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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1월 26일(목) 12:59 |
코스프레의 근원은 언제인지 명확하지 않다. 핼러윈 풍습이나, 고대 로마시대 죽은 사람의 얼굴을 쓰고 추모하는 행사가 그 유래라는 설이 있다. 일본에서는 1978년 카나가와현 아시노코에서 개최된 제17회 일본SF대회 가장파티에서 SF팬들로 구성된 '로레리어스'라는 그룹이 화성의 비밀병기라는 소설의 표지를 코스프레한 것이 최초로 열려져 있다. 이후 코믹마켓을 통해 일본 애니메이션으로 옮겨지고 현재의 만화애니메이션 중심의 코스프레가 이뤄지는 계기가 됐다 한다.
우리나라에 코스프레가 도입된 것은 1992년 만화동호인들 모임이었던 아마추어만화연합에 의한 '가장무도회'였다. 1998년부터는 코믹월드가 매년 서울과 부산에서 정기적으로 개최됨으로써 코스프레는 정착단계에 접어든다. 현재 국내에서는 한두 달에 한 번씩 열리는 코믹월드와 정기적으로 열리는 SICAF(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 코스프레 커뮤니티들이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촬영회 등을 중심으로 행사가 열리고 있다.
특히 코믹월드는 현재까지 100회 이상의 행사를 한두 달 간격으로 멈추지 않고 진행해 코스튬 플레이어들의 지속적인 코스프레 활동이 가능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지자체들도 축제 등을 통해 코스프레 행사를 진행하고 있고, 대학교에서도 정기적인 코스프레 대회가 개최되는 등 전반적으로 확장 추세에 있다.
어쨌든, 요즘 이 코스프레가 '베스트 키워드'(Best Keyword)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피해자 코스프레'와 '서민 코스프레'가 가장 자주 등장한다.
'피해자 코스프레' 논란의 주인공은 삼성 이재용 부회장이다. 법조계는 특검의 이 부회장에 대한 영장이 기각된 것에 대해 돈을 건넨 사실을 인정하고 피해자임을 강조한 것이 효과가 있었다고 해석한다. 즉 이 부회장이 범죄사실을 부인했다면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보아 구속영장을 발부했겠지만, 오히려 돈을 건넨 사실을 부인하지 않은 것이 법원의 판단에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는 해석이다. "최고 권력자가 돈을 달라고 하는데 주지 않을 기업이 어디 있겠느냐? 나 역시 피해자"라고 항변한 것이 먹혀들었다는 얘기다.
대선을 앞두고 너도나도 대권 도전을 선언하고 있는 잠룡들은 '서민 코스프레'가 한창이다. 2002년 제16대 대선에서 당시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는 전통시장을 방문했다가 상인이 건넨 흙 묻은 오이를 털지도 않고 먹었다가 거센 비판을 받았다. 대선 후보자의 '서민 코스프레' 원조 격이랄까? 흙 묻은 오이를 씻지도 않고 그냥 먹을 서민은 없기 때문이었다.
유엔 사무총장 임기를 끝내고 귀국해 광폭행보를 보이고 있는 반기문 전 총장의 '서민 코스프레'도 논란이 한창이다. 그는 서울 사당동의 한 식당에서 청년들과 김치찌개로 점심식사를 하던 중 심각한 청년실업 문제를 청년들의 '노력 부족' 탓으로 돌리며 '청년인턴 확대'를 제시했다. 그런가 하면 광주를 방문해서는 조선대생 특강 및 대화의 시간에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하는 것"이라고 말해 청년들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한 종편은 대선후보 시절 박근혜 대통령이 동대문 상가를 돌때 입었던 의상이 사실은 서민들의 옷인 것처럼 보이도록 만든 고가의 맞춤의상이었다며 ‘서민 코스프레’논란을 제기했다. 참 어이없는 일이다. 대선기간은 물론 대통령이 된 뒤에도 시장을 찾아 서민들의 삶을 보살피는 그림을 자주 연출한 박 대통령에 대해 다름 아닌 온갖 찬사를 쏟아내던 곳이 바로 종편들이었기 때문이다. '박근혜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벌어지자 종편들은 '형광등 100개 아우라'를 서둘러 꺼버린 채 '공정방송 코스프레'가 한창이다. 종편 프로그램의 패널로 자주 등장하곤 하는 그 부역자들은 '피해자 코스프레'에 정신이 없다.
사실 이들의 코스프레는 가장(假裝)인 점에서 애정을 기반으로 입체적으로 닮고자하는 진정한 코스플레이어와는 큰 차이가 있다. 이를테면 다양한 언설로 가장한 신종 코스플레이어들이 난무하고 있음이다. 그래서 작가 이외수는 자신의 트위터에 이렇게 썼다. "정치가들의 거짓말과 속임수에 이제는 진력이 났다. 제발 국민들께 진실을 좀 보여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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