 절반이 넘게 줄었다는 통계도 있었다. 이 수치로 기뻐해야 하는 것은 단순히 경쟁 상대의 감소가 아니라 우리 어민들이 마음 놓고 온전히 조업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되었다는 것이다. (여전히 미흡한 것은 사실이지만)
모든 인간은 동물과 자연으로부터 자신과 가족을 지키기 위해 집을 지었다. 그런 집들이 모여 씨족이 되고 마을이 되었으며 크게 국가가 되었다. 한 울타리 안에서 같은 음식을 먹고 같은 문화를 공유하며 함께 편안한 세상을 만들자고 나라를 세웠는데, 2015년 GDP(국내총생산) 세계 순위 2위의 나라 중국(11조 2119억 2800만$)에 찍소리 못하고 영해를 빼앗긴 11위의 우리나라 (1조4350억7600만$. 참고로 일본은 3위 4조2103억6300만$)를 생각하니 울화가 치밀었던 것이 사실이다. 우리 어민들이 눈앞에서 남획하는 중국어선을 보며 얼마나 불안해하며 분통이 터졌을지는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일이었다. 대한민국이 사실상 영해 상실 상태였던 것은 아니었을까?하는 의심이 들 정도였다.
우리보다 경제력이 약하다고 하는 필리핀과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에서도 불법 조업 중인 중국 어선에 대해 강경책을 썼는데 말이다.
친중 정책에 발목이 잡혀 제대로 된 소리조차 내지 못했던 대한민국이 이제야 바로 잡혀 가는 것 같아 다행이라고 여기는 것이다.
비단 해양 주권뿐이겠는가? 우리 국민이 누려야할 최소한의 권리가 참 많다. 그러나 그 권리위에 있는 희한한 논리 때문에 빼앗기고 있는 것이 꽤 많다. 이제는 그 권리를 당당하게 말하고 되찾아야 할 것이다. 이번 공용화기 사용이 잃었던 권리는 찾는 시발점이 되길 간절히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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